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반 팽팽하리란 예상 달리 '찬성' 기울어.. '도심공동화'는 숙제

31일 사천터미널 주민공청회에 참석한 시민들이 관련 자료를 꼼꼼히 살피고 있다.
‘사천여객터미널 이전’이란 민감한 주제 탓에 의견이 팽팽히 맞설 것으로 예상했던 주민공청회가 ‘이전 찬성’ 쪽으로 여론이 기운 채 끝났다. 다만 터미널 이전에 따른 기존 터미널 주변의 상권 붕괴는 반드시 막아야 한다는 어려운 숙제를 남겼다.

사천시는 도시관리계획 입안자인 사천터미널 측 제안에 따라 31일 오후2시, 사천농협 예식장 2층에서 관련 주민공청회를 열었다. 이 공청회에는 시민 200여 명이 참석하는 등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하지만 긴장감이 감돌았던 분위기도 잠시, 사천터미널 정극필 사장을 비롯한 이전 관계자의 설명이 끝난 뒤 주민의견청취 시간이 주어지자 대체로 이전 필요성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주를 이뤘다.

터미널 이전 연구용역을 맡은 관계자가 설명하는 모습.
이전 찬성을 주장하는 주민들은 대체로 “터미널은 도시의 얼굴인데 지금은 너무 낡고 좁다” “도시의 발전과 미래세대를 위해서도 터미널은 옮겨 가야 한다” “버스가 대형화 돼서, (현 터미널에서는)베테랑 운전자 아니면 차를 돌려 나가기 어렵다” “균형발전을 위해서도 옮겨야 한다”는 이유를 들었다.

물론 반대 또는 조건부 찬성 견해를 밝히는 참석자도 있었다. 이들은 “터미널 이전에 앞서 현 위치에서 개선할 수 있는 노력을 더 많이 기울여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현 터미널 주변 상인 쪽에서는 “이전에 따른 도심 공동화를 어떻게 막을 건가”라고 따지기도 했다.

이에 사천터미널 정극필 사장은 “현 터미널 터에 주상복합건물을 짓고, 이미 계획돼 있는 도시계획도로가 예정대로 뚫리면 기존 상권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터미널 이전 설명이 끝나자 시민들이 저마다 견해를 밝히고 있다.
일부 참석자는 터미널 이전 후보지가 다양하지 않고 한 곳뿐인 점에 궁금증을 갖기도 했다. 이에 사회를 맡은 사천시 김상돈 도시계획과장은 “터미널 이전은 예산문제 등 여러 사정이 있어 시가 주도하지 않는다. 이번 제안은 터미널 사업자가 제안하는 것으로 이해해 달라”고 설명했다.

찬반 의견이 팽팽할 것으로 예상됐던 이날 공청회는 대체로 찬성 의견이 주를 이루면서 시작 1시간 만에 끝났다. 현 터미널 주변 상인들이 다수 참석한 것 치고는 의외의 결과였다.

사천터미널 정극필 사장이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천시는 당초 9월2일까지 터미널 이전을 둘러싼 시민들의 의견을 문서로 받겠다고 밝혔으나 이날 참석자들의 요구에 따라 9월10일까지 연장해 받기로 했다.

사천터미널 이전을 위한 주민공청회는 이렇게 끝났지만 실제 이전까지는 최소 1년 이상의 시간이 걸릴 것이란 게 사천시 쪽 설명이다. 앞으로 시민 여론이 어떻게 흐르느냐가 관건인 가운데, 20년 가까이 끌어온 터미널 이전 문제가 새로운 전기를 맡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이날 공청회에는 많은 시민들이 몰려 관심을 보였지만 갈등하는 모습은 비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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