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천의 아들, 현종원문대왕 즉위 1000주년에 부쳐

KBS대하드라마 천추태후가 대왕세종의 후속편으로 1월3일부터 방영했다. 고려조의 역사드라마는 사료부족으로 논란이 많은데 역시나 천추태후 편도,  벌써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 사천에서 유년기를 보낸 어린왕자 왕순이 등장하는 대하사극 '천추태후' 후에 순은 고려의 제8대 현종원문대왕으로 즉위하신다.

고려왕가의 추악한 난륜과 불륜을 소재로 한 이유를 알수없다거나 천하의 바람둥이 천추태후를 구국의 전사로 미화할 수 있느냐, 패미니즘의 끝은 어디냐는 등 관심과 비난이 비등하다.

드라마는 사실을 토대로 만든 픽션이다. 흥미있게 보더라도, 드라마를 역사적 사실로 오해하는 우를 범해서는 않된다. 오히려 정확한 역사는 무엇을 어떻게 설명하는가의 호기심의 단초를 잡아, 덕분에 역사책을 가까이 하게 되는 계기로 삼고, 혹시 역사를 새로운 관점에서 재구성해 볼 수 있다면 그 드라마는 성공작인 것이다.

경종의 왕후였던 헌애왕후와 헌정왕후가 드라마의 극적 소재로서 충분한 이야기 꺼리이기도 하거니와 이 두분 왕후의 삶의 극적 반전이 재미를 더할 요소가 충분하기에 특히 사천 사람들의 관심을 끌 것으로 본다.

왜냐, 헌정왕후와 태조왕건의 8남인 왕욱(王郁)과의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 순이 제8대 현종대왕이기 때문이다. 경종의 비이자 성종의 누이인 헌정왕후는 욱에게는 조카이다.  그들은 난륜의 죄를 범한것이다. 그런 이유로 욱과 그 아들 순이 우리고장 사천에 유배를 왔고 유배온 아버지를 따라 아들 순도 이곳 사천에서 유년시절을 보낸다.

태조왕건의 네번째 왕후인 신정왕태후 황보씨는  대종으로 추존된 욱(旭)과 4대왕인 광종의 비인 대목왕후를 낳는다. 아들 욱은 1남 2녀를 두는데 며느리 선의왕후 류씨가 일찍 죽어  할머니가 손자와 두 손녀를 직접 양육한다. 고려왕조는 아들은 부계를, 딸은 모계를 따르고 신라와 같은 왕족간의 근친혼 제도를 두고 있다. 그래서 할머니의 혈통에 따라 두 손녀는 어머니가 아닌 할머니의 성인 황보씨의 성을 따르고 사촌 여동생 둘 모두를 경종은 왕비로 맞아 들인다.

▲ 경종의 비였던 헌정왕후와 태조왕건의 8남인 욱(郁),이들은 난륜(亂倫)으로 아들 순을 잉태하고 그 죄로 욱은 사천으로 유배에 부쳐지고 헌정왕후는 산고 끝에 죽음을 맞이한다.

경종의 왕후가 된 헌애왕후와 헌정왕후는 20대 초반의 젊은 나이에 청상이 된다. 오라버니인 성종은 경종이 죽기전 양위를 받아 경종의 뒤를 이어 제6대 성종이 된다.

헌애왕후는 슬하에 2살된 아들이 있어 후에 성종이 죽고 목종으로 즉위를 하게 되는데 이때부터 헌애왕후는 천추태후로서 섭정을 하게 된다.

천추태후에게 순은 누이를 대신해 얻은 천애고아가 아니다. 무자비한 광종과 경종의 왕족 숙청으로 왕위계승의 대가 끊길 무렵의 경쟁상대이다. 고려조에 있어서 이 보다 훌륭한 소재는 더물다.

또 성종인 오라버니의 입장에서 경종의 승하후 청상이 된 두 여동생의 난륜(亂倫)을 겪는데 그 정부는 외척인 김치양과 왕족이며 숙부인 왕욱(王郁)이다.

이 두사람은 유배에 부쳐지나 왕욱은 유배지에서 병들어 죽고 김치양은 성종이 죽고 천추태후가 섭정하자 풀려나 정계에 복귀한다. 결국 천추태후와 김치양 사이에서도 아들이 나고  목종사후의 권좌를 두고 암투가 벌어진다. 

대하드라마 천추태후가 때 마침 현종즉위 1000주년을 맞아 편성된 것도 나름의 의미가 있고 우리 지역으로서는 역사 속에 오늘의 사천을 풍패의 땅으로 더 높힌 현종 당대의 드라마가 편성되어 관심이 더 한다.

이번 기회에 역사드라마를 통해 향토사 속에 흐르는 고려초기의 현종을 만나보는 좋은 기회가 될것 같다. 결코 사천이 역사와 문화가 없는 곳이 아니라 우리의 관심과 향토에 대한 자부심이 옅어 미쳐 보지 못했음에 대한 반성의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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