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삼천포 12차 농악의 거두 박염 선생(국가지정중요무형문화재 제11-가호, 91년 지정)의 고희를 기념해 영남의 명인들과 제자들이 함께 준비한 '솟대를 타고 날다' 공연이 지난 19일 경남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펼쳐졌다. <박염 선생이 걸어온 발자취를 알고 싶다면 여기를 클릭>
이날 공연은 박염선생의 70년 삶의 자취와 57년간의 외길 풍물인생을 돌아보고, 우리 농악의 신명과 가락을 사천, 진주시민을 비롯한 지역민들과 함께 하기 위해 열렸다. 특히 한자리에 모이기 힘든 영남 주요 무형문화재 명인들이 우리 민속의 정수를 뿜어내는 몸짓과 신명을 전해 그 의미를 더했다.
첫 무대는 30년 전 박염 선생이 가르쳤던 사천 용남고 제자들의 사물놀이로 시작됐다. 30년 전 용남고 농악반 출신들은 국립국악원, 경기도립국악원, 워커힐 예술단, 삼성예술단, ‘풍물소리사위’등으로 진출해 우리네 가락의 신명을 널리 전하고 있다. 현역에서 뛰고 있는 이들의 힘찬 공연은 관객들의 탄성과 박수를 자아냈다.
이어 울산중구문화원 ‘태화루예술단’의 타악퍼포먼스가 관객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했다. 이어 박염 선생의 부인인 박채란 선생이 가야금 경창으로 '사랑가'를 불렀고, 박염 선생이 장구로 장단을 맞춰 관객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헌정 공연의 마지막을 장식한 것은 진주·삼천포 농악 보존회원들이 총출동한 풍물 판굿으로 지역 농악의 신명을 일깨웠다.
2부 순서는 영남지역 명인들의 공연으로 채워졌다. 하용부 선생의 '밀양 북춤', 이윤석선생의 '고성 덧배기춤', 김홍종 선생의 '통영 문둥 춤', 김선옥 선생의 '버꾸놀이'가 우리네 춤과 가락의 재리를 전했다. 마지막 순서는 박염 선생의 경상도 장구의 진면모를 보여줬다.
박염 선생은 "메구치는 것이 좋아 13살 때 따라나섰던 것이 57년 풍물인생의 시작이었다. 어느덧 칠순이 됐는데, 제자들과 이렇게 좋은 공연을 하게 된 것이 기쁘다. 너무 고맙다"고 말했다.
한편, 진주삼천포농악은 66년 농악부문에서 처음으로 중요무형문화재 제11호로 지정됐다. 판굿의 전통을 이어받아 예술적 가치가가 높으며, 버꾸놀이, 자반뒤집기 등 개인기가 뛰어나다. 판굿에서 채상 또는 부포놀이가 돋보이며 군사놀이의 진법과 소고수들의 무예적 몸짓이 특징이다. 현재 인간문화재 김선옥 선생(상쇠)과 박염 선생(수장구)에 의해 전승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