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 총무위, 내년 예산 삭감…“매년 논란에 축제효과도 의문”

▲ 사천세계타악축제는 2006년에 시작한 행사로, 해마다 삼천포대교공원 일원에서 8월초에 열린다. 사진은 올해 행사 모습. 뉴스사천 자료사진.

사천세계타악축제가 8년 만에 존폐 기로에 섰다. 사천시의회 총무위원회가 2014년도 예산안 심사 과정에서 타악축제 관련 예산 6억 원 중 시비 4억7000만 원 전액을 삭감했기 때문이다. 사실상 축제 폐지를 결의한 셈이어서 파장이 만만찮을 전망이다.

시의회 총무위가 타악축제 예산 삭감을 결정한 것은 지난 12일이다. 이와 관련해 박종권 총무위원장은 “2012년 사천세계타악축제 당시 불거진 불법기부금 모집 논란이 해결되지 않은 채 올해까지 이어지고 있고, 조성자 의원 등 일부 의원이 이 문제로 당시 사천문화재단 이사장 등을 고발한 상태여서 내년도 타악축제 예산을 그대로 통과시켜줄 순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축제 방향성과 내용을 두고 해마다 논란이 일고 있고, 외부 관광객 유입 등 홍보효과보다는 지역만의 축제에 머무르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며 타악축제 예산 삭감 이유를 설명했다.

총무위는 이와 함께 지난해부터 타악축제를 주관하고 있는 사천문화재단에 대해 강한 불신도 드러냈다. “재단이 당초 설립 취지와 달리 민간 주도가 아닌 관 주도로 운영되고 있다”는 이유를 들어 문화재단 운영비 5000만 원 중 3000만 원을 없앤 것. 이는 사실상 문화재단 사무국 기능을 마비시킨 조치다.

사천시의회 총무위의 이 같은 결정에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때 타악축제에 참여했던 한 인사는 “시의회에서 얼마나 민의를 수렴했는지 모르지만, 공론화 과정 없이 축제를 폐지하면 큰 반발을 불러올 것”이라 주장했다.

이어 “이번 기회에 첫해부터 2011년까지 축제를 이끌었던 중앙대 최종실 교수와 문화예술계 관계자, 그리고 시의회가 함께 타악축제 방향과 내용에 대해 논의해보자”고 제안했다.

사천시 집행부는 시의원들을 직접 찾아가는 등 설득에 나서고 있다. 시 관계자는 “전국에 타악을 주제로 한 지역축제는 사천이 유일한데, 축제가 없어지게 되면 지자체 이미지에 큰 타격이 온다. 무엇보다 지역주민들의 원성도 예상된다”며 예산 복원을 당부했다.

타악축제를 주관하는 사천문화재단 쪽도 불만을 표시하긴 마찬가지다. 재단 관계자는 “절차를 지키지 않은 기부금 모집으로 논란이 된 시점은 재단사무국이 제대로 정비되지 않았던 2012년”이라며 “올해는 사무국이 정상화되었고, 기부금 역시 전문예술법인으로 등록해 정상적인 절차대로 모금했다. 과거 문제는 털고 다함께 윈윈 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상시적인 축제준비와 예술단체 지원을 위해서는 예산 복원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시의회 예산삭감으로 타악축제 폐지 논란이 촉발된 가운데, 내년 사천세계타악축제의 운명은 18일 예결특위를 거쳐 20일 2차 정례회 3차 본회의에서 최종 결정된다.

한편 사천세계타악축제는 진주삼천포농악을 모티브로 새로운 문화콘텐츠를 개발하고, 지구촌 타악문화 교류를 통해 ‘대한민국 대표 축제로 브랜드화하겠다’며 2006년에 시작한 행사로, 해마다 삼천포대교공원 일원에서 8월초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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