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출발' 그리고 63빌딩 수족관의 탐험
김포에서 인천으로 그리고 진주로, 지난 8월에는 사천으로 직장을 옮겼습니다.
뉴스사천이라는 새 보금자리로 옮기기까지 10년 가까이 앵커와 취재기자로 방송생활을 하면서 항상 제 옆을 묵묵히 지키고 있던 제 아내와 두 딸에게 일을 핑계로 무심할 정도로 소홀했습니다. 물론 지금도 우리 가족이 저에게 기대할 만큼 충실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예전보다 달라지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첫 시작을 어떻게 해야 할 지 고민하다가 그만 제 가정사를 폭로(?)하게 돼 버렸네요.
오늘 이 글을 쓰게 된 것은 결혼 10년 만에 우리 가족이 여행을 떠났습니다. 그동안 우리 가족이 함께할 시간의 거의 없었습니다. 그래서 결혼 10주년을 맞아서 아내와 두 딸의 제안으로 서울로 떠나기로 결정을 했습니다.
서울로 떠나기 전, 63빌딩과 남산, 대학로 그리고 경복궁, 국립중앙박물관 등을 가기로 아내와 나름대로 계획을 짰습니다.
일정 중에 대학로를 선택한 것은 제가 서울에 있을 당시 소극장이 밀집해 있던 그 곳에서 연극 공연을 가끔씩 봤는데, 아내와 두 딸에게도 그 때의 즐거움을 함께 나누고 싶어섭니다.
출발하기 이전에 큰 딸 윤정이와 약속한 게 있습니다. 이번 여행에서 겪었던 체험과 느낌들을 엮은 신문을 만들어서 방학 숙제로 제출하기로 한 것입니다. 윤정이는 멋들어지게 만들어서 꼭 상을 타고 싶다는 욕심을 부리더군요. 제가 조금은 도와주겠지만 그 녀석의 희망대로 될지 두고 봐야겠습니다.
주말이라선지 63빌딩 지하 1층에 위치한 수족관에는 가족과 함께 온 관광객들로 붐볐습니다. 앞서서 적었지만 우리 가족은 여기가 처음이다 보니 수족관 안의 다양한 종류의 어류들에 눈을 뗄 수가 없었습니다. 시골에서 금방 올라온 촌놈(?)의 모습 그대로였습니다.
간간히 펼쳐지는 물개들의 현란한 쇼에는 발 디딜 틈 없이 사람들로 붐볐는데 TV에서 본 장면하고는 또 다른 묘미가 있더군요. 우리 가족은 한 장면 한 장면 놓칠세라 수족관 유리벽이 깨질(?)정도로 유심히 관람했습니다.
닥터피쉬를 직접 느낄 수 있도록 투명한 네모 상장에 손가락을 넣을 수 있도록 해 놨는데 우리 가족 모두 호기심어린 눈으로 직접 손가락을 그 상장에 넣어 봤습니다. 겁이 많은 윤정이는 무서워서 못하다가 작은 딸 송민이가 대담하게 손가락을 넣는걸 보더니 안심하고 하더군요.
십 여 마리의 닥터피쉬가 손가락으로 몰려들더니 피부에 붙은 뭔가를 열심히 떼어 먹는 것 같았는데, 아내의 얘기로는 피부에 붙은 피질을 먹는다고 했습니다. 저는 간지러워서 금방 손가락을 뺐습니다. 하지만 우리 딸들은 재미있는지 계속 손가락을 넣었다 뺐다를 반복하더군요.
하지만 다른 어류보다 이곳의 파충류는 측은하다는 느낌밖에 들지 않았습니다. 큰 몸집에 비해 파충류의 갇혀 있는 방은 가로 세로로 4, 50센티미터에 불과해서 동물들이 거의 미동을 하지 않은 채 마치 병든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죠.
63빌딩을 뒤로하고 다음 행선지인 남산으로 향했습니다.
>>계속해서 이어집니다.
허귀용 기자
enagiga@news40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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