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당신에게 사소한 사람, 당신은 나에게 소중한 사람입니다

이 칼럼을 빌어서 아내에게 하고픈 말이 있는 지 물었다.
칭찬에 대하여 쓰고 싶다고 해서 자판을 넘겨주니 아래의 글을 적기 시작했다.

"잘한 일은 아니지만 나는 학교 때
칭찬의 반대를 한 적이 있다.

이상하게 생겼다고 놀리는 말을 했는데,그 아이가 듣고 따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그 말은 나에게 비난으로 돌아왔다.
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쥐가 듣는다를 경험하게 되어서,
그 뒤로 나는 말을 함부로 하지 못하게 되었다.

내 말을 들은 옆에 언니가 있었는데, 그 언니 만이라도 내 말을 전하지 않았다면,
그 애의 귀에 들어가지 않았고, 상심하지 않았을 터인데,
그 애의 마음이 상했음이 드러난다. 아마 그 애도 속으로 나를 비난하지 않았을까?
앞으로는 말을 함부로 하지 않아야 되겠다.
그 뒤로는 그의 형이 우리학교에 선배가 되었은 즉, 나를 알아 봤을까?
참 이런 경우가... 나는 마음을 읽지 못한 것이다.
그 때 그 애한테 잘 못해서 알 더라도 나쁜 사이가 되는 게 아닌가?
앞으로는 되도록이면 무시하는 말을 하고 듣더라도 내가 칭찬을 해 줘야 한다."

내 기억으로는 아내가 쓴 글 중 가장 긴 글 중의 하나인 것 같다.


선거가 다가오고, 축산업은 위기를 겪으며, 진주와 사천은 밀땅을 하고 있다.
세상은 중대한 문제로 가득차 있고 우리에게는 책임져야 할 의무와 해결해야 할 문제가 넘친다.

이런 시기에 위와 같은 사소한 기억이 무슨 이야깃거리가 될까?

이 사소한 기억들이 어떻게 보물상자로 여겨질 수 있을까, 아내 스스로도 고민하고 있다.
하지만 정말로 사소한 것일까-누군가를 기억한다는 것이?

사천읍내에서 가장 번화한 곳인 탑마트 매장을 가 보자.
과장되게 말해서 아내는 매장 손님의 삼분의 일 정도를 알아본다.

중고등학교 동창들, 친구의 친척들, 심지어는 초등학교나 유아원의 친구까지도 알아본다.
문제는 상대방이 아내를 알아보는 것은 드물다는 사실이겠다.

누군가에게는 평생 기억할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는 영원히 잊혀진다는 사실...

그것때문에 이 칼럼을 중대한 사실들을 위해서가 아니라, 소중한 작은 것을 위해 채우기로 작정한 것이다. 도시의 익명성이 사람을 얼마나 갉아 먹는 지를 서늘히 예감하기 때문이다.

아이들처럼 사소한 인연을 소중히 생각하는 마음이 자라서까지 그렇게 남아있을 수는 없을까...
반가운 마음으로 이름을 불러주고, 특징을 기억해 주며, 아이들을 축복해 주는 것..
추억속 보물상자를 간직하는 것..

그래서 오늘도 아내와 함께 자전거를 타고 읍내를 향해 간다.
또 하루 새로운 추억을 만든다.
좋은 일은 좋은 일이고 나쁜 일은 나쁜 일이다.

자신은 나쁜 일을 하면서 그것을 합리화하려 하다보니까 세상을 복잡하게 말하게 되고 보게된다.

나는 당신에게 사소한 사람입니다. 하지만 당신은 나에게 소중한 사람입니다.
아내가 꼭 나에게 그렇게 말하는 것 같아, 그래서 주위의 모든 사람이 사소한 사람이 되지 않도록 노력하며 살아가게 된다.

선거구의 주민이, 축산 농가가, 지역 주민이 사소한 사람이 아니라, 소중한 사람이라면, 그들은, 우리는 지금보다는 다른 세상을 살게되기를 희망하며 노력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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