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득의 추천도서]'바보 빅터'/ 호야 킴 데 포사다, 레이먼드 조 공저

연일 계속 되는 불볕더위와 열대야 때문에 잠 못 이루는 밤을 보내 그 여파가 다음날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는 날이 계속 되고 있습니다.

거기에다 끊임없이 들려오는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태극 전사들의 승전보가 우리들을 더더욱 들뜨게 하구요. 걱정 마십시오. 이 또한 지나고 나면 추억으로 가슴 한 켠을 채울 것입니다.

이번 달 제가 추천하고 싶은 책은 '바보 빅터'입니다. 17년 동안 바보로 살았던 멘사회장의 이야기를 ‘호야 킴 데 포사다’라고 하는 작가가 재미있게 쓴 책입니다.

여러분도 이 작가를 잘 알고 계시죠. ‘마시멜로 이야기’의 저자입니다.

바보라는 단어는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말입니다. 멋모르는 초등학교 시절 아무 기준 없이 한 인격체를 따돌리고 바보라고 지칭하는가 하면 성인이 되어서도 사랑의 감정에 메마른 바보, 돈 욕심 없는 바보, 자기보다 남을 먼저 챙기는 바보, 어떤 잣대를 두고 보느냐에 따라서 바보는 어리숙하기도 하지만 동정의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바보 빅터’는 초등학생 시절. 남들이 보지 못하는 각도에서 사물을 바라보고, 현실을 뛰어넘어 미래를 예측하고 정해진 것에 반하는 행동으로 보통 사람의 눈에 비추어져 정신병자, 싸이코, 바보, 멍청이로 통합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생각이 현실이 되고, 그것을 토대로 제품이 개발되고, 상용화되어 우리들 곁에 다가올 때 그것이 잘못된 시각이었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얼마 전 홈쇼핑 광고에도 나왔던 것으로 기억되는 ‘줄 없는 줄넘기’가 그 대표적인 예입니다. 

어느 누가 줄넘기를 할 때 줄이 길게 이어지지 않고 짧게 끊어진 상태에서 뜀박질을 할 것이라 생각 했겠습니다. 하지만 두 가지 방법으로 각각 운동했을 때 운동량을 비교해보면 별반 다를 게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겁니다.

▲ 호야 킴 데 포사다, 레이먼드 조 공저/ 한국경제신문사(한경비피)
‘바보 빅터’는 초등학교 시절 IQ테스트 시험에서 173이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세웠지만 평소 생활하는 모습을 지켜본 친구들이나 선생님들은 결과에 의심을 가지고 기록을 잘못한 것으로 여기고 173이 아니라 73으로 인정해 버리기 시작합니다. 그때부터 빅터의 인생은 꼬이기 시작합니다. 학창시절의 왕따, 짝사랑 하던 여자의 무시와 경멸, 아버지의 죽음 등등

이 책을 읽다보면 무심코 지나치는 사물에도 행운이 깃들어 있다는 것을 우리는 모르고 지나쳐 버립니다.

빅터를 처음 채용한 회사에서도 빅터의 천재성을 알아보기 위해서 고속도로 주위 대형광고판에 어려운 수식을 열거해놓고 정답을 E-Mall로 보내달라고 요구합니다.

하루에도 수 십 만대의 차가 지나다니고 수 십 만명의 사람들이 보지만 어느 누구 하나 관심을 갖고 보지 않았지만 바보 빅터는 문제를 풀어 E-Mall로 전송합니다.

이후 빅터는 소위 스카웃, 나쁘게는 낙하산으로 대기업에 취업해 회장의 총애를 받게 됩니다. 우연히 학창시절 자기를 그렇게 괴롭히던 친구를 그 회사 내에서 만나게 됩니다. 정반대의 모습으로요. 빅터는 우수한 사원으로 친구는 일용직 경비원으로..(오해하지 마세요. 책의 표현을 빌린 것입니다.)

사람의 성격은 세월이 지나면서 변합니다. 고난에 부딪히고, 아픔에 눈물을 흘리고, 사기를 당하고, 배신도 당해보면서 더더욱 강해지고, 사교적이고, 움츠려 들고, 내성적, 외향적, 각양각색으로 바뀌게 되죠. 하지만 필시 좋은 쪽으로만 바뀌지 않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죠.

빅터도 멘사클럽에 가입하기 전, 수많은 아이디어를 내기 전, IQ테스트를 실시하기 전에는 초등학교 IQ성적 그대로를 믿고 의기소침하고. 과거의 자신이 탈로날까봐 두려워했고 자신감을 잃기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자신의 IQ가 73이 아니라 173이란 것을 알았을 땐 모든 게 새롭게 보이고 지나온 과거의 기발한 생각이 엉뚱한 것이 아니라 앞으로 나아가는 생각이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 만큼 생각이 중요한거죠.

50점이라고 생각하고 그 기준을 50점에 맞춰서 살아가면 50점짜리 인생이고, 100점이라고 생각하고 그 기준을 100점에 맞춰 살아가면 100점짜리 인생이 되는 것입니다.

이 책은 읽고 난 뒤에 여러분도 자기 자신을 100점짜리 기준에 맞춰서 살아가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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