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쓰레기 해안에 즐비.. 태풍 지난지 언젠데, 당국 "몰랐다"
그런데 이 천연의 섬 아두섬이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육지에서 떠내려 온 각종 생활쓰레기는 물론 폐그물과 부표용 폐스티로폼, 낚시도구 등이 마구 얽혀 있다. 심지어 인근 어장에서 떠밀려 온 것으로 추정되는 대형 양식시설까지 해변에 방치되고 있어 보는 이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최근 한 시민이 뉴스사천으로 몇 장의 사진을 보내와 알게 됐다. 익명을 요구한 이 제보자는 “아두섬 주변을 지나다 해안가에 못 보던 시설물이 있어 가까이 갔다가 각종 어구와 쓰레기더미임을 알게 됐다”며 “태풍 때 떠내려 온 것 같은데, 아직까지 방치되고 있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같은 사실을 사천시에 알리자 문화관광과 관계자는 “아두섬이 천연기념물이긴 해도 화석이기 때문에 쓰레기와 문화재를 연결 짓기는 어렵다”며 “해류 때문에 평소에도 쓰레기가 엄청 많은 곳”이라고 말했다. 즉, "쓰레기가 있다고 해서 화석에 큰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기에 거기까지 신경 쓰지 못한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해안 쓰레기 수거 업무는 해양수산과에 있다”고 전했다.
다시 해양수산과에 같은 사실을 알리자 담장자는 “(쓰레기더미가 있음을)미처 확인하지 못했다”며 “확인되는 대로 수거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해류 영향으로 쓰레기가 자주 떠내려 오는 곳이지만 평소 정기적인 수거작업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늦여름과 초가을, 유난히 태풍이 잦았다. 볼라벤과 덴빈에 이어 산바까지 사천지역에 영향을 미쳤다. 이 가운데 마지막 태풍이었던 제16호 산바가 사천에 영향을 미친 것은 지난 9월17일. 한 달 보름 전의 일이다.
이 기간에 사천시는 피해현황을 조사하고 복구대상을 확인한 끝에 모두 46억 원 가량의 피해가 발생했다고 밝힌 바 있다. 여기에는 문화재 피해도 2건에 1억 원 가량이 포함돼 있다.
결국 사천시는 태풍으로 인한 피해 현황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천연기념물 474호가 무사한지, 쓰레기더미가 화석들을 뒤덮고 있지는 않은지 여부를 확인하지 않은 셈이다. 말을 바꾸면 돈으로 쉽게 환산할 수 있는 것만 둘러본 셈이다.
그런데 불과 몇 년이 지나지 않은 지금 상황을 볼 때 이 같은 일이 되풀이될 가능성도 충분해 보인다. 가공할 위력의 태풍이 지났음에도 섬 전체가 천연기념물인 아두섬을 제대로 살피지 않고 있음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참고로 천연기념물인 아두섬은 문화재청에 관리의 총괄책임이 있고, 일반적인 관리는 지자체인 사천시가 맡고 있다.
공룡알과 공룡뼈 등 희귀화석으로 학술적 가치가 높아 일반인의 출입이 철저히 통제된다는 아두섬. 하지만 제보자는 아두섬이 천연기념물임은 알았지만 공개제한 문화재임을 알지 못했다.
물론 아두섬 배 접안시설 주변 그 어디에도 ‘일반인의 무단 출입을 제한한다’는 취지의 안내글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