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사천시어린이영어도서관 조사특위 30일 첫 증인·참고인 조사

30일 사천시의회 사천시어린이영어도서관 관련 행정사무조사특별위원회(이하 조사특위, 위원장 이삼수) 증인·참고인 조사에 출석한 이들이 선서를 하고 있다.
사천시의회 사천시어린이영어도서관 관련 행정사무조사특별위원회(이하 조사특위, 위원장 이삼수)가 도서관 개관 과정에서 불거진 여러 문제와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30일 첫 증인·참고인 조사를 벌였다.

이날 증인·참고인 조사에는 (주)다르앤코, 사남초등학교 관계자, 사천교육지원청 강정 장학사 등이 차례로 출석해 이번 사태에 대한 각자의 입장을 밝혔다.

사천시어린이영어도서관 위탁운영을 맡고 있는 (주)다르앤코 염신일 대표와 업체 관계자들이 첫 순서로 조사를 받았다.

조사특위는 사천시가 사남초등학교와 1차 위수탁협약도 맺기 전인, 2010년 12월 8일 사천교육지원청이 (주)다르앤코와 위수탁협약을 체결한 부분에 대해 집요하게 따졌다. 또한 '사천교육지원청과 다르앤코의 위수탁 사실을 2월 이전에 몰랐다'는 사천시의 주장이 맞는 지 여부를 따져 물었다.

조익래 의원은 "일반적으로 영어도서관 위수탁은 구청 등 지자체와 맺는 것으로 아는데, 교육지원청과 하다니 이상하다는 생각이 안들었냐"고 물었다. 최수근 의원도 "왜 교육지원청과 협약을 먼저 맺었나. 어느 쪽이 정당한 권리권자인지 확인 절차를 거치지 않았냐"고 따졌다.

이와 관련해 염신일 대표는 "사천시에서 교육지원청에 업무를 포괄위탁한 것으로 알았다. 우리도 공고를 보고 입찰에 참여했고, 이후에도 사천시와 교육지원청의 업무지시를 따랐다. 우리로선 믿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최용석 의원은 "교육지원청과 계약에서는 연회비 3만원을 명시한 것으로 아는데, 굳이 환불해준 이유가 뭔가"라고 물었다.

답변 중인 다르앤코 염신일 대표.
염신일 대표는 "시에서 여러분이 걱정하더라. 계약과는 다르지만 사천시의 업무 담당자의 요구로 환불했다"고 답했다. 대신 사천시에서 월 100만원 상당의 시간제 근로자 임금을 지난 7월부터 지원해주고 있다고 전했다.

최용석 의원이 "사천시에서는 교육청과 다르앤코 사이에 협약을 맺었다는 사실은 올해 2월 이후에야 처음 알았다고 하던데, 업체로 선정된 이후에 시와 주고 받은 공문은 없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염 대표는 "11월 17일 업체 선정을 위한 설명회 당시 사천시 관계자들도 참석했다. 그리고 업무에 대해 메일을 주고받았다. 위수탁자로 선정 된 후 사천시로부터 건물 도면도 파일로 받았고, 리모델링, 인테리어 등에 대해서도 수시로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염 대표의 발언은 그동안 사천시가 주장해온 부분과 배치되는 부분이다. 조사특위는 5일 시집행부 증인 참고인 조사시 이 부분을 따질 예정이다. 이에 조사특위는 메일, 도면 자료 등을 빠른 시일 내 제출하도록 요구했다.

두 번째 참고인으로는 사천시와 영어도서관 위수탁협약을 맺고 있는 사남초등학교 관계자들이 나왔다. 조사특위는 사남초와 사천시가 위수탁 협약을 맺은 이유와 다르앤코 측에 운영비 등을 지원하는 근거를 따졌다.

최수근 의원은 "사남초와 다르앤코 사이에는 협약을 맺은 바 없다. 다르앤코는 정당한 권리권자가 아님에도 왜 돈을 주고 있냐"고 꼬집었다. 김영혜 교장은 "저희는 사천교육지원청 공문이 와서 그랬다"고 답했다.

사남초와 사천시가 위수탁계약을 맺게 된 계기에 대해 김영혜 교장은 "교육지원청에서는 회계연도 때문에 예산을 쓸 수 없다고 했다. '사남초가 계약해라'고 (교육장이) 지시해서 저는 '예'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최용석 의원은 "법리적으로 보면 시는 방관했고, 사남초는 무단점유업체에 돈을 주고 있는 꼴"이라고 덧붙였다.

질의 중인 조사특위 위원들.
이날 마지막 증인으로 사천교육지원청 강정 장학사와 교육지원청 관계자들이 출석했다.

조사특위는 사천교육지원청이 사천시로부터 위수탁에 대한 대리권한을 위임 받았는지 유무, 사천시와 계약 체결전 다르앤코와 위수탁계약을 체결한 이유 등을 물었다.

이와 관련해 강정 장학사는 "2010년 9월 7일 사천시와 교육지원청 간담회에서 정만규 시장이 신현권 교육장에게 위수탁업무를 대행해줄 것을 구두로 부탁했다. 이후 (제가) 9월부터 실무를 맡으면서 사천시 총무과 임정숙 계장과 수차례 업무 협의를 하며 일을 진행해왔다. 당연히 시로부터 위임받은 것으로 알고 업체선정 등을 진행했다. 12월 23일 시-교육청-사남초 3자 계약 전인 12월 8일 다르앤코와 교육지원청이 먼저 계약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조익래 의원이 "타지역은 교육지원청과 업체가 계약을 맺은 사례가 없던데.."라고 묻자, 강 장학사는 "사천시에서 먼저 건의가 왔다. 당시 임정숙 계장은 시와 교육청의 협력이 좋은 샘플링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수근 의원이 "교육지원청이 사천시로부터 권한 위임을 받은 적 없다"고 재차 질책하자, 강 장학사는 "시가 '교육지원청에서 알아서 해주십시오'라고 했다"고 답변했다.

질의하고 있는 조사특위 위원들.
조사특위는 영어도서관 위탁에 대한 대리권한 위임 여부를 계속 따졌다.

강 장학사는 "이 사업을 추진하면서 대리권한이 있다고 믿었다. 지난해 11월 사천시인재육성위원회에서 프레젠테이션 했을 당시 정만규 시장을 비롯해 부시장, 총무국장, 총무과장, 계장 등 주요간부가 다 있었다. 사천시에서도 모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만약 대리권한을 의심했다면 2억짜리 계약을 맺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이날 최수근 의원은 다른 의혹을 제기했다. 최 의원은 "영어도서관은 사천시의 BTL사업으로 지어졌는데, 짓자마자 경남교육감 이름으로 등기됐다. 날짜를 보니 2010년 8월 18일 소유권 등록이 됐더라. 시의회의 문제제기로 사천시로 소유권이 넘어온 것은 12월 9일인데, 공교롭게도 12월 8일 사천교육지원청이 다르앤코와 계약을 맺었다"고 말했다.

최용석 의원은 "법리적으로 해석하면 권한이 있는 행위지만, 일을 저질러 놓고 끼워맞추기 하다 보니 이런 일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강정 장학사는 "등기 관련 업무는 제 업무가 아니라서 모르겠다. 추후 서면으로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최수근 의원이 "업체와 계약을 강정 장학사가 하지 않고 정만규 시장이 했더라면 문제가 없었을 것"이라고 다시 따졌다. 이에 강정 장학사는 "이미 그내용을 사천시 총무과에 건의했으나, 예산이 그리 편성됐으니 지금 바꾸는 것은 곤란하다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답변을 하고 있는 강정 장학사.
강정 장학사는 정리 발언을 통해 "교실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다 처음 업무를 맡아 행정절차와 법을 잘 몰랐다. 절차상 잘못은 인정한다. 하지만 교육지원청의 독단으로 일을 처리하지 않았다. 시청과 협의했고, 적극 도와가며 일했다. 지금 문제가 잘 해결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조사특위는 사천교육지원청, 업체, 사남초 관계자들의 발언을 모두 청취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5일 사천시 집행부에 대한 증인.참고인 조사에 나설 계획이다. 30일 참석하지 못한 신현권 교육장에 대해서는 6일 전체 대질 신문에 출석을 요구할 예정이다.

사천교육지원청, 업체, 사남초등학교 관계자들의 증인.참고인 조사가 마무리됨에 따라, 오는 5일 사천시 집행부를 불러 조사를 진행한다. 특히 업체와 교육지원청의 주장이 대체로 일치하는 만큼, 사천시가 어떤 해명을 내놓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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