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물가공업체에 필수인 바닷물 ‘어찌 끌어 오려나’
준공 앞두고 해수인입시설비 5억 원 누락.. 행정사무감사 지적

사천시의회의 사천시 행정사무감사에서 사천시가 향촌삽재농공단지를 조성하면서 해수인입시설을 여태껏 하고 있지 않음을 질타하고 있는 산업건설위원들. 왼쪽부터 차례로 이삼수, 김국연, 한대식 위원이다.
준공을 코앞에 두고 폐수처리시설을 빠트렸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던 향촌삽재농공단지. 이번에는 공장가동에 필수인 해수인입시설도 빠져 있음이 드러나 행정사무감사에서 사천시가 곤욕을 치렀다.

지난 16일부터 행정사무감사를 벌이고 있는 사천시의회는 20일에도 감사를 이어갔다.

이날 눈길을 끈 것은 산업건설위원회. 산업건설위는 당초 예정된 건설과 감사에 앞서 이미 감사를 마친 공단조성과와 해양수산과 두 과장(사무관)을 다시 출석시켰다. 지난 17일 해양수산과 행정사무감사 과정에서 ‘향촌삽재농공단지 해수인입시설에 5억 원의 추가 사업비가 필요하다’는 사실이 왜 발생했는지 따지기 위해서다.

이 자리에서 산업건설위원들은 “공단조성 공정률이 90%가 넘는데 여태껏 해수인입시설을 안 했다면 처음부터 빠트렸던 것 아니냐”며 담당 공무원들의 업무과실 여부를 추궁했다.

▲ 해수인입시설이 늦어진 점에 해명하고 있는 사천시 공무원들. 왼쪽부터 최석문 공단조성과장, 문정호 해양수산과장.
이에 최석문 공단조성과장은 “누락했던 것은 아니다. 다만 가능한 국비를 신청해 공사하려 했으나 그 과정에서 예산 신청시기가 안 맞아 늦어진 것뿐이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문정호 해양수산과장도 “2009년말 부서 간 업무협의 과정에서 해수인입시설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았다. 당시 가능하면 분양단가를 낮춰 입주업체들의 부담을 줄여주자는 뜻으로 우리 과에서 국비를 신청해 해결하기로 했으나 결과적으로 이게 잘 안 됐다”며 일부 잘못을 인정했다.

그러나 이삼수 위원, 한대식 위원, 김국연 위원은 “준공이 코앞인데 다시 사업비를 달라는 것은 말이 안 되는 상황이다” “공단조성 설계 당시 검토했다면서 왜 빠졌나” “누군가 잘못했다는 건데 누가 잘못한 거냐” 등으로 추궁하며 집행부를 질타했다.

이에 두 담당과장은 “업무를 맡은 공무원이 바뀌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긴 것 같다”며 땀을 흘려야 했다.

향촌삽재농공단지는 당초 민영개발방식으로 검토했으나 향후 높은 분양가 등을 우려해 사천시가 직접 개발하는 방식으로 바꿨다. 6월 현재 공정률은 90%.
위원들의 질의와 담당부서장의 답변을 정리하면, 수산물가공공장이 들어설 향촌삽재농공단지에는 바닷물을 반드시 끌어들여야 한다. 그런데 공단 내 관로매설은 해뒀으나 바다로부터 공단까지는 여태껏 관련 공사가 이뤄지지 않은 셈이다. 심지어 관련 예산도 반영돼 있지 않아 이제야 급히 추가사업비를 요청하고 있는 상황이다.

산업건설위원들은 이어 향후 대책에 관해 질의했다. 이미 문제는 발생했는데, 앞으로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가 위원들의 주 관심사였다. 이를 두고는 위원들 사이에도 견해차가 발생했다.

먼저 집행부는 시비를 들여 해수인입시설을 갖춰야 한다는 입장을 취했다. 그리고 이 업무를 맡아야 할 부서도 공단조성과가 아닌 해양수산과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유는 역시 공단분양단가. 가능한 입주자들에게 부담을 지우지 않겠다는 의도가 깔렸다.

이와 관련해 문정호 해양수산과장은 “공단조성 초기에 분양가가 (평당)30~40만 원 선일 것으로 검토된 것으로 안다. 그런데 지금 60만 원 대다. 또 현재 13개 업체가 입주신청한 상태에서 이들에만 부담을 지우기 어렵다고 본다”는 입장을 밝혔다.

산업건설위원들은 해수인입시설 추가 비용을 입주업체들에게 지울 것인가를 두고는 이견을 보였다.
이에 이삼수, 김국연 위원은 문 과장의 발언에 대체로 동의했다. 가능한 국비와 도비를 지원받고, 이것이 여의치 않을 경우 시비를 지원해 해수인입시설을 갖추되, 이를 분양가에 반영시켜선 안 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한대식 위원은 동의하지 않았다.

“분양가가 (평당)60만 원 선이면 낮은 가격이다. 나중에 다시 매매할 때는 150만 원 선에 거래된다. 그리고 이것 또한 공단조성비용에 들어가므로 업체들에 부담시켜야 한다.”

최용석 산업건설위원장은 이 문제를 둘러싸고 위원들 사이에 의견이 엇갈리자 다음에 추가 논의하기로 하고 두 부서에 대한 보충질의를 마쳤다.

향촌삽재농공단지 조성공사는 사천시가 사천지역 수산물가공업체와 저장처리업체를 한 곳에 모으겠다는 뜻으로 2008년부터 추진해오는 사업이다. 위치는 사천시 향촌동 61-1번지 일원이며 면적은 9만491㎡이다.

▲ 2010년10월7일 현장방문 차 향촌삽재농공단지 공사현장을 찾아 폐수처리시설이 빠진 부분을 지적하고 있는 사천시의회 의원들.
2010년 2월에 착공할 당시 총사업비는 149억 원이었으나 이후 공단 내 폐수연계처리시설이 설계에서 빠졌음이 드러나 50억 원의 추가 사업비가 필요해진 상황이다. 이로 인해 부지조성공사 준공시기도 6개월 정도 늦어졌다.

따라서 6월 이후부터는 공장을 가동하겠다던 당초 계획도 1년 가까이 늦어질 전망이다. 올해 연말까지 폐수연계처리시설과 해수인입시설을 갖춘다고 해도 폐수처리시설을 6개월간 반드시 시험가동 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예상되는 해수인입시설 공사비용은 5억 원. 시는 “공사를 먼저 시작한 뒤 나중에 시 부담분을 삭감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이는 먼저 시비를 들이고, 나중에 국도비를 지원받거나 입주업체들에게서 거둬들이겠다는 계획이다.

한편 6월 현재 향촌삽재농공단지에 입주를 희망한 업체는 13개다. 모두 33개 업체가 들어설 수 있음에 비교하면 분양률은 40%인 셈이다.

향촌삽재농공단지 공사 현장. 2011년 2월 21일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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