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떠나는 제주 올레길>(5) 성판악-백록담-관음사 코스

<혼자 떠나는 제주 올레길>이 글은 '갯가' 시민기자님이 2009년과 2010년 두 차례에 걸쳐 제주 올레길을 도보로 여행한 뒤 자신의 블로거에 올린 것으로, 이를 일부 고쳐 뉴스사천에 다시 올려주셨습니다. -편집자-

항상 나보다 먼저 일어나서 준비하시는 청주 성님이 이번에도 예외가 아니다. 카운터에서 전날 맡겨 두었던 빨래를 미리 챙겨 오셨다. 찜빌방에서 아침을 때우고 버스를 타고 오늘은 올레코스 대신 한라산으로 향했다. 어차피 한라산 등산을 마치면 다시 이 곳 찜질방으로 되돌아와 숙박을 해야하기 때문에 무거운 배낭은 두고 가벼운 허리가방만 한 개 걸치고 나왔다. 대부분 한라산을 갈 때에는 성판악 코스로 올라 관음사 코스로 내려 온다기에 서귀포버스터미날까지 걸어서 제주행 버스를 타고 성판악으로 향했다.

▲ 성판악으로 가는 버스 안에서 찍은 한라산

일요일이라 그런지 성판악 코스는 많은 사람들로 붐볐고 초입에는 아예 등산로가 막힐 정도로 혼잡했으나 위로 올라 갈수록 여유가 생겼다. 한라산 코스의 특징은 우선 숙박은 없다는 거다. 무조건 당일로 산행을 끝내야 한다. 그래서 백록담 초입에 있는 진달래 대피소까지 오전 12시 이내에 도착하지 못하면 출입을 제한한다고 한다.

▲ 한라산의 등산로는 대체로 잘 정비되어있었고 특히 성판악 쪽은 경사도 완만하여 크게 힘들지 않았다.
▲ 진달래 대피소

진달래 대피소에서 백록담 까지는 거의 계단으로 제법 경사가 가팔라 그래도 정상으로 오르는 느낌이 들었다.

▲ 올려다 본 한라산 정상 쪽.
▲ 정상에서 백록담 전경.

드디어 백록담이다. 내 생애 처음으로 이 곳에 올랐다. 그렇게 오르고 싶었는데.. 하지만 겨울 산은 또 다른 느낌일 텐데, 올 겨울 꼭 한 번 다시 오르고 싶다.

하산길은 크게 힘들이지 않고 이런 저런 경치를 구경하고 대화도 나누면서 여유 있게 내려왔다. 성판악 입구 가게에서 산 김밥으로 점심을 때우고 병풍바위, 왕관바위, 삼각휴게소를 지나 관음사로 내려왔다.

▲ 하산하는 길에 한라산 풍경
▲ 대충 내려와 산행시간을 계산해 보니 7시간40분이 걸렸다.

관음사 코스 입구 가게에서 다시 진을 치고 막걸리를 한 잔씩 나누고 서귀포 찜질방으로 돌아왔다. 등산로 하산지점에서 버스 정류장까지 약 4킬로의 거리인데 택시비를 만원 달란다. 제주 도민들은 관광객들에게 친절하게 잘 해준다는 말만 믿고 가족 나들이 나온 제주분께 부탁하니 흔쾌히 승용차에 타라신다. 5.16도로에서 감사하다는 인사를 드리고 다시 버스를 타고 서귀포 숙소인 찜질방으로 돌아왔다.

서귀포 버스터미널에 도착하자 어스럼 무렵이어서 슬슬 술기가 발동하는데 청주 성님이 오늘만은 참자고 한다. 어쩔 수 없이 버스터미널에서 찜질방까지 걸어서 돌아갔다. 1층 찜질방 카운터 아가씨가 그래도 구면이라고 반갑게 맞이한다.

*이 기사는 경남지역신문발전위원회 지원으로 원고료를 지급하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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