안식과 평화 “Eine Mutter aus Alvi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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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식과 평화 “Eine Mutter aus Alvito”
  • 김준식 객원기자
  • 승인 2013.12.19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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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스런 눈빛으로 아이를 내려다보고 있는 엄마, 약간 졸린 눈으로 엄마의 무릎을 베고 있는 소녀. 마치 정물화처럼 고요하다. 평화로움과 안락함, 그리고 엄마의 사랑과 휴식의 느낌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전형적인 삼각구도를 이용한 이 그림은 독일 출신 화가 August Riedel의 “Eine Mutter aus Alvito” 이다.

소녀의 손에 들린 꽃다발로 보아 계절은 꽃이 흐드러진 여름이었을까? 어쩌면 여름이 끝나가는 즈음, 성대한 축제를 치르고 난 뒤, 나무 그늘 밑에 앉아 휴식을 취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림 제목이 ‘알비토의 어머니(A mother from Alvito)’인데 알비토는 이탈리아 프로시노네 주의 인구 3000명 정도의 아주 작은 도시다. 하지만 도시의 역사는 무려 15세기 중엽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갈 만큼 오래 된 도시다.

독일 출신의 리델이 이탈리아 소도시의 여자를 그린 것은 그가 29세 되던 해 이탈리아 여행을 통해 문화적 충격을 받은 것에서 기인한다. 특히 그는 이탈리아 중·남부 지역 농촌(알비토도 그 지역이다)에 매료되어 그의 작품에 등장하는 자연환경은 대부분 이탈리아의 느낌을 강하게 풍기고 있다.

또 인물의 묘사에 있어서도 이탈리아 사람들의 모습이 많이 배어 있다. 이 그림에서 느낄 수 있듯이 소녀의 얼굴이나 엄마의 얼굴에는 로마인(즉 이탈리아 사람)의 모습이 언뜻 스치기도 한다. 그의 대표작 “유디트”의 인물은 전형적인 이탈리아 사람이다.

엄마의 복장은 ‘Gala’(축제를 위한 복장)처럼 보인다. 머리에 쓴 두건이며 주황빛이 도는 굵은 석류석 목걸이, 풍성한 팔소매와 그 중간 쯤 두른 붉은 소매 장식 띠 그리고 블라우스와 치마를 고정하는 복대 등은 축제를 위한 복장이다. 소녀의 갈색과 검정색이 어울린 치마도 일상복이 아님을 말해준다.

축제를 끝내고 난 뒤 엄마는 피곤해 하는 딸을 무릎에 눕게 하고 조용히 딸을 바라보는 그 절묘한 순간을 리델은 포착하고 있다. 인물을 강조하기 위해 배경을 어둡게 하고 마치 조명 같은 희미한 빛이 그림의 앞쪽에서 비추는 듯한 느낌을 받는데 이는 이탈리아 르네상스 화가 라파엘로의 영향인 듯하다. 리델은 그의 그림에서 빛의 사용은 라파엘로 기법들을 자주 차용하고 있다.

리델은 1799년 독일 남부 바이로이트에서 건축가 집안의 아들로 태어났다. 비교적 유복한 환경과 재능으로 20세에 뮌헨아카데미에 진학하여 일찍부터 화가 수업을 받았다. 특히 이탈리아 여행 이후로 그는 인물화에 집중하였는데 인물의 묘사에 있어 중세적 요소가 많이 가미되어 당시의 조류와는 다른 이질적 느낌마저 준다. 이탈리아를 사랑한 그는 1883년 로마에서 영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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