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이유로 7월1일부터.. 긴급 간담회 가졌지만 해법 없어

아시아나항공이 오는 7월1일부터 사천~김포 노선을 폐쇄하겠다고 하자 7일 사천을 비롯한 사천공항 인근 지자체들이 아시아나 쪽과 긴급 간담회를 가졌다. 아시아나 사천공항
아시아나항공이 적자를 이유로 하루에 한 번 운항하던 사천~김포 노선을 폐쇄할 방침이 알려져 이용객들의 불편이 예상된다. 사천시를 비롯한 사천공항 인근 지자체들은 7일 사천시청에서 긴급 간담회를 가졌지만 아시아나항공의 입장변화를 이끌어내기는 역부족이었다.

아시아나항공은 현재 사천과 김포를 매일 1회 왕복(오후 6시35분 도착, 오후 7시5분 출발) 운항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모 그룹인 금호그룹이 워크아웃에 들어가 위기를 맞고 있다. 금호그룹 채권단은 항공분야 경영개선의 일환으로 인원감축, 항공기 매각 등을 요구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적자폭이 가장 큰 사천~김포 노선을 폐쇄하기로 했다는 게 아시아나항공의 설명이다.

이 같은 사실은 아시아나 측이 지난 3월25일 사천시를 방문해 직접 알렸으나 사천공항 이용의 위축을 우려한 사천시는 크게 반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천시는 사천공항을 이용하는 이용객이 인근 기초단체에 폭넓게 걸쳐 있는 점을 감안해 합동 간담회를 제안했고, 아시아나항공이 이에 응해 7일 오후1시30분 사천시청 중회의실에서 경영설명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는 진주, 통영, 고성, 남해의 관계 공무원이 함께 했다.

사천시 강상민 지역개발국장(왼쪽)과 아시아나항공 손두상 상무. 아시아나 사천공항
이 자리에서 아시아나항공 손두상 상무는 “해마다 사천~김포 노선 이용객이 줄어들어 지난해에는 25억이 넘는 적자가 발생했다”며 “채권단의 압력으로 우리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아시아나항공에 따르면 2007년 18만1509명이던 이용객 수가 2009년에는 16만780명으로 줄어, 해마다 5%이상 감소 추세를 보였다. 탑승률도 해마다 줄어들어 2007년에 63.8%이던 것이 2008년 52.6%, 2009년 48.6%를 거쳐, 2010년 3월 현재 44.4%를 보이고 있다.

손 상무는 “당초 채권단은 5월1일자로 노선폐쇄를 권했지만 지방선거와 회사의 제안 등을 고려해 7월1일로 미뤄진 것”이라 덧붙였다.

경영설명회에 참석한 지자체 관계자들은 아시아나항공 쪽 설명을 들은 뒤 노선폐쇄의 재검토를 강력히 요청했다.

사천시 강상민 지역개발국장은 “사천을 비롯한 인근 지자체들은 고속도로와 함께 항공노선을 가졌기에 투자자의 관심을 끌 수 있었다”면서 항공노선이 점진적으로 축소될 경우 투자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경계했다.

아시아나 측이 노선폐쇄 근거로 제시한 자료. 아시아나 사천공항
그는 이어 “(사천~김포 노선이)한 때 황금노선일 때가 있었는데, 적자라고 노선을 없앤다는 것은 지역을 너무 배려하지 않는 것”이라며 “사천~제주 노선을 신설하는 등 새로운 경영개선책으로 채권단을 설득해 달라”고 요구했다.

또 진주와 통영 등 다른 지자체 관계자들도 “기업이 이윤추구만 하는 시대는 지났고 윤리경영을 해야 한다” “국내노선이 대부분 적자인 걸로 아는데, 그렇다고 모두 운항을 중단하는 건 아니지 않은가” “전체 적자가 5000억원이 넘는데 다른 자구책이 필요하지 않나” 등등 따졌지만 아시아나항공의 입장은 변함이 없었다.

손 상무는 말미에 작은 가능성 하나를 열어 놨다. 노선폐쇄 이전에 탑승률이 65% 선까지 회복되면 채권단에게 강력히 호소해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현실성이 별로 없다는 게 참석자들의 공통된 생각이었다. 지자체가 나선다고 해서 탑승률이 수직상승 할 수 없고, 지원할 수 있는 마땅한 대책도 없다는 것이다.

이날 간담회에 앞서 사천시청 한동진 도로교통과장은 지난 5일 국토해양부를 방문해 노선폐쇄의 부당성을 전달했으나, 관계자로부터 “항공노선 결정은 항공사가 판단할 문제여서 간여하기 힘들다”는 답을 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참고로 항공노선 변경의 경우, 지난 1998년까지는 항공사의 신청에 따른 정부의 허가로 이뤄졌지만 그 이후로는 항공사의 신고만으로도 가능해졌다.

7일 인근 지자체들과 아시아나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간담회를 갖고 있다. 아시아나 사천공항
한편 이날 한국공항공사 정호석 사천지사장은 사천공항의 활성화를 위해 지자체 차원의 보조금 지원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항공운항이 대중교통으로 분류되지 않아 여객버스업체처럼 유류비지원 등 국비보조가 힘든 만큼 공항이 있는 인근 지자체에서 ‘인센티브’ 형태로 지원함으로써 이용객을 늘릴 수 있다는 주장이다.

현재 국내 공항 가운데 청주 무안 양양 원주에서 항공사 재정지원이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항공노선 이용객을 유치하는 여행사 등에 포상제를 운영하는 지자체도 많은 것으로 조사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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