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천 명인을 찾아서-가산오광대 '한우성'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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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천 명인을 찾아서-가산오광대 '한우성'옹
  • 허귀용 기자
  • 승인 2009.01.30 14:05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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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전통문화 계승, 발전시켜야"

“중국 장슈성 공연, 일본 동경, 오사카 공연, 러시아 공연, 대한민국 탈춤제,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 대한민국 축제박람회, 강릉단오제 초청 공연, 서울 7080충장로축제”

작년 한해 사천 가산오광대가 걸어온 길이다. 국내외 공연만 무려 20여 군데에 이른다. 지금까지 국내외에서 펼친 공연은 셀 수도 없을 정도로 많다.

우리나라는 물론 중국, 일본, 러시아 까지 그 명성이 알려지면서 사천 가산오광대의 탈춤 놀이는 쉼 없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도 벌써 일본과 서울 등 5군데에서 이미 공연이 예약되어 있는 상태로 명실 공히 사천의 문화를 전국이나 전 세계에 알리는 문화전도사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것이다.

2006년 9월 러시아 수즈달 초청공연에서 찍은 사진. 한우성 회장(왼쪽)과 손옥기 사무국장.
겨울 가뭄을 달래기도 하듯 촉촉이 단비가 내리던 지난 28일 늦은 오후. 사천시 축동면 가산리에 위치한 사천 가산오광대보존회를 찾았다.

기자를 반갑게 맞이하던 한우성(74) 회장은 대뜸 사천시의 전통문화 정책과 인식을 하나하나 꼬집었다.

중요무형문화재 제73호 한우성 회장
“사천에서 활동하기가 너무 어렵다. 가산오광대가 사천에 있는 줄도 잘 모르는 시민들이 많다. 잘 키워야 하는데... 일 년에 사천시에서 지원되는 예산이 고작 2백만원에 불과하다. 다른 자치단체에서는 지역의 전통문화를 키우기 위해 버스를 지원하는 등 적극적으로 나서는데 사천시는 그런 게 전혀 없다.”

농부가 천직이었지만, 인생의 절반을 훌쩍 넘긴 마흔 여덟의 나이 때 늦깎이로 오광대에 입문해 35년간 탈춤에 한 평생을 받쳐온 한 회장. 지역에서 홀대를 받고 있다는 그의 말에서 진한 아쉬움과 안타까움이 더 베여 있다.

연로한 나이 때문에 근력이 떨어져 정기공연이나 해외 공연 때만 무대에 오르고 있는 한 회장은 요즘 가산 오광대의 맺을 잇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얼마 전에는 한 회장의 큰할아버지와 아버지에 이어 4대째 가업을 잇고 있는 아들 한춘기(48)와 보존회 손옥기(58)사무국장 등 2명의 전수조교를 예능보유자로 지정해 달라고 문화재청에 요청한 상태다.

그리고 사천의 전통문화를 알리고 계승하기 위해 2002년 축동초교, 2007년 용남중학교와 자매결연을 맺은 한 회장은 이제는 쉴 법도 하지만 학생들을 직접 교육하는 등 고희를 훌쩍 넘긴 나이에도 불구하고 가산 오광대의 맺을 잇기 위한 그의 열정은 예전보다 더 타오르고 있다.

그의 열정 덕분일까. 용남중학교는 2007년 전국청소년탈춤대회에서 은상, 축동초교는 같은 대회에서 동상을 수상하고 국내외에서 순회공연을 펼치는 등 활발하게 무대에 오르며 가산 오광대의 맺을 이어하고 있다.

손옥기 사무국장

인터뷰 도중 함께 자리했던 손옥기 사무국장이 한 마디 거들었다.

“회장님은 컴퓨터입니더. 예전에 있었던 일을 일일이 다 기억합니더. 요즘 힘들어 하시지만 공연이 있으면 눈에 빛이 납니더. 힘들어서 못할 것 같지만 더 열심합니더. 항상 회장님이 오광대와 관련된 일을 전부 챙길 정도로 열정적으로 일을 해예.”

운을 뗀 손 사무국장의 얘기는 계속 이어졌다.

“한 회장남과 같이 예능보유자로 지정됐던 동생 고 한우은(2006년 9월 작고) 선생님도 그랬어예. 아파서 누워 있더라도 공연만 나가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벌떡 일어나 평소처럼 무대에 올랐지예.”

“신이 들리지 않으면 이 일을 할 수 없어”
손 사무국장의 얘기가 끝나자 한 회장이 그럴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짤막하게 답했다.

어쩌면 긴 세월에도 식지 않고 흘러넘치는 한 회장의 뜨거운 열정이 지금까지 무대에 오르게 하는 힘이 된 것은 아닐는지...

한 회장에게 앞으로 소망이 뭐냐고 여쭈자 “특별한 소망은 없지만 가산 오광대 회원이 많이 늘어나고 배워서 국가 유산을 널리 알렸으면 한다”며 지역의 전통문화인 가산오광대가 널리 계승 발전했으면 하는 희망을 내비쳤다.

한우성 회장과 가산오광대에 등장하는 탈

<가산오광대>
사천시 축동면 가산리에서 전승되는 가산오광대는 다른 지방의 탈놀음보다 가장 최근까지 전승됐는데 1960년에 중단된 것을 동아대학교 강용권 교수가 발굴해 1971년 재연시켰으며 1974년 경상남도 지방문화재 1호로 지정됐다가 1080년 11월17일 중요무형문화재 제73호로 지정됐다.

지난 2000년 7월22일 한우성 회장과 동생 한우은, 조카 한종기 옹 등 가족 3명이 나란히 예능보유자로 지정돼 당시 화제가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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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 2009-01-31 01:00:50
작년에 우리딸이 학교 특활로 가산오광대 활동을 했어요 자랑같아 쑥스럽지만 전국대회에 나가서 은상과 개인상까지 받을 정도로 열심히였지요. 저역시 전통은 누군가는 꼭 이어야하고 개인적인책임감도 느껴야한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이 우리아이가 사명감갖고 몰입하는것엔 고민과 인색함을 감추지 못했어요. 무척이기적이지요. 또 시대상과 동떨어진 전통이 제겐 그다지 와닿질 않았어요. 자칫 그들만의 축제를 하고있는건아닌가하는 회의감가졌구요 모두가 공감하는 전통이란건 무리겠지만 그럼에도 좀은 거듭날수있는 고민의 흔적은...기대하고싶습니다. 전통이란 어울림의 한마당아닐까요..~~

죽림산방 2009-01-30 17:32:01
가장 원시적인 춤사위가 멋일지도 모르지만 .예전에 광대가 무얼 배우고 했냐. 그냥 끼로 하는것 아닌가 ...라고 할지도 모르지만..볼때마다 무슨 대사인지 구별도 잘 가지 않고 춤을 추는지 걸어가는지 구별도 되지 않는.... 춤을 추는 분들의 동작과 악이 점점 느려지고 있는....살아 있는 춤은 춤추는 사람이 신명이 나고 보는 사람이 흥이 나는 춤...나는 내 고향에서 그런 춤을 보고 싶다

죽림산방 2009-01-30 17:28:48
한때 춤에 미처서 살던 시절이 있었다. 그냥 춤추는것이 좋았고 춤추면서 평생을 살고 싶었던 그 시절... 얼마전인듯 한데 벌써 20년이 흘러가고 있다. 무형문화재 지정 탈춤중에 5개의 기본무를 추고 전과정 3개를 추던 나는 왜 우리 지역에 춤을 못할까?? 않배웠나 아니면 못배웠나? .........전국 무형 문화재 지정 탈춤중에 자진모리의 변형된 단 하나의 장단과 기본 춤사위도 없고 춤과 동작의 구별도 잘 되지 않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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