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천에 이런 곳]초원에서 갖는 색다른 체험 ‘조이빌승마클럽’

▲ 사천에 승마장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 이 얼마나 될까? 나른한 봄, 말타기로 몸에 활력을 불어넣어 보자. 사진은 사천시 서포면 구랑리에 있는 조이빌승마클럽 실내마장. 장애물부문 생활승마대회에 다수 출전경력이 있는 배효임 원장이 시범을 보이고 있다.
매화, 개나리, 목련, 진달래, 벚꽃. 봄의 전령이자 상징으로 여겨지는 봄꽃들이 시간을 다투듯 피고 진다. 어느 곳엔 성급하게 배나무도 꽃을 피웠다. 여느 봄과 달리 다양한 꽃이 함께 뒤섞여 핀 것이 마치 시간을 뒤섞어 놓은 듯하다.

아마도 변화무쌍한 기온변화 탓일 테다. 자칫 나른함에 빠져 게을리 움직일 수도 있는 요즘, 내 몸에 새로운 긴장과 자극을 불러올 색다른 게 없을까?

이런 생각을 갖는 사람들이 귀가 번쩍 뜨일 만한 곳이 있다. 승마장이다.

‘승마장? 사천에 그런 곳이 있어?’라며 궁금해 할 이도 있겠다. 하지만 현재 사천시에 체육시설로 등록된 승마장이 3개에 이른다. 등록된 순서로 보면 축동면 양동마을에는 ‘사천승마장’, 서포면 구랑리에는 ‘조이빌승마클럽’. 그리고 이홀동에는 ‘대주승마’가 있다.

승마는 몸의 균형을 잡아주고 장운동을 촉진시켜 다이어트 등 건강관리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나아가 동물과 함께 호흡하는 유일한 스포츠로서 심리치료에도 응용이 된다. 사천의 승마장 중 규모와 시설면에서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는 조이빌승마클럽을 찾아 승마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다.

▲ 조이빌승마클럽의 전경. 서포면 구랑리의 야트막한 골짜기를 통째로 쓰고 있다.
조이빌승마클럽은 서포면 구랑리 5000여 평 터에 들어서 있다. 고속도로 곤양IC에서 5분 거리에 있는 데다 산골짜기 안쪽을 통째로 쓰고 있어서 승마장으로서는 더할 나위 없는 입지다.

이곳을 승마장으로 가꿔야겠다고 마음먹은 사람은 조이빌승마클럽 박언태(52) 대표다. 처음엔 그저 이곳 터가 좋아 땅을 매입했는데, 이후 승마장이 들어서기에 안성맞춤이라는 확신에 이르렀단다.

“땅에 맞춰 승마장을 건립한 사람은 우리나라에 나밖에 없지 않을까요?”

▲ 조이빌승마클럽 박언태 대표. 그는 승마의 저변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승마장을 마음속에 품은 그는 곧 실천에 옮겼다. 다행히 2011년 말산업육성법이 제정되고, 이에 따라 농림수산식품부가 마사회기금으로 진행하는 승마장지원사업에 선정되면서 승마장 건립은 속도를 냈다.

승마장지원금은 2억 원. 이를 종자돈 삼아 마사동과 클럽하우스, 실내마장까지 갖췄다. 이 과정에 어찌 우여곡절이 없었을까. 하지만 어려움을 잘 이겨낸 박 대표는 2013년 새해에 들어서자마자 ‘조이빌승마클럽’이란 이름으로 사천시에 승마장 등록(1월 3일)을 마쳤다.

조이빌승마클럽의 특징은 앞서 언급한대로 야트막한 골짜기 안쪽을 통째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폭 40~60m, 길이 300m 정도의 초지가 야외 승마장인 셈이다.

여기에 마사동과 클럽하우스, 그리고 실내마장이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어 관리자나 이용자 모두 아주 편리하다는 점도 특징으로 내세울 수 있다. 건축물 설계에는 박 대표의 의중이 많이 반영됐단다.

“건물들이 어느 한 곳 단절되지 않고 상호 연결된 형태여야 편리하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옛날 건축 일을 했던 경험을 살려 대략적인 밑그림을 직접 그려봤다.”

박 대표의 설명처럼 세 개의 건물은 거의 맞닿을 정도로 가까이 붙어 있다. 이 가운데 조이빌승마클럽이 자신 있게 내세우는 것이 실내마장이다. 실내마장이 있어 날씨에 상관없이 말을 탈 수 있거니와 안전한 초급교육이 가능하단다. 겁이 많은 말의 특성상 말을 놀라게 할 요인을 줄여야 하는데, 바깥보다 실내가 훨씬 안정적이란 설명이다. 설령 낙마하더라도 덜 다친다고.

▲ 조이빌승마클럽 실내마장 전경. 클럽하우스, 마사동과 맞닿아 있는 것이 특징.
조이빌승마클럽에는 현재 8마리의 말이 있다. 위탁마 없이 모두 조이빌 소유다. 위탁마란, 말을 소유한 개인이 언제든 승마를 즐기고 싶을 때 타기 위해 맡겨 두는 말을 일컫는데, 위탁마가 있으면 초급자나 입문자들의 교육에 방해가 되기에 이를 받지 않는 것이다.

“일단 10마리까지 말을 늘릴 생각이다. 하지만 앞으로도 위탁마는 안 받겠다. 내 꿈은 승마가 좋은 레포츠로 인정받아 누구나 쉽게 승마를 즐기게 하는 것인데, 이를 위해선 초급자들의 교육이 아주 중요하다.”

박 대표의 꿈이 승마 저변확대에 있음을 확인하는 순간이다. 그렇다면 그가 꼽는 승마의 장점은 무엇일까?

▲ 승마는 동물과 교감하는 유일한 스포츠로서 특히 어린이들에게 정신적, 육체적 이로움이 크단다. 사남초교 4학년 정홍 군이 승마를 배우고 있다.
먼저 ‘자세교정’ 효과다. 기마자세를 통해 올바른 체형이 만들어진다는 거다. 또 말 위에서 몸을 끊임없이 움직여야 하기에 비만관리에도 도움이 된단다.

특히 어린이들에게 승마를 적극 권하는데, 정서발달과 집중력 향상 등 정신적으로 좋을 뿐 아니라 근력과 순발력, 유연성도 키워 준단다. 나아가 성장판 자극 효과로 발육상태가 좋아지고 키 크는 효과도 있다는 게 박 대표의 설명이다.

승마가 여러 가지로 몸에 좋은 운동이라는 건 사실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러나 보통의 사람들이라면 비용이 만만치 않으리란 생각에 아예 거리를 두는 이도 있을 것이다. 박 대표는 골프에 비해 훨씬 저렴함을 강조한다.

▲ 조이빌승마클럽의 큰 장점 중 하나는 실내마장을 가졌다는 점이다. 초보자들에게 알맞은 교육장이다.
“골프를 조금 쳐본 사람들이라면 알겠지만 일주일에 한 번 정도 필드에 나간다고 해도 한 달에 80만 원 이상 들어가기가 예사다. 그에 비해 승마는 주 4회 정도 탄다고 가정해도 한 달 40만 원이면 되기에 훨씬 저렴한 편이다.”

박 대표는 가격부담 때문에 승마를 접하기 힘든 저소득층이나 장애가 있는 어린이들에게는 무료 체험기회를 제공한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내가 고향에 내려온 데는 지역사회를 위해 봉사하겠다는 뜻도 담겨 있다. 지금은 조금 어수선하지만 정리가 되는대로 어려운 사람들을 위로하는 데 승마가 기여하는 방안을 찾고 싶다.”

겨우내 말랐던 대지에 초록을 더하는 요즘, 그 푸름 속으로 말을 타고 달리는 모습. 상상만으로도 짜릿하다. 박 대표의 꿈처럼 ‘누구나 부담 없이 승마를 즐기는’, 그런 날이 빨리 오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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