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회 전국국악경연대회 '종합최우수상' 수상

사천에서 활동하고 있는 유일한 소리꾼인 이윤옥(39) 선생이 전국국악경연대회에서 대상에 해당하는 종합최우수상을 수상해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11월1일과 2일 이틀간 전북 정읍에서 열린 제18회 전국국악경연대회에서 종합최우수상에 선정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무용과 기악, 가야금병창, 고법, 판소리, 농악 등 6개 분야의 최우수자 끼리 경합을 벌인 끝에 종합최우수상을 수상한 것이다.

판소리의 불모지와 다를 바 없는 사천지역에서 묵묵히 판소리 하나만을 바라보며 소리에 정진해온 그이기에 이번 상의 의미는 더 크다.

“본선에서는 평상시대로 잘했는데, 각 분야 최우수자가 겨루는 종합에서는 떨려서 혼났다. 끝나고 나서 해냈구나 싶었다. 종합최우수상을 받을 거라고는 반반이라고 생각했다.”

경상남도 지정 무형문화재 제9호 사천 판소리 수궁가 전수조교인 그는 이번 경연대회를 참가하기 위해 1년 넘게 준비했다고 한다.

어린학생과 어른들을 가르치는 수업이 끝나면 틈틈이 개인연습을 했고 서울에서 활동하고 있는 중요무형문화재 5호 춘향가 명창인 오비연 선생님을 직접 찾아가 가르침을 받기도 했다.

이윤옥 선생.
“대회 중간에 기도를 했다. (종합최우수상)을 받으면 봉사활동을 많이 해야겠다고 스스로 결심했다. 사천은 물론 다른 지역에서 어르신을 대상으로 무료 판소리 공연을 열려고 마음을 가졌는데, 상을 받게 됐고 그래서 하늘이 도와준 것 같다.”

그가 판소리에 입문한지도 벌써 20년, 그간의 시간이 자신과의 싸움이라고 말할 정도로 가시밭 같은 외길을 걸어왔고 이제 그 결과가 나타났기에 자랑 할만도 하지만 오히려 겸손하다.

교육자인 아버지가 반대할까봐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부모님 몰래 판소리를 배웠던 그는 "자랑하고 싶지만 부모님이 세상을 떠나서 그럴 수 없다는 게 가장 가슴 아프다"라고 말했다.

그래서인지 이 얘기를 꺼내자 말자 잠시 숨을 고르며 그의 눈가에는 살며시 눈물이 맺혔다.

당신들이 돌아가시기 전까지 판소리하는 사실을 몰랐을 정도로 꼭꼭 숨겨왔지만 자랑할 수 없다는 것이 안타까움을 더하게 하는 듯 했다.

소리 하나에 인생을 걸어온 그의 최종 도착지는 우리나라 명창의 반열에 오르는 것이다. 이제 명창이 되기 위한 첫 관문을 통과했다. 그리고 내년에는 판소리에 입문한 이후 처음으로 완창 발표회를 가질 예정이다.

그의 소망대로 명창이 되기까지 아직 가야할 길이 많이 남아 있지만 언젠가 그의 소리가 세상으로 널리 퍼지기를 기대해 본다.

이윤옥 선생 공연 모습.
저작권자 © 뉴스사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