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대책위 구성 등 반대 움직임 본격화..시 "절차상 하자 없어..건물 신축 당분간 보류"

송포동 광포마을 주민들이 마을에서 600미터 가량 떨어진 종합장사시설 공사현장을 항의방문했다. 주민들은 충분한 의견수렴 시까지 공사 중단을 요구했다.
사천시가 송포동 1430-1번지 일원에 추진 중인 종합장사시설과 관련해 기존 화장장 인근 광포마을 주민들이 "충분한 주민 의견 수렴 없는 일방적 공사 중단하라"며 공사현장을 항의 방문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송포동 광포마을 주민 10여 명은 31일 오전 10시 30분께 신축공사 현장을 방문해 충분한 주민 의견 수렴 시까지 공사 중단을 요구했다. 이날 주민들의 항의로 12시30분까지 약 2시간가량 공사가 중단되기도 했다.

사천시는 기존 화장장 노후 및 편의시설 부족으로 이용객 불편이 계속됨에 따라 2008년부터 종합장사시설 설치를 추진해왔다.

사천시는 총사업비 189억(국비67억3399만원, 지방비 121억6700만원)으로 송포동 1430-1번지 일원 14만6040평방미터 부지에 화장시설(2829평방미터), 화장로(4기), 봉안당(1928평방미터), 자연장(1만6000평방미터) 등 장사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 장사시설은 지난 6월께 공사를 시작해, 오는 2013년 6월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주민들이 공사중단을 요구하는 장면.
광포마을 주민들은 "직접적 이해관계가 없는 멀리 떨어진 마을에 서명을 받고, 정작 가까운 마을에는 젊은 사람에게는 제대로 알리지 않고, 노인들을 대상으로 형식적으로 날인만 받은 채 사업을 일방적으로 추진했다"고 주장했다.

주민 금성구 씨는 "'마을에서 보이지 않는다'는 사천시의 주장과 달리, 마을에서 불과 5~600미터밖에 떨어지지 않아 장사시설(공동묘지)이 마을과 광포만을 내려다보고 있다. 아름다운 광포만을 끼고 있는 우리 마을이 골분 날리는 화장골이 될 판이다. 생존권이 달린 문제다. 납득할만한 설명이 없을 시에는 물리력으로 막겠다"고 경고했다.

주민 오정옥 씨 역시 "평생을 이 마을에서 살아왔는데, 사천시가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번도 제대로 된 설명회를 연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 없다. 만약 주민의 뜻을 무시하고 공사를 강행한다면 사천시청에 머리띠 누르고 항의방문을 갈 것"이라며 "그동안 의견수렴을 정상적으로 했는지, 관련 자료를 요구했다. 오늘 주민대책위를 꾸렸다. 앞으로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종합장사시설 신축공사 안내판.
이와 관련해, 사천시 사회복지과 관계자들은 "절차상 하자가 없다"며 주민들의 요구에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사천시 관계자는 "2008년 5월 장사시설 유치신청 공모를 받아 입지를 선정했고, 서명 등 주민동의를 구해 사업을 추진해왔다"며 "공사가 진척된 상황에서 주민들이 항의에 나서 난감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주민들이 장사시설 관련 주민설명회와 관련 서류, 이후 대책 등을 요구하자, 사천시는 추후 구체적인 설명회 일정 등을 잡기로 했다. 사천시는 주민항의에 따라 현재 진행 중인 주차장은 공사를 계속 진행하되, 건물 신축은 당분간 보류키로 했다.

주민들은 "(장사시설이) 어딘가에는 필요한 시설이지만, 경관훼손, 향후 지역발전 저해 등 많은 우려를 낳고 있다"며 "사천시가 충분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이에  11월 8일께 주민들과 정만규 사천시장의 면담이 예정돼 있다. 이 문제가 대화를 통해 해결될 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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