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수스님의 극락왕생을 기원하며 남은 '우리'를 생각합니다!

 

▲ 사진은 문수 스님이 남긴 유서 첫번째 장 -불교닷컴 제공 4대강
31일 4대강 개발 반대를 주장해오던 조계종 문수스님이 4대강 사업 즉각 중단을 요구하는 유서를 남긴 채 오후 2시경 경북 군위읍 사직리 하천 제방에서 소신공양(분신) 하셨습니다. 스님의 법구는 군위 삼성병원으로 안치되었으며 제방 위엔 불을 붙인 휘발유 통과 스님의 유서만 덩그러니 발견되었습니다.

생명존중, 생명보호의 가치를 외치는 성직자의 간절함은 불도저에 밀려버렸습니다. 생명을 무시한 포크레인질은 결국 한 순수한 성직자의 목숨까지 앗아갔습니다. 문수스님의 소신공양은 생명을 저버린 4대강 사업이 가져온 궁극의 폐단이자, 이제 4대강 생명들의 눈물이, 그 울음소리가 우리 인간에게도 전해진 것입니다.

얼마나 많은 생명들이 아파해야할까요? 얼마나 많은 생명이 죽어나가야 이 사업이 중단될까요? 몇 천 년을 흘러온 생명의 강이 처참히 파헤쳐지는 동안 우리 주위의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들 또한 더 아픈 몰매를 맞아갑니다. 무엇을 위한 사업이며 무엇을 위한 개발이기에 이리도 많은 사람들이 아파해야할까요?

어느 성직자께서 자신이 입고 있는 승복을 죄수복이라고 표현하셨습니다. 4대강 사업으로 뭇 생명들이 죽어나가는 상황에서 아무것도 할 것 없는 자신을 자책하며 하신 말씀입니다. 문수스님도 그런 마음이셨을 겁니다. 다시 한 번 4대강 사업으로 희생된 문수스님의 극락왕생을 기원합니다.

▲ 낙동강 상류 항공사진 4대강

그럼, 남은 우리는 무엇을 해야할까요?

하염없이 눈물이나 흘리고 긴 한숨만 내쉬고 있어야 할까요?

내일은 6.2 지방선거가 있는 날입니다. 스님의 죽음이 헛되지 않게 꼭 투표해 주세요.

몇 천 년 유유히 흘러온, 앞으로도 자자손손 흘러갈 이 생명의 강(한강, 낙동강, 금강, 영산강)에게 경의를 표합니다.

 

김향진 / 사천환경운동연합 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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