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강바닥은 공원이 아닌 생태공간입니다

사천시 건설과 공무원 여러분!

강은 자연의 원리를 거스르지 않습니다. 여기 공사 구간은 사천강이 본래의 모습을 잃고 직강화된 지 오래 된 곳입니다. 사천강 강둑 보강공사와 하상정리를 한 지 몇 년이나 지났습니까? 얼마 지나지 않았지만 벌써 강은 다시 훌륭하게 스스로를 복원시키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 강 바닥 양 옆의 나무들을 베어내기에 저는 치수사업인 줄 알고 갯버들 나무는 원활한 배수에 전혀 방해가 되지 않으니 잠시 그냥 두자고 해서 그렇게 되었지요. 그런데 이게 웬 일입니까? 그저께 비 오기 전 날(4월25일) 텃밭에 일하러 가는데 포크레인이 강에서 공사를 하고 있었지요. 농사나 지으면서 제발 조용히 살게 해주십시오! 강둑 안 쪽에 자연스럽게 자란 풀과 달라붙은 흙을 긁어내고 갯버들과 마른 억새밭을 없애고 있었습니다.사천강의 하천 바닥은 생태공간이자 자연정화시설은 될 수 있어도 친수공간(자전거 도로나 공원)이 될 수는 없습니다. 강둑 위에 자전거도로를 이미  일부라도 만들어 놓았지 않습니까? 강은 사계절의 변화와 아름다움을 온전히 담아내는 인간의 오래된 친구입니다. 봄의 강과 여름의 강, 가을의 강과 겨울의 강이 다 다르지요. 억새밭은 꽃이 다 져도 아름다울 정도입니다. 보이지 않는 수많은 수서곤충들과 물고기, 새들을 다 내쫒고 어떻게 살아있고 건강한 생태공간을 조성하겠다는 것입니까? 소가 웃을 일이지요. 여러분들이 커다란 바위를 놓아 만든 징검다리 몇 개는 지금 어떻게 되었습니까? 제 기능을 못하거나 거의 사라졌습니다. 얼마짜리 공사였습니까? 사천교 밑에 둔치를 만들어 자전거 도로를 만들었습니다. 그곳에 가보셨나요? 이젠 물고기가 거의 보이지 않습니다. 군데 군데 금이 가고 구멍이 나 있지요. 전석쌓기한  옹벽도 일부 허물어졌습니다. 그래도 사람이 살려면 꼭 필요한 공간이고 시설이기에 시비를 하진 않았지요. 그런데 항공우주테마공원 아래 둔치를 다시 만들고 자전거도로를 만드는 것은 막지 않을 수가 없군요. 15억짜리 공사라고 했지요? 시민의 세금이고 피와 땀입니다. 헛돈을 쓰진 않아야 합니다. 그게 공무원의 역할입니다.

   멋지게 만들어 놓을테니 걱정하지 말라고 했지요? 멋진 공원이 될 수가 없습니다. 가을과 겨울이면 은빛으로 빛나는 억새밭을 보셨나요? 봄이면 신록으로 물들어가는 갯버들을 보셨나요? 그 숲에 깃들어 살아 숨쉬는 물고기들과 쉬어가는 새들을 보셨나요? 사천강은 진주 남강과는 다릅니다. 암반이 훤히 드러나는 길고 거대한 암반층이 바로 사천강 그 자체인 것이지요. 그기에다가 둔치를 만들고 포장을 하면 그만큼 하상의 높이가 올라가고 집중호우시 순간적인 저수공간이 그만큼 줄어들게 됩니다. 강 옆에 항공우주테마공원을 만든다고 논을 많이 메웠습니다. 어떻게 되겠습니까? 사천강의 좁은 강바닥은 자전거 타고 운동하고 산책을 즐기는 공간이 될 수가 없습니다. 여름이나 가을, 태풍이 오고 집중호우가 내리면 인공적으로 조성한 것은 아무 것도 남아나지 않습니다. 일년중 대부분 물이 부족한 곳입니다. 둔치를 만들고 자전거 도로 만들고 나무도 다시 심고 잔디밭도 만든다고 했지요? 시멘트와 전석쌓기로 만든  둔치옆엔 물고기가 살지 못합니다. 날씨가 더워지고 수온이 올라가면 숨을 곳과 산란할 곳이 없어지기 때문입니다. 사람이 심은 나무도 잔디밭도 사라집니다. 오직 자연이 스스로 가꾼, 강이 스스로 허용하는 식물만이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매년 예산을 쏟아부어 공사를 하지 않을거라면 당장 중단하고 다시 검토해야 합니다. 강 안쪽 둔치의 공원이나 자전거 도로는 결코 친수공간이나 생태학습장이 될 수가 없습니다.

  환경영향평가를 거쳤다고 했지요?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지금 대한민국엔 환경부가 유명무실하게 된 지 오래 되었습니다. 4대강 토목공사에서 지금도 확인할 수 있고, 오래지 않아 분명하게 확인하게 될 것입니다. 어떻게 받았는지 모르겠지만 사천강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부실한 평가입니다. 사람의 몸도 저항력이 있어 자연치유력이 생기듯이 강도 자연치유력이 있습니다. 현재 만들어진 강바닥의 습지는 강이 스스로 자기의 몸을 치유한 것이고 원래의 모습입니다. 사업게획서에 적혀있을 "맑은 물과 생태공간 확보를 목적으로 삼고 쾌적하고 건강한 하천을 만들고 싶다." "멋진 항공우주테마공원을 만들고 싶다."면 당장 중단하고 다시 검토하여 공사합시다. 공사 자체를 반대하진 않습니다. 지속 가능한 공사를 해야 합니다. 강바닥에 토사가 많이 쌓이는 것은 강 상류쪽과 주변 지역에서 벌어지는 잘못된 공사 때문입니다. 비 오기 전과 집중호우기에는 공사를 하면 안됩니다. 토사가 곧바로 강으로 유입되는 공간을 함부로 건들면 안됩니다. 농경지 주변의 시멘트 하수관도 토사유출을 가속화 시킵니다. 앞으로 시행정에 참고하시길 바라며 다시 부탁드립니다. 다시 검토하십시오! 현재 조성된 억새밭이나 물풀, 갯버들 등의 나무 군락은 물의 흐름에 거의 지장을 주지 않습니다. 강에 살아도 되니까 강에 사는 것입니다. 유연성이 놀랍지요. 물살이 거세면 바로 눕습니다. 그리고 몸살을 앓다가 다시 바로 일어납니다. 아는 만큼 보이고, 제대로 보이면 훼손하지 말아야 할 우리가 함께 살아야 할 강이고 누려야 할 자연 자산입니다. 인간에게 너무나 이롭기에 보존해야 할 존재인 것입니다. 물풀 하나 갯버들 한 그루 그냥 있는 것이 아닙니다. 보이지 않는 무수한 생명들을 품고 키우는 존재입니다. 집중호우시 강물의 유속을 늦추어 강둑이나 구조물에 미치는 강물의 파괴력을 줄여주기도 합니다. 비만 내리면 계속되는 강 하구 기수역 토사의 퇴적도 이젠 막을 때가 되었습니다.

  정만규 사천시장님께 간곡히 요청합니다. 저는 정동면 고읍리 사천강 옆 아파트 주민입니다. 잘못된  행정은 제발 바로 잡아 주십시오. 각 부서의 부실공사, 15억짜리 예산 낭비는 온전히 시장님의 책임이자 커다란 오점이 될 것입니다. 그동안 너무 많은 쓸데없는 공사가 있었습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습니다. 공사를 위한 공사는 지양되어야 합니다. 우리 모임은 항공우주테마공원에서 시민들과 함께 즐기는 흥겨운 축제를 기획하고 있습니다. '사천강 놀이문화 축제'입니다. 멀리 가지 않아도 돈이 없어도  생활속에서 누릴 수 있는 공간이 사천강입니다. 그렇게 되려면 전제 조건이 있습니다. 사천강의 생태계가 그대로 보존되어야 합니다. 둔치가 만들어지고 자전거 도로가 만들어지면 여기는 그냥 수로가 됩니다. 공사를 당장 중단하고 재검토해 주십시오!!! 공사안내판에는 없는 사천시의 구상이나 계획을 잘은 모르지만 답변을 주시면 다시 검토해서 시민으로서의 의견과 미처 올리지 못한 아름다운 사천강의 사진은 다음에 또 '뉴스사천'에 올리겠습니다. ojh04150@hanmail.net

  '사천강을 사랑하는 사람들' 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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