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미꽃은 왜 무덤 가에서 잘 자랄까?

 무덤 가에서 만나 볼 수 있는 꽃!  할미꽃은 왜 무덤가에서 잘 자랄까? 할머니의 하얀 머리카락을 닮은 할미꽃은 주로 양지 바른 곳에서 관찰할 수 있습니다. 키가 작아 그늘 진 곳에서는 번식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70년대 벌거 벗은 민둥산에서는 아주 흔하게 볼 수 있었는데 산림이 울창해지면서 요즘엔 보기 드문 꽃이 되었습니다.

▲ 할머니의 인자한 미소를 닮은 할미꽃!

 간혹 무덤 가에서 보기 드물게  할미꽃을 볼 수 있습니다. 묘지 봉분이 무너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석회 가루를 섞어서 뿌리는데, 할미꽃은 유달리 석회성분을 좋아한다고 합니다. 양지바른데다 석회 성분까지 있으니 무덤 근처는 할미꽃이 자랄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갖춘 셈입니다.  

▲ 양지 바른 곳을 좋아하는 할미꽃

▲ 무리지어 피어나는 할미꽃

  할미꽃의 슬픈 전설

 옛날 어느 산골 마을에 한 늙은 할머니가 두 손녀를 키우며 살고 있었다. 큰 손녀는 얼굴이나 자태는 예뻤지만 마음씨가 아주 고약했으며, 둘째 손녀는 비록 얼굴은 못생겼지만 마음씨는 비단결처럼 고왔다.
  어느덧 두 손녀는 결혼 할 나이가 되었다. 그래서 얼굴이 예쁜 큰 손녀는 가까운 이웃 마을 부잣집으로 시집을 갔고, 얼굴이 못생긴 둘째 손녀는 고개 너머 마을의 아주 가난한 집으로 시집을 가게 되었다. 둘째 손녀는 먼 데로 시집을 가게 되자 홀로 남게 된 할머니를 자기가 모시고 가겠다고 했으나, 큰 손녀는 남의 눈도 있으니 가까이에 사는 자기가 할머니를 돌보겠노라고 말했다. 그러나 시집 간 지 얼마 지나지도 않아 큰 손녀는 홀로 계신 할머니를 소홀히 대하게 되었다.
  마침내 할머니는 끼니조차 이을 수 없는 형편이 되었다. 그래도 가까이 살고 있는 큰 손녀는 모른 체 하며 지냈다. 할머니는 마음씨 고운 둘째 손녀가 그리웠다. 그래서 할머니는 둘째 손녀를 찾아 산 너머 마을을 향해 길을 떠났다.
 그러나 식사도 제대로 하지 못한 할머니가 어떻게 그 높은 고개를 넘어 갈 수 있었으랴. 가파른 산길을 오르던 할머니는 기진맥진하여 둘째 손녀가 살고있는 마을이 가물가물 내려다 보이는 고갯마루에서 쓰러져 버렸다. 그리고는 말 한마디 하지 못한 채 그 자리에서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뒤늦게야 이 사실을 알게 된 둘째 손녀는 허겁지겁 달려와서 할머니를 부둥켜 안고 통곡했지만 돌아가신 할머니는 아무 말이 없었다. 둘째 손녀는 시집의 뒷동산 양지바른 곳에 할머니를 묻고 늘 바라보며 슬퍼했다.
  이듬해 봄이 되자 할머니의 무덤가에 이름 모를 풀 한 포기가 피어났다. 그 풀은 할머니의 허리 같이 땅으로 굽은 꽃을 피웠다. 둘째 손녀는 이 때부터 할머니가 죽어 꽃이 되었다고 믿고 이 꽃을 할미꽃이라 불렀다.

▲ 많이 힘들어 보이는 할미꽃

 할미꽃은 사약의 재료로 쓸정도로 독성이 강한 식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옛날 화장실에 무수히 많이 보이던 그 이상한 무리들을 퇴치하는데도 사용되었습니다.

 할미꽃 만나러 양지 바른 곳, 무덤가로 가 보는건 어떨까요? 옛 추억을 떠올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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