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를 시작하며.. 사천의 걷고 싶은 길을 찾아 나서다

▲ 노랑코스모스와 어우러진 철둑길

 세상에는 참 많은 길이 있습니다. 제주 올레길, 지리산 둘레길, 둑방길, 오솔길, 황톳길, 바닷길, 숲길, 소리길. 전국 방방곡곡 발걸음 닿는 곳마다 이름난 길들이 펼쳐집니다. 여행 책들은 제법 유명하다 싶은 길들을 앞 다투어 소개합니다. 신문과 방송, 책과 잡지, 인터넷에 소개된 수많은 길을 따라 사람들이 찾아듭니다. 건강한 여가 생활의 일환으로 걷기 열풍이 시작되면서 나타난 최근의 현상입니다. 콘크리트와 아스팔트로 뒤덮인 도시의 바쁜 삶 속에서 잠시라도 벗어나고픈 열망을 가진 사람들은 너도나도 삶의 여유를 찾아 옛 길로 모여듭니다.

▲ 옛길

 사람들이 자연과 문화를 느낄 수 있는 옛 길, 자연의 길을 찾아 나선 이유는 다양합니다. 걷기는 특별한 장비나 기술 없이 누구나 할 수 있는 운동입니다. 원시 자연 속에 조용히 들어가 마음을 다스리면서 정신적 건강을 증진시킬 수 있습니다. 생활에 지친 현대인들이 ‘나’를 재발견하고 새로운 삶의 희망을 찾아볼 수 있는 새로운 길을 찾아 나선 것입니다.

▲ 산으로 난 길

 걷기 여행은 자동차 여행으로는 느끼기 어려운 자연의 소소한 아름다움을 직접 느낄 수 있고, 자연과 더불어 생태 체험도 가능합니다. 유적지가 있는 길을 도란도란 걸으며 주변에 숨겨져 있는 다양한 역사·문화·예술을 온 몸으로 만날 수 있고, 다양한 체험의 시간도 가질 수 있습니다.
길은 인간의 삶 속에서 조금씩 다져지고 만들어지는 ‘이동’과 ‘소통’의 통로로서, 그것을 만들어 간 인간의 삶과 문화가 켜켜이 쌓이며 비로소 완성되는 미완의 공간입니다. 사전적 정의에 의하면 길이란, ‘서로 다른 장소를 연결해 주는 통로로 일정한 폭으로 땅 위에 늘어져 있는 선’을 의미합니다. 단순한 모양이 아닌 ‘연결’이라는 역할로 보면, 길은 사람이나 이야기, 물건 등이 전파되고 확산되는 소통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 두 갈래 길

 먹을거리를 찾아 끊임없이 이동하던 야생 동물과 수렵·채집 생활에 의존 하던 원시 인류의 생존 통로로서 길이 시작되었을 것으로 학자들은 추정합니다. 옛 기록들을 살펴보면 ‘골’짜기에서 ‘굴’을 파고 살면서 ‘길’을 따라 물을 먹으러 다녔던 데서 길이 시작되었다는 추정입니다. 사람들의 생활 유형이 확장되고, 이동의 필요성에 의해 여정이 시작되면서 길은 조금씩 다져지고 넓어지며 더욱 멀리 뻗어 나가기 시작했던 것입니다.

▲ 요즘 유행하는 목도

 길은 오고 간 수많은 사람들의 삶의 이야기와 노래 그리고 애환이 담겨 있습니다. 같은 길이라도 걷는 사람의 목적에 따라 애환의 길, 희망의 길, 번영의 길, 전쟁의 길, 전파의 길로 변신합니다. 길이 있는 곳에는 마을이 형성되기도 하고, 길이 만나는 곳에는 시장이 탄생하기도 합니다.

▲ 절 가는 길

 우리가 사는 사천 땅에도 수많은 길이 있습니다. 철둑길도 있고, 둑방길도 있고, 둘레길도 있습니다. 오솔길, 황톳길, 논둑길, 바닷길, 갯길, 산길, 골목길도 있습니다. 그 모든 길에는 우리보다 먼저 살았던 옛 선조들의 삶과 애환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습니다. 길을 읽으면 옛 이야기와 더불어 사천의 과거와 현재를 읽어볼 수 있습니다.

▲ 각산 가는 길

 사천에는 어떤 길들이 있을까? 연재를 통해 사천의 길을 걸어 가볼까 합니다.

 사천의 아름다운 길 추천 바랍니다.

*이 기사는 경남지역신문발전위원회 지원으로 원고료를 지급하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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