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여론조사로 지역 여론 왜곡시키지 말아야"

사천시의회 이삼수 의원
올 4월 총선을 앞두고 전국에서 등록한 1627명의 예비후보자들은 자기 지역에 유리한 당 공천을 받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해 총력을 쏟고 있다.

우리 사천지역에서도 10명의 예비후보 중 상당수가 유권자들이 선호하는 정당 공천을 받기 위해 열심히 뛰고 있다. 예비후보자들은 인지도 향상과 여론몰이를 위해 온갖 방법을 이용해 자신의 이름을 홍보하고 있다. 그 중 한 방법이 여론조사이다.

여론조사가 그 본질을 벗어나 이런 왜곡된 용도로 이용되고 있음을 알 만한 사람은 다 알고 있다. 여론조사결과는 후보자들에게 당 공천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고 당락을 미리 예견할 수 있어 당사자들에게는 촉각이 곤두선다.

여론조사의 결과가 엉터리라 하더라도 활자화 되어 있는 자신의 지지도에 많은 심리적 영향을 받게 된다. 이 같은 후보자들의 심리를 이용해 지역신문사들이 최근 진주를 비롯한 사천지역의 여론조사 결과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이런 여론조사가 과연 신뢰성과 진실성이 있는 것인지 묻고 싶다.

1998년 사천시장 보궐선거에서 선거일 며칠을 앞둔 시점에 한나라당 후보와 무소속후보와의 여론조사에서도 한나라당 후보가 승리로 나타났으나 반대로 무소속 후보가 당선됐다.

2004년 대통령탄핵 사건에 휘말린 총선에서도 한나라당 후보가 패배 하는 것으로 조사 됐지만 당선됐다. 2006년 사천시장선거에서도 한나라당 후보가 무소속후보를 2배 이상 따돌리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지만 3000표정도 앞섰다.

정말 신뢰할 수 없었던 여론조사는 2008년 제18대 총선에서 한나라당 후보의 압승을 예측했으나 결과는 민주노동당후보가 당선되고 말았다. 또 필자가 직접 경험한 2006년, 2010년 지방선거에서 지역구[남양동,선구동,동서동]에서 무소속 입후보해 최다 득표를 했다. 그러나 여론조사에서는 항상 꼴찌로 나타났다는 사실이다. 이 얼마나 엉뚱한 결과인가!

이제 제19대 총선예비후보자들 대상으로 이어지고 있는 언론사들의 여론조사 내용도 신뢰하기 어렵다. 지난달 A신문사 여론조사에서 L후보 지지도는 35.7%, 다른 L후보는 26.0%, 또 다른 후보는 7.4%로 나타났다. 그 다음날 20일자 B신문사 여론조사에선 L후보 23.8%, 다른 L후보의 경우 7.1%, 또 다른 후보 5.3%로 보도됐다.

L후보의 경우 그 편차가 11.9%이며, 다른 L후보는 18.9%로 나타났다. 보통 여론조사에선 ±3-5%표본 오차를 두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이런 여론조사 결과를 어떻게 얼마나 믿어야 할까?

여론조사는 질문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선택지이다. 선택지는 객관성 타당성 포괄성 균형성의 요건을 갖추어야 한다. 이런 요건을 갖추지 못해 엉뚱한 결과를 가져오는 경우가 종종 있어 왔다. 대통령선거를 비롯해 공직선거 때 마다 여론조사의 많은 문제점이 제기 되어 왔다.

여론조사가 실제 민심과 다른 이유는 무엇일까? 스스로 자문해 본다. "민심은 바닥인데 높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는 것은 공천을 받기 위해 여론을 호도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만약 그렇다면 특정후보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맞장구 친 신문사는 결코 용서 받을 수 없을 것이다.

아무리 지역신문이라 하더라도 최소한 신문윤리규정 정도는 지킬 줄 알아야 하지 않겠는가? 여론조사는 여론을 파악하기 위한 과학적인 도구이다. 이것이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할 때 사회에 미치는 악 영향은 매우 크다. 특정후보에게 유리한 질문서를 만들고 좋은 결과를 이끌어내 홍보하는 수단은 반드시 여론의 역풍을 맞을 것이다. 선거에서는 필패의 지름길이 명약관화 하다.

물론 여론조사 방법에도 문제가 있었다. 실제로 최근 여론조사의 경우 모바일을 병행하지 않고 유선전화에만 의존한 것으로 알려졌다. 어린이들까지 휴대폰을 들고 다니는 세상에 모바일여론조사를 포함하지 않은 것은 여론이 왜곡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어쨌거나 지역신문들이 여론조사를 빙자해 역민심을 왜곡하는 일은 없어야겠다. 또 여론조사를 하더라도 실제 여론을 제대로 반영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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