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체전 놓고 날선 공방 벌인 정만규 시장과 조근도 도의원

▲ 지난5일 정만규 사천시장이 도의원들을 초청해 정책간담회를 가진 자리는 도민체전유치 문제를 둘러싼 갑론을박의 장이었다.간담회 참가자들이 심각하게 논의하고 있다.
정만규 사천시장과 조근도 경남도의원이 2013년 경남도민체전 유치 문제를 두고 설전을 벌였다. 정 시장이 “삼천포공설운동장을 리모델링해서 도체 주경기장으로 써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자, 조 의원은 “당초 계획대로 용현면 신촌지구에 새 종합경기장을 지어 치러야 한다”고 맞받으면서 불꽃이 튀기 시작했다.

이들이 도체 문제를 두고 논쟁을 벌인 것은 지난 5일. 정 시장이 도의원들을 초청해 ‘정책 간담회’를 가지는 중이었다.

사천시 주요 현안 보고에 이어 의원들과 정 시장이 질문과 답을 주고받던 중 조근도 의원이 도체유치 문제를 꺼냈다. 정 시장이 해외순방 중이던 지난 3월31일, 도민체전유치를 두고 방송토론회가 있었던 것과 관련해 “그 내용을 보고 받았느냐”고 물었던 것.

이에 정 시장이 “화면은 못 봤지만 별 무리 없이 진행된 걸로 보고 받았다”고 말하자 조 의원이 본격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이날 도민체전 유치 문제를 먼저 꺼낸 쪽은 조근도 의원(왼쪽)이다.
그는 신촌지구에 새 종합경기장을 짓지 않고 어느 한쪽을 리모델링 할 경우 결과적으로 “사천읍과 삼천포지역에 중복투자 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 시장)재임기간에는 몰라도 나중 되면 사천읍지역에 주경기장급 운동장을 또 요구하게 될 것”이란 얘기였다.

사천읍지역 체육인들에게서 나오는 불만도 소개했다. 통상 주경기장에 체육가맹단체 사무실을 두게 되는데, 삼천포공설운동장을 주경기장으로 꾸미면 사천읍지역 체육인들의 불편이 커진다는 설명이었다. 그는 “결국 처음 계획대로 신촌스포츠파크에 주경기장을 지어야 체육인들의 단합을 이끌어 낼 수 있다”고 정리했다.

이에 정 시장은 자신이 왜 삼천포공설운동장을 리모델링 해 도체를 유치해야 한다고 마음먹었는지 설명했다.

“도민체전 유치는 당초 내 선거공약이 아니었다. 지난해 오늘과 같은 간담회 자리에서 의원님들이 도체유치를 바란다고 했고, 그래서 체육회 관계자들과 의견을 주고받은 끝에 지금과 같이 도체유치를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신촌스포츠파크는 그 당시 640억 원이나 들어간다고 해서 실현가능성이 없다고 결론 난 것으로 안다. 그리고 공설운동장이 사천과 삼천포에 두 개나 있어서 국비지원도 할 수 없다고 했고, 그래도 꼭 하려면 두 운동장을 팔고 나서 신청하라고 한 것으로 안다. 그러니 2013년에 대회를 유치하려면 공설운동장 리모델링 밖에 없고, 그 중에서도 대규모 주차장을 확보하려면 삼천포가 더 낫다고 판단했다.”

정만규 시장은 자신이 보고 받은 정보를 종합한 끝에, 삼천포공설운동장을 리모델링 해 도민체전을 유치하는 방안이 가장 적절하다고 판단했음을 강조했다.
이렇듯 정 시장이 도체 장소와 관련한 배경 설명을 하자 조 의원은 “시장님이 잘 모르고 있는 게 많다”며 자신의 공무원 재임시절 기억을 떠올리며 설명하기 시작했다.

“당시 640억 원 이야기는 경기장뿐 아니라 스포츠파크 전체 조성비용이었다. 하지만 주경기장만 짓는다면 166억 원이면 가능하다. 리모델링 하는 것보다 더 적게 든다는 결론이다. 이것 말고도 도체를 하려면 경기장에 여러 까다로운 조건이 붙는 걸로 안다. 도에서 이를 진단해 줄 수 있다고 하니까 삼천포운동장에 도체유치가 정말 가능한지 한 번 알아보시라.”

그러자 이번에는 침묵을 지키고 있던 박동식 의원이 나섰다. 그는 “160억 원(166억 원)으로 메인스타디움만 짓자는 얘긴데, 이는 밥상에 밥만 놓고 먹자는 것과 같다”며 추가 비용 발생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리고 이 말을 정 시장이 받았다. 그는 “신촌에 주경기장을 지을 경우 진입도로가 적어도 4차선 정도는 돼야 하고, 차량 1000대를 수용할 수 있는 대형 주차장이 있어야 하는데, 그 비용은 어떻게 할 거냐”며 “경제논리로 볼 때 맞지 않다”고 말했다.

의원들이 시정현안에 대해 자료를 꼼꼼히 살펴보고 있다.
이에 조 의원은 “진입로는 세 갈래나 있어서 넓은 도로가 당장 필요 없다”고 답했고, 이를 두고 정 시장과 날선 공방이 오갔다. 또 신규 경기장을 건립할 때 국비 지원을 받을 수 있는지 여부와 관련해서도, 조 의원은 “가능하다”고 한 반면 정 시장은 “불가능하다”고 해 의견이 엇갈렸다.

급기야 조 의원은 “직원들이 업무보고를 제대로 하지 않는 것 같다”고 한 뒤 “시장님이 모르고 있는 내용이 많다”고 말했고, 이에 정 시장이 “나도 알 것은 다 안다”며 “그럼 의원님이 (국장으로)계실 때 유치하지 그땐 왜 못 했냐?”고 따지면서 분위기가 절정으로 달아올랐다.

이때 두 사람의 논박 속에 발언 기회를 얻지 못하던 김경숙 의원이 “나머지 이야기는 자리를 옮겨 하는 게 어떠냐”고 제안하면서 도체유치문제를 둘러싼 논쟁은 마무리됐다. 오후5시20분에 시작한 정책간담회는 6시50분이 되어서야 끝났고, 참석자들은 저녁식사 자리로 옮겼다.

▲ 2010년 사천시민체육대회가 열리던 삼천포공설운동장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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