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체 “24년까지 사업가능, 새 채굴장 찾는 중”

사남면 진분계 납석 광산을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사남면 ‘진분계 납석 광산’의 사업 중단에 따른 복구명령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다. 그 사이 광산업체는 마을주민들을 형사고발하는 한편 새 채굴장 신청도 검토하고 있어 논란이 계속될 전망이다.

ㄴ산업개발이 사남면 계양리 산82번지에 납석 채굴 허가를 받은 것은 2005년7월29일이었고 사업기간은 3년이었다. 따라서 올해 7월28일로 사업기간이 종료됐다. 당초 업체는 지주로부터 토지사용승낙을 연장해 사천시에 산지전용허가 신청을 할 계획이었으나 지주의 부동의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이에 사천시는 9월말까지 복구설계서를 작성해 제출하라고 지시했으나 해당 업체는 이를 따르지 않았다. 시는 다시 10월말까지 제출하라고 지시했고 그래도 응답이 없자 “11월28일까지 복구설계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행정대집행을 하겠다”는 내용의 최후통첩을 보냈다.

만약 이 기간까지 복구설계서가 들어오지 않으면 시는 보증보험에 예치되어 있는 1억2500만원으로 임의 사업자를 선정해 복구작업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11월19일 ㄴ산업개발에 확인한 결과 “곧 복구설계서를 낼 것”이라는 입장을 들을 수 있었다.

업체가 내민 당근과 채찍

그렇다면 ㄴ산업개발은 왜 이렇게 시간을 끌어온 것일까. 진분계 마을주민들은 그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시간끌기를 하면서 땅 주인에게 토지사용승낙서를 계속 받으려고 하는 것 아니겠나. 실제로 마을주민들에게 달콤한 조건도 제시하는가 하면 손해배상의 책임을 물리겠다고 으름장도 놓고 있다”

주민들의 설명에 따르면 주민 대부분은 ‘손해배상 청구소송/ 형사고소 착수예고 최고 및 안내서’란 제목의 내용증명을 업체로부터 받았다.

업체 대표가 9월29일자로 작성한 내용증명 문서에는 △허위 사실 유포를 통해 회사의 운영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고자 함을 묵과할 없음 △업무방해로 인해 최대 200억대 이상의 손실 발생 △주민들을 상대로 배상소송을 착수함과 동시에 최아무개(지주) 등을 사기 등으로 형사고소 조치할 것임 등을 밝혀 놓았다.

또 마을주민들에게는 채굴을 전제로 거액의 합의조건도 제시했다. △매년 마을발전기금으로 3000만원 기부 △광산반대운동에 들어간 마을발전기금 6000만원 보상 △직원으로 마을주민 우선 임용 등 그야말로 귀가 솔깃할 만한 내용들이다.

그리고 끝부분에서 “재정이 튼튼한 마을로 갈 것인가 재정이 바닥난 피폐한 마을로 만들 것인가 선택하라”고 해 당근과 채찍을 함께 제시했다. 결국 채굴현장 복구설계를 늦추면서 주민들과 지주를 설득하려 한다는 마을주민들의 주장이 사실로 들어난 셈이다.

진분계 납석 채굴장 입구

"땅주인 고발하고 새 채굴장 찾을 것"

그럼에도 마을주민의 특별한 대응이 없자 업체의 압박은 더욱 구체화 되고 있다. 산82번지 소유주 3명을 사기혐의로 경찰에 고발한 것. 이에 따라 땅 주인 3명은 지난 17일 경찰에서 조사를 받았다. 또 업체 관계자는 “손해배상 소송을 진행하기 위해 변호사를 선임 중”이라고 말해 주민들을 상대로 민사소송까지 추진하고 있음을 숨기지 않았다.

하지만 진분계 주민들은 크게 동요하지 않는 모습이다. 마을대책위 관계자는 “소송 겁내는 사람 아무도 없다”라고 말해 법적 검토를 상당부분 마쳤음을 내비쳤다.

11월28일이 지나면 법적 소송과 무관하게 산82번지 납석 채굴은 일단락되는 분위기다. 하지만 논란의 불씨는 여전하다. ㄴ산업개발이 새 채굴장소를 물색하고 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 업체가 2005년 당시 광업권을 설정한 면적은 사남면과 고성군 하이면 일대 281헥타르(80만평). 그리고 채광할 수 있는 기간은 2024년까지로 20년이다. 따라서 업체가 적당한 땅을 사거나 지주의 토지사용승낙을 받을 경우 얼마든지 채광이 가능한 셈이다.

이와 관련해 사천시 녹지공원과 관계자는 “새 사업계획서가 들어온다면 검토 후 법적 테두리 안이라면 승인할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2005년부터 3년 넘게 끌어온 ‘진분계 납석광산’ 논란. 잠시 주춤하는 듯했던 마을주민과 업체의 갈등은 새로운 국면으로 빠져들고 있다.
멀리 사남면 진분계 마을 근처 납석 광산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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