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의하기 어렵다” 내부반발 기류.. 이원섭 대표 “사천시의 이간질”

경남도체 유치 문제 등을 이유로 정만규 사천시장에 대한 ‘주민소환’을 검토했던 사천포럼이 내부 혼란에 빠졌다. 사천포럼은 도체유치, 시군통합, 항공산단 등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경남도체 유치 문제 등을 이유로 정만규 사천시장에 대한 ‘주민소환’을 검토했던 사천포럼이 내부 혼란에 빠졌다. 일부 회원들이 “주민소환 추진은 지나치다”며 반발하고 있는 것. 반면 “회원들을 분열시키고 단체를 겁박하고 있다”며 사천시를 성토하는 회원들도 있어, 주민소환을 둘러싸고 사천포럼이 파열음을 내고 있다.

사천포럼은 지난 달 27일 월례회를 열어 ‘정만규 시장, 주민소환 추진’ 안건을 놓고 격론을 벌였다. 그 결과 “주민소환 추진을 검토하되 여론 추이 등을 살피고, 구체적 방안을 만들어 다시 한 번 토론한 뒤 최종 결정한다”는 정도로 합의에 이르렀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사천시는 간부회의를 여는 등 예민하게 반응했다. 사천포럼이 주민소환 이유로 든 ‘6가지 항목’에 관해선 반박자료를 만들었고, 읍면동장을 중심으로 관련 내용을 전파하도록 했다. 또 사천포럼 측을 직접 만나 관련 내용을 충분히 설명하겠다는 뜻을 밝히는 등 ‘초기진화’ 의지를 보였다.

사천시는 사천포럼의 주민소환 검토 소식을 듣자, 기자간담회를 열어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그런 가운데 사천포럼은 11월 11일, 직접 주최한 ‘가을 가족음악회’에서 ‘주민소환 6가지 이유’와 관련해 토론회를 갖자고 공개 제안했다.

그러자 ‘주민소환’ 문제에 말을 아끼던 사천포럼 회원들이 입을 열기 시작했다. 일부 회원들은 “음악회 행사에서는 주민소환 얘기를 안 꺼내기로 했는데 왜 저러는지 모르겠다”며 이원섭 상임대표를 겨냥해 노골적 불만을 드러냈던 것.

이후 만난 몇몇 회원들은 “솔직히 주민소환 이유로 든 것이 약하다” “상임대표가 너무 무리하는 것 아닌지 모르겠다” “전체 회원들의 뜻을 물어 가야 하는데, 혼자 판단하는 것 같다” “정치적 배경을 깔고 있다는 지적도 받는다” 등등의 말로, 주민소환 추진에 뜻을 같이하기 힘들다는 반응을 보였다. 심지어 어떤 회원은 아예 탈회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반면 이와 입장이 다른 회원도 있었다. 민주사회에서 주민소환 얘기는 누구라도 꺼낼 수 있는 얘긴데 사천시가 너무 과민반응 하면서 사천포럼을 압박한다는 주장이다.

“주민소환 얘기가 언급되긴 했지만, 사실은 행정이 시민들의 의견을 듣고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 달라는 주장을 하고 싶었던 것이다. 아무리 소수라도 이런 얘기가 나오면 귀를 기울이고 설명을 하든 설득을 하든 해야 될 텐데, 그런 노력은 부족한 채 법적 대응 운운하면서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

또 다른 회원은 사천포럼의 존립을 위해서라도 포럼 의장단이 사태수습에 빨리 나서야 함을 강조했다.

“주민소환과 관련해 섣불리 접근한 측면이 없잖아 있다. 포럼 내부에서도 입장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하다. 하루빨리 회의를 열어 입장을 정리하고, 사천시와도 소통을 시도해야 한다. 자칫 길어지면 포럼이 공중분해 될 수도 있다. 사천시도 포럼이 제기한 항목에 대해 성실한 답변을 내놔야 한다.”

사천포럼 이원섭 대표.
이렇듯, 주민소환 추진을 두고 사천포럼 내부에서도 의견이 분분한 셈이다.

그러나 사천포럼 이원섭 상임대표는 이를 사실로 받아들이지 않는 눈치다. 지난 월례회 이후 비상회의 소집 요구도 없었고, 탈회 의사를 밝혀온 회원도 없었다는 주장이다. 오히려 “사천시가 사천포럼을 와해시키려 회원들을 이간질시키고 있다”며 시를 비난했다.

한편 18일 현재, 사천시는 사천포럼의 ‘공개토론’ 주장에 응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한 단체가 토론회를 갖자고 해서 모두 응할 수 없을뿐더러, 정책이 이미 결정돼 진행되고 있는 사항을 마치 잘못이 있는 것처럼 따지겠다는 식의 토론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주민소환이 거론 된 뒤 사천포럼과 접촉이 있었느냐는 물음에는 “‘6가지 항목’을 설명하기 위해 이원섭 대표를 만나려 했으나 번번이 응해주지 않았다. 다만 우리가 해명한 내용은 어떤 경로를 통해서든 들어갔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시에서 어느 누구도 만남을 제의하지 않았다는 것. 그는 “시가 작성한 해명성 자료를 봤지만 기대 이하였다”며, 공개토론 의지를 재차 확인했다.
 

지난 11일 사천포럼 주최 가을음악회에는 약 300명의 시민이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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