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짧아 변별력 약해.. 행정통합 "시기상조, 신중" 한 목소리

한나라당 사천시장후보 공천자를 가리기 위한 후보자합동방송토론회가 29일 열렸다. 이날 토론회는 오전10시부터 75분 동안 진행됐으며, 서경방송에서 생방송으로 방영했다.

토론회가 진행되는 동안 후보자들은 대체로 차분한 모습이었지만, 간간이 날카로운 질문을 주고받는 등 신경전도 연출됐다. 특히 후보자 상호토론 순서에는 개인 신상에 관한 예민한 질문도 이어졌는데, 후보들 중 한 발 앞서 있는 것으로 평가되는 정만규 후보에게 집중됐다.

조영두 후보는 정만규 후보를 향해 “지난 선거에서 금품제공에 따른 선거법위반 혐의로 시장직을 잃음으로써 보궐선거를 하는 부끄러운 과거가 있다”며 “지금이라도 후보직에서 용퇴할 의향이 없는가”라고 물었다.

이에 정 후보는 “당시 어렵고 힘든 사람들이 많은 상황에서 시민들에게 베풀다가 결과적으로 선거법위반이 된 것일 뿐”이라며 “부정한 뜻으로 한 일이 아니어서 시민들도 많이 안타까워했다”고 답했다.

정만규, '금품제공 선거법위반' 경력에 "시민들에게 베푼 것" 해명
송영곤,  '사천생활 짧지 않느냐' 지적에 "시민들이 진정성 헤아릴 것"
조영두, '국비지원 자신 있나' 물음에 "중앙부처 인맥 웬만큼 있다"

송영곤 후보도 정 후보를 향해 “선거운동과정에서 어깨띠나 사무실 간판 등에 한나라당 로고나 기호 등을 넣지 않고 있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정 후보는 한 때 새정치국민회의에 입당한 경력을 설명한 뒤 “예비후보 당시에는 한나라당에 입당한 상태가 아니어서 한나라당 로고를 사용할 수 없었다”고 맞받았다.

이밖에 조영두 후보는 송 후보에게 “사천발전의 가장 걸림돌은 뭐냐”고 물었고, 이에 송 후보는 “삼천포 동지역 경제발전이 가장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나아가 화합 등 무형적 가치를 강조하며 “건전한 공동체로 사회통합을 이루는 것이 과제”라고 답했다.

반대로 송영곤 후보는 조 후보에게 “중앙부처 근무경험이 없어서 국비확보에 어려움이 있지 않겠느냐”고 물었다. 이에 조 후보는 “경남도 주요 부서에 근무하면서 중앙부처에도 인맥을 형성해 놓았다”면서도 “인맥도 중요하지만 설득해 낼 수 있는 힘이 더 중요하다”고 답했다.

한나라당 사천시장후보 공천자를 가리기 위한 후보자합동방송토론회가 29일 열렸다. 한나라당 사천시장 예비후보 토론회
정만규 후보는 조 후보에게 최근 불거지고 있는 공직비리를 언급하며 “공직에 몸담고 있을 때와 그렇지 않은 지금 사이에 공직자를 바라보는 시각에 차이가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조 후보는 “그때나 지금이나 큰 차이는 없다”며 “부정부패와 공직비리는 일벌백계 한다는 각오로 시장직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또 정 후보는 송 후보에게 사천에서 생활한 시간이 짧음을 지적하며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소신이나 대책이 있느냐”고 물었고, 이에 송 후보는 “평소 ‘상부상조 하는 공동체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가 행정의 가장 중요한 가치가 돼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진정한 뜻이 시민들에게 전달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사천과 진주 또는 서부경남의 대통합에 관해 어떤 생각을 가졌느냐는 공통 질문에 송영곤 후보는 “사천과 삼천포 통합 이후 갈등이 아직 가시지 않았다”며 “장기적 과제로 검토해 볼 순 있겠지만 단기적으론 부적절하다”고 답했다.

정만규 후보는 정부가 추진하는 ‘2014년 행정구역개편’에 사천시도 준비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리고 이 과정에 시민들의 의견이 반드시 반영돼야 함을 강조했고, 통합의 결과가 도시로 집중되는 일은 막아야 한다는 견해를 폈다.

조영두 후보 역시 1995년에 이뤄진 사천과 삼천포의 통합이 완전치 않음을 지적했다. 나아가 사천-진주 통합 문제가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워진 느낌”이라며 “발전 축이 진주로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대책 없이 추진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는 질문과 답변 시간이 짧은 데다 전반적으로 빡빡하게 진행돼, 후보자의 정책을 비교하고 도덕성을 검증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평가가 많았다.

이에 관해선 후보자들도 일부 아쉬워하는 눈치였다. 또 토론회 시간이 천안함 침몰 희생자 영결식과 맞물려 그 영향력도 반감됐을 것으로 예측했다.

서경방송은 이 토론회를 오늘(29일)밤 11시20분과 내일 오후5시30분, 두 번에 걸쳐 녹화방영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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