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이슈반슈타인성과 호방가우성 찾아 가는 길

▲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성 노이슈반슈타인성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중앙역에서 독일 프랑크푸르트로 향하는 기차를 탄다. 유럽은 유레일패스 하나로 대부분의 대중교통 수단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기차, 트램, 지하철, 순환버스 등을 이용하면 승용차나 관광버스를 타지 않아도 원하는 곳 어디든 갈 수 있다.

 

▲ 기차 시간표

  기차역에 도착하면 제일 먼저 확인해야할 사항이 목적지까지 가는 기차 시간과 플랫폼 번호다. 목적지로 향하는 기차 시간표는 노란색, 돌아오는 기차 시간표는 하얀색이다. 돌아오는 기차 시간표도 꼭 메모를 해 두어야 한다. 유레일패스는 좌석을 예약하려면 예약비를 내야하는데 예약비가 아까워 그냥 타면 이리저리 빈자리로 옮겨다녀야하는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

 

▲ 독일 마을 풍경

  암스테르담을 출발한 기차는 뒤센도르프, 쾰른 등을 지나 오늘의 최종 목적지 프랑크푸르트로 향한다. 함께 여행하는 사람들과 맥주 한잔을 나누며 창밖 풍경에 빠져든다. 숲과 산을 지나며 초록 풍경에 취하는 시간이다. 드문드문 나타나는 그림 같은 독일 마을들... 언덕 위에 자리 잡은 성들이 손에 잡힐 듯 다가온다. 유럽에 도착한 이후 처음 만난 빗줄기가 차창을 때린다. 어둠이 내리는 안개 낀 독일 마을 사이로 소나무, 자작나무 숲이 끝없이 이어진다. 프랑크푸르트 중앙역에 내려 지하철 타고 호텔로 이동한다.

 

▲ 프랑크푸르트 도심 숲

  독일의 관문 프랑크푸르트는 유럽 전체에서 한국 교민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도시로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친근한 도시다. 독일로 돈 벌러 갔던 광부와 간호사들이 살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독일 최대의 공항이 있으며 금융과 상업, 기차 교통의 중심지 역할을 하고 있다.

 

▲ 독일에서 만난 서점

  프랑크푸르트는 독일 문학의 상징 괴테가 태어난 곳이다. 괴테하우스에서 그의 대표작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파우스트>가 완성되었다고 한다. 아침 일찍 일어나 호텔 창밖으로 보이는 프랑크푸르트를 한 마디로 요약하면 숲에 파묻힌 도시다. 독일은 숲을 매우 중시하는 나라라는 말이 실감난다. 그저 부러울 따름이다.

 

▲ 기찻길 옆으로 나있는 독일 운하

 

▲ 독일 운하

 프랑크푸르트에선 잠만 자고 뮌헨으로 다시 떠난다. 날씨가 계속 흐리다. 뮌헨에 도착해선 코인라커에 짐을 넣고 베트남 쌀국수로 점심을 먹는다. 오랜만에 먹는 동양 음식이라 정말 맛있게 배불리 먹었다. 베트남 쌀국수가 이렇게 맛있는 줄 미처 몰랐다.

 

▲ 퓌센 가는 길

 기찻길 옆으로 이어지는 끝없는 숲길 따라 하얀성, 노란성을 보기 위해 퓌센 가는 기차에 몸을 실었다. 디즈니랜드의 모티브가 되었다는 노이슈반스타인 성이 위치한 퓌센은 슈방가우 지방의 작은 도시다.

 

 이름이 길고 발음하기가 어려워 일행들은 그냥 하얀성, 노란성이라고 부른다. 하얀성이 노이슈반슈타인성, 노란성은 호방가우 성이다. 

 작은 역을 무수히 지나는 동안 띄엄띄엄 집과 마을이 나타난다. 기차는 천천히 달려가며 간간히 기적을 울려 사람들을 반긴다. 어떤 동식물들이 있는지 꼼꼼하게 관찰해 볼 수 있는 시간이다.

 

▲ 성에서 바라본 알프 호수
  삼나무, 소나무, 깨금나무, 자작나무, 버드나무, 독일가문비나무, 달맞이꽃, 사상자, 사위질빵이 길 가는 여행객을 반겨준다. 오리, 기러기, 황조롱이, 말똥가리, 까마귀, 제비, 비둘기, 왜가리, 노루가 간간히 보인다. 메꽃, 지칭개, 쇠뜨기, 민들레, 방가지똥, 망초, 왕고들빼기, 엉겅퀴, 클로버, 제라늄, 털머위, 부처꽃, 붉은토끼풀, 미국쑥부쟁이도 보인다. 지구에 사는 동식물들은 거의 비슷한 모양이다. 식물은 서양 사람들을 닮아 덩치가 꽤 커 보인다.

 

▲ 독일 마을 풍경-어디가 축구장이고 어디가 목초지인지 구분하기가 어렵다.

 

▲ 퓌센 역
 창밖 풍경에 취해 감탄사를 연발하는 사이 연거푸 기적 소리를 울리던 기차가 드디어 퓌센역에 도착했다. 아주 조그마한 역이다. 기차역에서 하얀성, 노란성 까지는 택시로 5분 정도 걸린단다.

 

▲ 노란성-호방가우성

  성을 둘러볼 시간이 많지 않다. 뛰다시피 숲길을 걸어 올라가 티켓을 끊었다. 아뿔싸! 귀하디귀한 시간이 한참이나 지난 후에야 입장 시간이 5분 단위로 정해져 있는 티켓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 노이슈반슈타인성 입구
  30분을 기다려서야 성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는 사실을 까마득히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시간이 모자라 뛰다시피 성안을 둘러본다. 노이슈반슈타인성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성 중의 하나다. 성 전체 모습을 한눈에 보려면 마리엔 다리까지 뛰어갔다 와야 한다. 10여 분만에 산악 마라톤 하듯 뛰어가서 성을 바라보며 사진을 찍었다.

 

▲ 하얀성-노이슈반슈타인성

 노이슈반슈타인성은 루드비히 황제의 성 중 가장 유명한 곳으로 1869년에서 1886년 사이에 만들어졌다. 외관은 중세 건축 스타일을 모방한 형태로 내부는 고딕과 로마네스크, 비잔틴 양식이 혼합되어 있다. 성 내부 곳곳에는 화려한 프레스코화와 각종 예술품으로 장식되어 있어 황제의 호사스러움을 체험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성에서 내려오는 길. 정해진 길을 따라 내려가면 돌아가는 기차 시간을 맞출 수가 없는 상황이다. 어딘지도 모르는 산길을 지름길이다 싶어  무작정 뛴다. 마지막 기차 시간까진 불과 10분밖에 남지 않았는데 택시는 보이지도 않는다. 산을 내려와 택시를 기다리는 동안 남은 시간은 불과 5분. 아무 승용차나 얻어 타고 갈 요량으로 차 앞을 가로막고 애원해 보지만 낯선 동양인을 태워줄 운전자는 아무도 없는 모양이다.

 

▲ 마리엔 다리에서 바라본 노이슈반슈타인성

 발만 동동 구르며 애만 태우고 있는데, 어느 순간 택시가 보인다. 다른 사람이 부른 택시인 모양이다. 이럴 땐 정말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할 수 밖에 없다. 염치불구하고 남이 부른 택시를 빼앗듯 잡아 탈 수밖에. 남이 불러 놓은 택시를 가로챘다고 욕을 하는듯 했지만 알아들을 수 없으니...

 

▲ 노이슈반슈타인성에서 바라본 구름속의 호방가우성
 
▲ 뮌헨으로 가는 기차

 우여곡절 끝에 퓌센 역에 도착하니 남은 시간은 2분. 기차에 오르는 순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성을 뒤돌아보며 여운 남길 시간도 없이 힘찬 기적 소리 울리며 기차가 출발 신호를 보낸다. 함께 갔던 일행들이 박수를 쳐준다. 장하다! 대한민국의 아들, 딸이여~ 다음에는 제발 그러지들 마쇼!!!

 다음 기사는 뮌헨 이야기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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