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트폴리오(Portfolio), 이태리어로 “서류를 끼우는 홀더”라는 뜻입니다만 흔히 금융·투자에서는 “금융상품을 넣는 바구니”라는 의미로 통합니다. 그리고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마라”라는 금쪽같은 격언의 유래가 되었습니다.

딱히 반가워해야 할 일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지난 해부터 시작된 금융위기와 실물경제의 침체 영향으로 올해 초 가게부가 예년에 비해 많이 팔렸다는 기사를 보았습니다. 어려워진 가계살림으로 씀씀이를 줄이고자 하는 고육지책이 느껴지는 대목이기도 하지만 좋게 해석하면 그동안 방만했던 가계경영을 새로운 포토폴리오로 짜기 시작했다는 신호쯤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습니다.

가계마다 사정이 다르지만 위의 표는 가계의 한 달, 혹은 연간 지출경비를 쉽게 정리하기 위해 예시한 것입니다. 가계부를 쓰지 않는 분이라 하더라도 잠시 시간을 내어 항목을 채워보면 가계 지출 경비의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좋은 참고 자료가 되리라 확신합니다.
그러고 보면 당연한 결과로서 우리는 다음과 같은 결론을 얻을 수 있습니다.

❶ 수입 > 지출 ❷ 수입 = 지출 ❸ 수입 < 지출
나름대로 만족하시는 분들도 계신 반면에 낙담하시는 분들도 적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실제로 가계살림이 위와 같은지 확인이 필요한 분들도 계실 것입니다.
특히 ❸의 경우라면 뾰족한 방법이 없다는 것에 더욱 낭패감을 느끼시리라 생각됩니다. 그러나 여러 가지 생각들은 잠시 접어두고 다음 아래의 표를 채워보시기 바랍니다.

우리 인생의 포토폴리오를 완성하는 데 더욱 중요한 것은 전자의 것보다 바로 위의 표입니다. 결코 짧지 않은 인생을 살아가면서 우리가 궁극으로 완성하고자 하는 꿈이 있고 분명한 목표가 있다면 현재 가계의 수입 지출 목록은 얼마든지 원점에서 재검토가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잠시 뜬금없는 소리를 하자면 미국 금융위기의 가장 큰 피해자는 월가의 부자들이 아닙니다.

중산층과 서민들의 몰락이고 바로 그들의 위기입니다. 수입의 97%를 소비하기에 급급했던 그들이었기에 그 위기가 쉽게 수습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해 보입니다. 마찬가지로 창원의 어느 잘나간다는 중소기업이 올해 사훈으로 ‘게기자!’로 정할 정도이고 보면 우리나라 또한 그 위기가 중산층과 서민들의 몫이 될 것이라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합니다.

‘게기자!’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뭔가 부족합니다. 게기다 잘 살아 남는다 하더라도 꿈을 잃어버린 황량한 사막 가운데 버려진 채라면 무슨 소용이겠습니까?

꿈과 목표를 잃어버리지 않고 어려운 가운데 한 걸음 전진할 수 있는 2009년, 내 인생의 포트폴리오를 새롭게 짜는 데서부터 시작해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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