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연휴 첫날, 방학동안 굼벵이마냥 빈둥대는 녀석들을 끌고 집 근처 산을 올랐다.
염려와는 달리 날씨는 그다지 춥지 않았다.
3인 분의 김밥과 음료수, 간식을 각자의 베낭에 챙겨 들고 집을 나섰다.
오늘의 목적지는 옥녀봉. 옥포만을 내려다 보는 두개의 봉우리가운데 하나.
이 곳에 살면서 십여년이 지나도록 올라가 본 적이 없었다.
올라 가기전 신발끈을 묶는다.
야트막한 능선이라 여유만만.
골짜기를 지날 무렵 골바람이 불어 모자를 써야 했다.
중턱에 다다랗을 무렵 지세포만이 보였다.
찬하~~ 산신령 흉내라도 내는거야, 그런거야?
그림자 셀카 한방~
우연히도 재미난 장면이......
고사목에 구멍이 뚫렸고 이끼가 그 위를 덮었다.
꽤 오랜 시간이 흘렀을 듯.
헉헉 대던 녀석들에게 쉼터가 나타났다.
자자, 해 안에 내려 오려면 얼른 얼른~~
야트막한 비탈과 능선을 한 시간 반 가량 탔더니 마침내 정상을 알리는
이정표가!
참 좋은 동네에 살고 있다. 창문만 열면 보이는 풍경인데, 서울 사람들은 몇 시간을 달려야 볼 수 있다니...
목도 마르고 허기도 질 때가 됐다.
벌거벗은 나무 사이로 파란 바다가, 하늘이 비친다.
나무는 잎을 떨어 뜨린 후 멀리 바다와 하늘에 섞여 또다른 볼거리를 선물하고 있다.
오르고
또 오르건만 정상은 도대체 어디 있는 거얏~
거기다. 일당 나눠 주는 곳 ^^* 에게 겨우 554미터?
"아뿌아~~~우린 왜 안 찍어 주는겨!!!!" 딸의 절규....
방학 다 끝났으니 좋은 날은 다 갔어, 이놈들....ㅎ ㅎ
내려 가는 길에 다리가 풀려 버린 찬주...."야~~좀 천천히 가~~"
결국 미끄러져....
출발하기 전 차를 세웠던 봉수대 화장실에서 셀카질~~~'쉬이~~~'
3시간 반에 걸친 등산이 끝나고 양지바른 나무 벤치에 앉았다.
1줄에 1,300원 하는 김밥.
따끈한 꿀물과 섞어 먹었더니 정말 꿀맛이었다!
09년 설 연휴 첫날 녀석들과의 즐거운 산행을 했다.
사진을 정리하는 순간 녀석들은 방에 들어 가 잠들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