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대책위와 간담회에서... 주유소 건립자 "고민 중"

20일 오전10시 사천유치원 학부모들이 사천교육청 강인섭 교육장을 찾았다.

사천유치원 학부모들이 유치원 앞에 주유소가 들어서도록 방치했다며 사천교육청에 따졌다. 이에 강인섭 교육장은 자신도 “이해하기 힘든 상황”이라면서 앞으로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20일 오전 10시를 조금 넘긴 시간, 사천교육청으로 사천유치원 어머니들이 대거 방문했다. 겉은 ‘면담’이었지만 속은 ‘항의성’이 다분히 깔려 있는 방문이었다.

학부모들은 먼저 사천교육청에 원망을 털어놨다.


“지난해 처음 이 허가 건이 들어왔을 때 학교보건법에만 머물지 말고 위험시설이 유치원 가까이 들어서면 안 된다고 적극적인 대응을 했으면 이렇게는 안 됐을 것이다.”

“사천에 공립유치원이라고는 딸랑 1개다. 그래서 우리는 운이 좋은 편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관계기관에서 법만 따지고 위험시설을 받으면 어떡하나. 사고 난 뒤에 후회하지 말고 예방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사천에 살면서도 교육문제로 이사를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교육여건이 좋으면 왜 이사 가겠나. 그런데 유치원부터 이런 식이면 진짜 이사를 고민할 수밖에 없다.”

“사천유치원의 큰 장점 중 하나가 애들을 교실에 가둬 놓지 않고 야외활동을 많이 시키는 것이다. 운동장도 넓고, 바로 근처에 시냇물도 있어 더욱 좋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주유소가 들어서면 야외활동이 제한될 수밖에 없다.”

학부모들의 성화에 사천교육청 조철호 교육과장이 입을 열었다.

사천교육청 조철호 교육과장
“현재의 상황에 문제인식을 갖고 있다. 교육환경을 책임져야 할 기관으로서 아이들에게 나쁘게 할 수 있나. 사천시에 협조 공문을 보내겠다. 필요할 경우 주유소 허가를 재검토할 수 있는지도 요청하겠다.”

이에 학부모들이 법적 소송을 주장하며 “시에서 받아들이지 않으면 어떡할 거냐”고 묻자 “도교육청에 법률자문변호사가 있으니 먼저 의뢰해 볼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이날 밝힌 사천교육청의 입장을 정리하면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앞으로 비슷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조취를 취하겠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주유소를 학교나 유치원으로부터 멀리 떨어지도록 규정하는 장치를 사천시에 마련해달라고 요청할 것임이 담겨 있다.

다른 하나는 현재 벌어진 상황을 수습하는 것이다. 다른 법(영유아보육법과 주택건설기준에 관한 규정)에서 실제로 주유소를 위험시설로 분류하면서 영유아시설로부터 띄우도록 정하고 있으므로, 사천시에 주유소 허가를 재검토해 달라는 요청을 하겠다는 것이다. 또 이를 위해 도교육청에 법률자문도 받겠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해 강인섭 사천교육장은 “학부모들의 주장과 지적에 대부분 공감한다”면서 앞으로 문제 해결을 위해 교육청도 적극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다만 교육청에는 지도 역할이 있을 뿐임을 강조하면서 운영권을 가진 유치원장이 적극적인 역할을 해주기를 바랐다.

한편 논란이 되고 있는 사천유치원 앞 주유소 건립공사는 일주일째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주유소 건립 당사자인 원아무개씨는 뉴스사천과 전화통화에서 “문제가 이렇게 커질 줄 몰랐다. 나도 자식을 키우는 입장에서 논란이 이니까 신경이 쓰인다”면서 “당분간 공사를 중지한 상태”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뉴스사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