④내셔널 갤러리 가는 길, 본 그림들

 [사천 촌놈 유럽을 걷다 - 유럽여행기④] 유럽은 위도가 높아 우리나라보다 해가 늦게 집니다. 한여름에는 오후 10시 30분이 지나서야 어두워지기 시작합니다. 정신 없이 헤매다 숙소로 돌아가면 12시가 가까워질 때도 있습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걸어 다닌 거리가 30km는 족히 되어 보입니다. 걸었다 쉬었다를 반복하며 거리를 쏘다니다 보면 내셔널갤러리도 나오고 영국왕립재판소도 나옵니다.

▲ 셜록홈즈 책에 나오는 호텔 1층에 위치한 셜록홈즈 레스토랑- 그 옆엔 시원한 물을 공짜로 얻어 마실 수 있는 주영 한국 문화원도 있습니다. 길을 헤매다 우연히 만난 곳들입니다.
 지도를 반복해서 쳐다보지만 방향 잡기가 만만치 않습니다. 그럴 땐 그냥 무작정 걷다보면 목적지에 당도합니다. 헤매지 않고 도착하려면 그날 일진이 좋아야합니다. 일진이 좋지 않을 땐 지척에 두고도 못찾을 때가 있습니다. 이 사람 잡고 물어보면 이리가라 하고 저 사람 잡고 물어보면 저리가라 합니다. 그것도 영어로 가르쳐 줍니다. 한국말로 상세히 가르쳐 줘도 찾아가기 힘든 곳인듯 한데....

▲ 트라팔카 광장에서 바라본 내셔널 갤러리입니다.
 오늘 목적지는 영국 국립 미술관 내셔널 갤러리입니다. 내셔널 갤러리(http://www.nationalgallery.org.uk/)란 이름의 미술관은 영국 런던, 미국 워싱턴, 아일랜드 더블린 등에도 있습니다. 그 중 런던의 내셔널 갤러리가  규모가 가장 큽니다. 13세기부터 20세기까지 무려 2,300여점의 유럽 회화를 소장하고 있습니다. 미술 책에서 많이 봐왔던 유명한 화가들의 작품을 가까이에서 감상할 수 있습니다. 책에서 본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어서 빨리 내셔널 갤러리를 찾아야 하는데, 골목길만 자꾸 빙빙 도는 바람에 미칠 지경입니다.

▲ 런던의 상징 빨간 공중 전화 박스
 런던의 상징 빨간 공중 전화 박스를 지나고 지나 수없이 많은 골목길을 걸어 갑니다. 빨간 전화 박스는 보기엔 예쁘지만 안으로 들어가려다간 기겁하며 뛰쳐나올 수도 있습니다. 유리창이 깨져 있거나 지저분하기 때문입니다. 영국이나 한국이나 핸드폰이 보급된 이후론 공중전화 사용할 일이 많이 없기 때문에 관리하기가 쉽지 않을 듯 합니다. 그래도 런던의 상징물이기 때문에 철거하지 않고 두었습니다. 간혹 급한사람들의 toilet으로 활용되기도 하는 듯 합니다. 잘 정돈된 인도 앞에 있는 검은 봉지 안엔 뭐가 들어 있을까요? 확인 해보진 못했습니다. 잘못 확인하다간 큰 코 다치는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 철창 사이 골목길
 철창 사이 골목길을 지나다 특이한 건물을 발견합니다. 왜 유독 이 건물에만 쇠창살이 둘러쳐져 있을까? 정문으로 가서야 이유를 알았습니다. 영국 왕립 재판소입니다.

▲ 영국 왕립 재판소(Royal Courts of Justice)
 잉글랜드와 웨일스의 최고 법원 영국왕립재판소(Royal Courts of Justice)입니다. 내부로 들어가려면 가방 검사와 몸 수색을 거쳐야 합니다. 방청을 하기 위해 들어선 재판소 내부는 엄격함과 엄숙함 그 자체입니다. '공정한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영국인들의 숙연함이 느껴집니다. 내부에 있는 58개의 법정 중 오늘은 몇몇의 법정에서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도 맑아 지는 '법''을 실천으로 옮기기 위한 재판이 진행중입니다. 시민혁명을 가장 먼저 이룩한 신사의 나라라는 사실을 실감하는 순간입니다.

▲ 내셔널 갤러리 앞 계단
 드디어 내셔널 갤러리 앞 계단에 도착합니다. 젊은이들이 계단 가득 앉아 있습니다. 다양한 나라 사람들, 다양한 인종들이 모였습니다. 그림 구경보다 사람 구경하는것이 더 좋습니다. 뚱뚱한 사람들이 참 많습니다. 사람들을 뒤로 하고 내셔널갤러리 안으로 들어갑니다.

▲ 내셔널 갤러리 내부(내셔널 갤러리 홈페이지(http://www.nationalgallery.org.uk/)제공)

▲ 당신이 내셔널갤러리에서 꼭 봐야할 그림들

 '당신이 내셔널 갤러리에서 꼭 봐야 할 그림들'은 중세 시대부터 르네상스를 지나 20세기 초까지 연대 순으로 전시하고 있습니다. 2,300여점의 회화를 순서대로 다 감상하려면 눈이 빠질 지경이 됩니다. 다리가 아파서 도저히 걷기조차 힘들어질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레오나르도 다빈치, 미켈란젤로, 보티 첼리, 렘브란트, 빈센트 반 고흐, 세잔, 마네, 모네 등 미술 책에서 봤던 분들 그림을 중심으로 감상합니다.

▲ 해바라기(느티나무 작)
 제일 맘에 드는 그림은 단연 고흐 형님의 해바라기입니다. 돌아가신 형님께는 물어보지도 못했지만 이날부터 고흐 형님이라 부르기로 했습니다. 왜냐구요? 그냥요! 저도 해바라기를 무척 좋아하는데 그런 면에서 닮은 점이 있는것 같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프랑스 오르세 미술관, 오베르 쉬즈 지방에서도 빈센트 반 고흐를 만날 수 있습니다. 고흐 형님 작품 외에도 르네상스 시기 회화들이 마음에 쏙 듭니다. 중세 시대 성화들은 이해하기가 좀 힘든 점이 있습니다. 마네, 모네 그림도 푸근하게 다가옵니다.

 아쉽게도 내셔널 갤러리 내부는 사진 촬영이 철저히 금지되어 있습니다. 영국 박물관처럼 여기도 입장료는 무료입니다. 참 고마운 영국입니다.

 다음 기사는 '서양 뚱땡이'와 펠리컨, 블랙스완(흑고니)이 있는 제임스 파크 이야기로 이어집니다.

▲ 내셔널갤러리에서 바라본 트라팔카 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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