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산책에서 발견한 사람, 자연 그리고 작은 행복

가을을 준비하는 농부의 마음은 어떨까요?? 여름내내 풋고추로 입맛을 돋워주고, 김장용 붉은고추를 내어 준 고추나무를 뽑고 있습니다.
계절이 바뀔 때 마다 우리가 느끼는 감정들도 제각각 다를테지요.

봄은 파릇 돋아난 새순과 꽃의 향기로 새롭게 시작하는 설레임이, 여름엔 산과 들 온통 짙푸른 초록으로 가득해 왕성한 생명력을, 겨울엔 회색빛을 담은 자연만큼이나 추위에 대비해 왠지 모를 긴장감이...

그럼 가을은 어떤 느낌으로 다가 올까요?

가을이 왔음에도 제대로 만끽해 보지 못한 사람들을 위해 잠시 가을길을 나서 봅니다. 어떤 느낌으로 다가오는지 다들 감상해 보세요.

한여름 뙤약볕 아래서 파란 주머니를 빨간 주머니로 변신시킨 고추가 이젠 농부의 손에 의해 뿌리째 뽑힙니다. 아마도 다음 작물에게 그 자리를 내어 줘야 하기에 더 이상 고집부리기는 힘이 들겠죠.

김장용 배추와 무가 벌써 이만큼 자랐습니다. 지금 뽑아서 김치를 담가 먹어도 맛있을 것 같습니다.
부지런한 농부들은 김장용 배추와 무를 벌써 이만큼 키웠습니다. 어린 모종을 심어 물도 주고 벌레도 잡아주고.. 이만큼 키우느라 흘렸을 구슬땀 만큼, 올 겨울 아삭아삭한 김치가 입안 가득 행복을 전해줄 것 같습니다.

요즘 보기 드문 조와 수수를 만납니다. 도대체 얼마나 많은 열매가 열린 걸까요??
누구 자신 있는 사람 한번 세어 보실래요??

알알이 탐스럽게 영근 조.
한 알이라도 뺏길세라 망으로 꽁꽁 싸매여진 수수. 농부의 마음이 엿보입니다.
건강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조와 수수가 인기가 있나 봅니다. 간혹 이렇게 직접 농사지어 혼식을 하나 봅니다. 예전 어렸을 적에는 흔하게 볼 수 있었는데 오랜만에 가을 들녘에서 보게 되네요. 새들에게 한알이라도 뺏길세라 망으로 둘러놓은 모습이 익살스럽네요.

억새가 이리저리 바람에 춤을 춥니다.
좀 더 길을 지나다보니 갓 피어난 억새가 바람에 이리 저리 날립니다. 덜 핀 억새는 덜 핀대로, 활짝 핀 억새는 그 나름 가을느낌을 전하기에 '딱'.

잠시나마 가을길을 걸으며 눈앞에 펼쳐진 풍경들에 작은 행복을 느낍니다. 자연의 순리에 이러한 행복을 만끽할 수 있다니 감사한 마음을 가져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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