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축시장 다시 열렸지만 구제역파동 전보다 소 값 30% 내려가

▲ 15일, 구제역사태 이후 사천가축시장이 처음 열렸지만 소 가격이 낮게 형성돼 거래가 많이 이뤄지지는 않았다. 경매중계인이 경매를 진행하고 있다.
구제역 파동으로 오랫동안 닫혔던 소시장이 15일 다시 문을 열었다. 하지만 뚝 떨어진 소값 탓에 거래되는 것보다는 되돌아가는 소가 훨씬 더 많았다.

지난 11월29일 경북 안동에서 첫 구제역이 발병한 뒤 130여 일만에 선 사천가축시장. 이날 수소 14마리, 암소 5마리가 매물로 나왔다. 그러나 거래가 성사된 것은 각각 5마리와 3마리. 나머지는 흥정에 실패해 되돌아갔다.

흥정이 이뤄지지 않은 것은 구제역 발병 이전보다 소값이 30% 이상 낮아진 때문이었다. 이날 매매가 이뤄진 소 가격은 수소 기준으로 ㎏당 6500~7000원 선. 구제역 발병 이전 같으면 9000원 이상으로 값이 형성되었을 것이라는 게 농민과 상인들의 공통된 주장이었다.

이날 암소는 연령에 따라 ㎏당 5100~6900원으로 거래됐다. 수소보다 가격하락 폭이 더 크다는 게 축협관계자의 설명이었다.

▲ 이날 사천가축시장에는 농민과 상인 등 100여 명이 몰려 구제역 사태 이후 소 거래 현황을 살폈다.
산청에서 소 2마리를 끌고 나온 한 농민은 “값이 너무 없다”며 내려놓은 소를 다시 트럭 위로 올려 태웠다. 그는 “사료값은 10%나 올랐는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게 생겼다”며 난감해 했다.

값이 어떻게 형성되는지 궁금해서 나왔다는 또 다른 축산 농민들은 정부와 언론에 불만을 쏟아냈다.

“요즘 사람들이 쇠고기를 잘 안 먹기 때문에 값이 내렸다. 구제역 예방접종 때문인 것 같다. 그런데 그것은 인체에 전혀 해롭지 않다고 하지 않나. 정부나 정치권에서 나서서 더 적극적으로 해가 없음을 설명해 줘야 하는데, 그러지 않고 있다. 언론도 문제다. 구제역 이야기가 처음 나왔을 때는 안 좋고 위험한 점만 잔뜩 떠벌리더니, 요즘은 말 한마디 없다.”

이 같은 여론에 사천축협 서진수 이사도 뜻을 같이하며 말을 보탰다.

“‘지금 같으면 차라리 구제역이 발병해 매몰처분 하고 보상 받는 게 더 나을 뻔 했다’는 말을 농민들이 하고 있다. 그만큼 소값이 많이 내렸다는 얘기다. 값이 내려간 것은 소비위축 때문인데, 소비 촉진을 위해 정부가 특별한 대책을 내놔야 한다. 소 값은 내리는데 쇠고기 값은 안 내리는 것도 문제다. 총체적으로 큰일이다.”

▲ 서진수 사천축협 이사. 그는 소고기 소비촉진을 위해 정부가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

사천축협에 따르면 구제역 발병 이후 전국적으로 쇠고기 소비량이 30%정도 줄었다고 한다.

이날 사천가축시장에는 축산농민과 상인, 축협 관계자 등 100여 명이 찾아와 구제역 파동 이후 처음 열리는 소시장에 관심을 보였다.

한편 사천축협에서는 가축시장 입구에 차량소독기를 설치해 출입하는 모든 차량을 소독했다. 또 사람들이 이용하는 자외선 소독기도 설치해 이용을 독려했다.

사천축협 김현중 과장은 “비록 구제역 확산이 멈추긴 했지만 앞으로도 소독과 방역에 철저를 기해야 한다”며 축산농민과 상인들이 유의해 줄 것을 당부했다.

▲ 이날 가축시장을 출입하는 모든 차량과 사람들은 소독기를 통과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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