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주민들, 피해보상 요구하며 공사현장에서 사흘째 농성

사천시 곤양면 흥사마을 주민들이 25일 타니골프장 진출입로 공사현장에서 피해보상을 요구하며 사흘째 농성을 벌이고 있다. 타니, 흥사
골프장 진출입로 탓에 마을이 두 동강났고 이로 인해 주민들의 불편이 커졌다며 해당 마을주민들이 집단 농성에 들어갔다.

말썽이 일고 있는 곳은 사천시 곤양면 흥사마을이다. 이 마을은 곤양면 가화리 일대에 조성 중인 타니골프장 진출입로가 연결되는 곳으로, 마을주민들은 공사구간 일부에 지난 23일부터 사흘째 천막을 치고 농성 중이다.

25일 농성장에서 만난 마을주민들은 “처음엔 축동면 용수마을에서 다리를 놓아 골프장에 들어가는 것으로 들었는데 어느 순간 우리 마을을 관통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며 “이대로 도로가 나면 사고위험도 높고 불편도 커진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주민들이 가장 염려하는 것은 골프장 진출입로가 급경사에다 굴곡이 심한 탓에 사고 위험이 높다는 것이다.

1001번 지방도와 연결되는 타니골프장 진출입로가 급경사에 굴곡도 심해 마을주민들이 불안해 하고 있다. 공사현장. 타니, 흥사
현장 확인 결과, 실제로 신설도로 높이가 기존 마을의 표고보다 훨씬 높아 마을이 둘로 갈라지는 결과를 낳았고, 좁은 마을안길이 이 도로와 급경사로 연결되는 모습이어서, 뭔가 대책이 있어야 할 것으로 보였다.

이와 관련해 마을주민 문청일(71) 씨는 “경운기 등 농기계를 몰고 이 경사길을 다니다간 사고당하기 십상”이라며 “마을길이 도로 밑으로 지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을주민들 중에는 침수피해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많았다. 마을 안쪽으로 골짜기가 깊은 데다 도로를 타고 흘러든 빗물이 마을을 지나는 개울과 만날 경우 넘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또 마을 앞을 지나는 1001번 지방도가 골프장 진출입로와 연결되는 과정에서 기존 도로보다 훨씬 높아진다는 점도 침수피해 걱정을 낳는 원인이다.

이 마을의 김진덕(57) 이장은 “이전에도 많은 비가 내릴 경우 일부 가옥이 침수되는 일이 있었다”며 “도로가 완공되면 마을은 도로 사이에 끼게 돼 물에 잠길 것은 불 보듯 뻔하다”고 주장했다.

마을 앞의 기존 지방도가 높아지고 새 도로까지 생기면 큰 비가 올 때마다 침수피해가 발생할 것이라고 마을주민들은 걱정했다. 타니, 흥사
마을주민들의 이런 우려에 대해 시행사인 타니골프앤리조트(주)는 일부 수긍하면서 “대책을 세우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타니골프앤리조트(주) 안승재 팀장은 마을길 연결부분과 관련해 “지하통로를 만드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다만 경사가 완만하도록 공사를 하겠다”고 밝혔다.

또 침수피해 우려에 대해서는 “침수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지만 일부 저지대 주택은 협의에 따라 매입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안 팀장은 “이 문제의 핵심은 다른 곳에 있다”며 말을 돌렸다. 골프장과 그에 따른 진출입로 건설을 두고 마을주민들의 요구사항이 있는데, 업체 쪽과 협상진행이 잘 안 되는 것이 문제라는 설명이었다.

흥사마을 문청일 씨가 새 도로 탓에 마을길이 불편해졌다며 지하통로 필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타니, 흥사

현재 마을주민들의 요구사항은 마을복지관 2곳 건립과 농산물공동판매장 1곳 건립, 그리고 마을발전기금으로 해마다 5000만원을 달라는 것이다.

이를 두고 마을주민들은 “공사과정에서의 피해와 준공 뒤의 불편함, 사고 위험 등을 감안하면 무리한 요구가 아니다”고 주장하는 반면 타니 측은 “현재 요구사항은 너무 지나치다”고 반응하고 있다.

이 마을의 이기세(72) 씨는 “마을주민들로선 참을 만큼 참았다. 몇 차례 요구사항을 문서로 전달했음에도 공식적인 답변 없이 시간만 끌고 있어 행동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민들의 공사현장 농성으로 도로공사는 사흘째 중단된 상태다.

이와 관련해 안 팀장은 “마을주민들과 부딪히기보다는 잠시 협상시간을 갖는 것이 좋겠다고 회사에서 판단하고 있다. 조만간 협상안을 만들어 주민들과 협의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타니 측은 조만간 협상안을 만들어 주민들과 협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타니, 흥사

저작권자 © 뉴스사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