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체전 놓고 날선 공방 벌인 정만규 시장과 조근도 도의원
이들이 도체 문제를 두고 논쟁을 벌인 것은 지난 5일. 정 시장이 도의원들을 초청해 ‘정책 간담회’를 가지는 중이었다.
사천시 주요 현안 보고에 이어 의원들과 정 시장이 질문과 답을 주고받던 중 조근도 의원이 도체유치 문제를 꺼냈다. 정 시장이 해외순방 중이던 지난 3월31일, 도민체전유치를 두고 방송토론회가 있었던 것과 관련해 “그 내용을 보고 받았느냐”고 물었던 것.
이에 정 시장이 “화면은 못 봤지만 별 무리 없이 진행된 걸로 보고 받았다”고 말하자 조 의원이 본격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사천읍지역 체육인들에게서 나오는 불만도 소개했다. 통상 주경기장에 체육가맹단체 사무실을 두게 되는데, 삼천포공설운동장을 주경기장으로 꾸미면 사천읍지역 체육인들의 불편이 커진다는 설명이었다. 그는 “결국 처음 계획대로 신촌스포츠파크에 주경기장을 지어야 체육인들의 단합을 이끌어 낼 수 있다”고 정리했다.
이에 정 시장은 자신이 왜 삼천포공설운동장을 리모델링 해 도체를 유치해야 한다고 마음먹었는지 설명했다.
“도민체전 유치는 당초 내 선거공약이 아니었다. 지난해 오늘과 같은 간담회 자리에서 의원님들이 도체유치를 바란다고 했고, 그래서 체육회 관계자들과 의견을 주고받은 끝에 지금과 같이 도체유치를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신촌스포츠파크는 그 당시 640억 원이나 들어간다고 해서 실현가능성이 없다고 결론 난 것으로 안다. 그리고 공설운동장이 사천과 삼천포에 두 개나 있어서 국비지원도 할 수 없다고 했고, 그래도 꼭 하려면 두 운동장을 팔고 나서 신청하라고 한 것으로 안다. 그러니 2013년에 대회를 유치하려면 공설운동장 리모델링 밖에 없고, 그 중에서도 대규모 주차장을 확보하려면 삼천포가 더 낫다고 판단했다.”
“당시 640억 원 이야기는 경기장뿐 아니라 스포츠파크 전체 조성비용이었다. 하지만 주경기장만 짓는다면 166억 원이면 가능하다. 리모델링 하는 것보다 더 적게 든다는 결론이다. 이것 말고도 도체를 하려면 경기장에 여러 까다로운 조건이 붙는 걸로 안다. 도에서 이를 진단해 줄 수 있다고 하니까 삼천포운동장에 도체유치가 정말 가능한지 한 번 알아보시라.”
그러자 이번에는 침묵을 지키고 있던 박동식 의원이 나섰다. 그는 “160억 원(166억 원)으로 메인스타디움만 짓자는 얘긴데, 이는 밥상에 밥만 놓고 먹자는 것과 같다”며 추가 비용 발생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리고 이 말을 정 시장이 받았다. 그는 “신촌에 주경기장을 지을 경우 진입도로가 적어도 4차선 정도는 돼야 하고, 차량 1000대를 수용할 수 있는 대형 주차장이 있어야 하는데, 그 비용은 어떻게 할 거냐”며 “경제논리로 볼 때 맞지 않다”고 말했다.
급기야 조 의원은 “직원들이 업무보고를 제대로 하지 않는 것 같다”고 한 뒤 “시장님이 모르고 있는 내용이 많다”고 말했고, 이에 정 시장이 “나도 알 것은 다 안다”며 “그럼 의원님이 (국장으로)계실 때 유치하지 그땐 왜 못 했냐?”고 따지면서 분위기가 절정으로 달아올랐다.
이때 두 사람의 논박 속에 발언 기회를 얻지 못하던 김경숙 의원이 “나머지 이야기는 자리를 옮겨 하는 게 어떠냐”고 제안하면서 도체유치문제를 둘러싼 논쟁은 마무리됐다. 오후5시20분에 시작한 정책간담회는 6시50분이 되어서야 끝났고, 참석자들은 저녁식사 자리로 옮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