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양중학교 교사 김성근
“시간은 많아서 좋은데, ‘뭘’ ‘어떻게’ 하며 보내야 할 지 고민입니다.”

수능 시험을 갓 끝낸 수험생들로부터 쉽게 들을 수 있는 말이다. 당연한 말이다. 깊이 고민을 해야 할 시간이다.

힘든 여정을 끝낸 뒤의 여유로움을 부릴 만도 하지만 남는 시간을 어떻게 필요한 시간으로 만들어 가느냐가 더 중요하다. 여유를 가지면서도 냉철하게 스스로를 추스려야 할 시간이다.

그 동안 흘린 땀방울의 의미를 소중한 자양분으로 승화시키는데 온 지혜를 모아야 한다. 최선을 다했으니, 다음을 위하여 준비하고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한 시간이다.

공부한 만큼 시험을 치르지 못한 사람도 있고 생각했던 것보다 시험을 잘 본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미 정해진 성적에 연연하기보다는, 미래를 차분히 준비할 때다. 무엇을 하며 어떻게 하는 것이 '가치 있게 사는 길'이며 '보람 있게 사는 길'인지에 대해서 고민해 보아야 한다.

물론 우리 사회는 수능 성적이 인생에서 적지 않은 역할을 하는 경쟁사회 구조이긴 하다. 그렇지만 절대 낙담할 이유는 없다. 길고 긴 인생 항로에서 승부는 단 한 번으로 결정되지 않는 법이다. 수능은 앞에 놓인 여러 개의 가능성 중 한 가지일 뿐이다.

성공한 인생 선배들을 유심히 살펴보면 크고 작은 실패의 경험을 수도 없이 겪었다는 것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단 한 번의 실패에 실망하지 않고, 오히려 그것을 승화시키는 자세가 필요하다.

실패를 부끄러워해서도 안 된다. 실패보다 부끄러운 것은 실패가 두려워 아무런 시도도 하지 않는 것이다. 인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실패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실패해도 좌절하지 않는데 있다.

꿈을 품고 계속 노력하면 언젠가는 반드시 그 꿈이 이루어질 때가 오기 마련이다. 중요한 것은 변경할 수 없는 지난 일에 집착하지 말고 앞으로 다가올 일을 잘 준비해서 그때 그때 최선을 다하면 반드시 좋은 길이 열리게 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긴 인생의 여정을 흔히 마라톤에 비유하기도 한다. 스타트할 때 앞서가는 사람도 있고 출발은 조금 늦지마는 마지막까지 꾸준히 끈기 있게 달려서 갈수록 저력을 발휘하는 사람도 있다. 대학 들어갈 때 좋은 성적이 아니라도 계속해서 성실하게 노력하면 성공적인 생애를 만들어갈 수 있다.

그동안 공부하느라고 애쓴 수험생 여러분들 정말 고생했다. 자녀들을 보살핀다고 생활비를 아껴 가며 여행 한번 제대로 못 다녀오고 수험생 옆을 지킨 학부모들, 수험생들을 친동생 친자식같이 지도하며 격려를 아끼지 않은 선생님들 역시 마찬가지다.

수능을 마친 수험생들과 그 가족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격려를 보낸다.
곤양중학교 교사 김성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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