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들려주는 '바른먹거리'> 깨알 같은 성분 표시 꼼꼼히 확인해야

날이 갈수록 ‘건강한 삶’에 관심을 두는 이가 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엄마들의 관심사는 ‘가족을 위한 안전한 먹을거리’가 맨 먼저다. 심지어 이를 적극적인 소비자운동으로 승화시키는 경우도 있으니, 진주생협이 그 좋은 예다. 뉴스사천은 앞으로 진주생협 사천지역위원회(권경희 위원장, 김지희 부위원장)의 도움으로 여러 번에 걸쳐 ‘바른먹거리’에 관한 이야기를 싣는다. -편집자-

제품에 표기된 식품첨가물
아이의 손을 잡고 마트에서 장을 보는 주부의 장바구니에는 어떤 식품들이 담겨 있을까? 생선, 채소 등 1차 농수축산물이 더 많다면 참 다행이겠다. 그런데 그 큰 바구니 가득 과자, 음료, 유제품, 맛살, 햄, 소시지 등 가공식품들로 채워지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된다.

가공식품의 문제를 다뤄 센세이션을 일으킨 <과자, 내 아이를 해치는 달콤한 유혹>의 저자 안병수님은 식품첨가물을 ‘가공식품의 혼’이라고 표현했는데, 이는 식품첨가물을 빼고서는 가공식품을 이해할 수 없다는 뜻에서다.

외식, 급식을 포함한 식품시장의 규모가 100조라고 한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발행한 보고서에 의하면 2009년 현재 가공식품시장의 규모는 40조가 넘는데, 이 중 식품첨가물 생산액이 1조 2000억을 넘는다.
 
'식품첨가물'이라 함은 식품을 제조·가공 또는 보존함에 있어 식품에 첨가·혼합·침윤 기타의 방법으로 사용되는 물질을 말한다(식품위생법 제 2조). 즉 식품을 보기에도 좋고, 맛과 향을 더 낫게 하며, 더 쫄깃거리게 한다든지, 더 오래 보관할 목적으로 사용되는 물질이다.

2011년 식약청이 허가한 식품첨가물은 649종인데, 여기에는 2000여 종이나 되는 향료는 포함되지 않는다. 앞서 소개한 안병수님의 책에서는(2005년에 발행되었다) 소비자들의 연간 식품첨가물 섭취량이 4kg에 달한다고 한다.

식품첨가물의 최대 문제는 역시 안전성에 대한 우려이다. 첨가물 하나 하나에 대한 독성실험이 소비자의 입장에서 엄격하게 진행되는가도 의문이지만, 여러 가지 첨가물을 복합적으로 섭취했을 때 어떤 결과가 나타날 지에 대해서는 아무도 장담하지 못한다. 일명 칵테일 효과라고 한다.

2006년에 비타민음료에서 발암물질 벤젠이 검출된 예가 대표적이다. 비타민음료에 보존제로 첨가된 안식향산나트륨이 비타민C(아스코르빈산)와 결합해서 벤젠을 생성시킨 것이다(따로 벤젠을 넣은 것이 아닌데도!).

식품첨가물의 허가기준이 나라마다 다른 것도 문제인데, 예를 들면 일본에서는 허가되지 않는 방부제 TBHQ(터셔리부틸하이드로퀴논)가 미국이나 우리나라에서는 허가된다. 일본인들은 남다른 신체특성을 가져서 이 물질이 위험하고, 우리나라 사람은 그렇지 않다는 말일까?

2007년 어린이기호식품에 사용이 금지된 적색2호라는 식품첨가물이 있다. 일명 타르색소라고 하는 합성착색료이다. 그런데 석유에서 추출된 똑같은 합성착색료인데 적색3호, 황색4호, 청색1호 등은 여전히 사용이 허가되고 있다. 적색2호는 안되는데 다른 타르색소들은 안전하다는 근거는 과연 있을까?

섭취했을 때 곧바로 문제를 일으키는 급성독성(식중독균처럼)과 달리 대부분의 식품첨가물들은 장기적으로 섭취했을 때 뇌와 신경계, 내분비계에 영향을 미치는 만성독성(정신불안, 과잉행동, 발암 등)을 갖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기에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들이 즐겨 먹는 과자, 음료, 가공유제품, 육가공품에 들어 있는 식품첨가물에 대해서는 특히, 훨씬 엄격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본다.

맛도 좋고, 향도 좋고, 먹음직스러워서 사려고 뻗었던 손을 잠시 멈추고, 성분표시를 한번 꼼꼼히 살펴 보시길 바란다. 깨알같이 적힌 성분들 중에 합성착색료, 합성착향료, 감미료(아스파탐, 수크랄로스, 코치닐추출색소 등) 등이 들어 있다면 되도록 사시지 않길 바란다. 가능하면 식품첨가물이 덜 들어간 것을 사고, 세 번 살 거 한 번만 사거나 아예 사지 않는다면 이런 유해한 식품첨가물들도 언젠가 식품시장에서 사라지리라 생각된다.

법과 정책을 바꾸는 것이 먼 데 있지 않다. 해로운 것은 나부터, 우리 가족부터 선택하지 않는 것이다.

*이 기사는 경남지역신문발전위원회 지원으로 원고료를 지급하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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