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과방위 잇단 파행…지역에선 조속 통과 촉구 목소리

[뉴스사천=강무성 기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 내에서 KBS 수신료 분리징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 대응 등 여러 현안에 여야가 극한 대치를 이어가고 있다. 여야 충돌로 우주항공청 특별법 논의는 과방위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우주항공청의 연내 개청 가능성은 점점 낮아지고 있다. 우주항공청이 연내에 개청하려면 설립 근거가 되는 법안이 늦어도 6월까지 국회를 통과되어야 한다.
앞서 과방위는 지난 22일 오전 과학기술원자력법안심사소위를 열었다. 이날 과방위 소위에서는 우주항공청 근거 법안과 관련해 ‘우주 정책 전담 기관 관련 공청회’를 개최했다. 하지만 개최 당일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간사 등 야당 의원들이 대거 불참해 공청회 자체가 파행이 될 뻔했으나, 무소속 박완주 의원이 참석하면서 간신히 공청회는 개최됐다. 이날 공청회에는 황호원 한국항공대 우주법학과 교수, 정소윤 한국행정연구원 연구위원이 참석해 국가 우주항공 전담 조직과 관련한 의견을 냈다.
야당 위원들은 “공청회는 전체회의에서 진행하기로 이미 합의했고, 소위에서 먼저 공청회를 여는 건 통상적 절차에도 어긋난다”면서 보이콧 이유를 밝혔다. 박성중 여당 간사 겸 과학기술원자력법안심사소위원장은 여야 간사간 협의로 추가 공청회 개최 가능성을 언급했다. 하지만 이후 관련 논의는 여야 대치로 중단된 상태다.
지난 22일에는 과방위 전체 회의가 열렸으나, KBS 수신료 분리징수 등 안건 상정을 두고, 여야가 극한 대치했다. 이날 전체회의에는 장제원 위원장은 불참했다.
6월 26일 오후에도 과방위 전체 회의가 파행됐다. 이날 전체 회의는 민주당 소속 위원들이 소집을 요구해 열렸으나, 장제원 과방위 위원장이 불참했다. 여당 간사를 맡고 있는 박성중 위원장 직무대리는 회의 시작 6분 만에 “지난 22일과 달라진 것 없다”며 산회를 선포했다.
야당 측은 KBS 수신료 분리 징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대응 등 현안을 여당이 회피하고 있다며, 맹공을 가하고 있다. 여당 측은 우주항공청 특별법 등 주요 현안에 야당이 협조하지 않고 있다고 갑갑함을 토로하고 있다.
국회 과방위의 여야 대치 상황이 계속되자, 26일 박완수 경남도지사는 “특별법이 정쟁의 도구가 되어서는 안 된다”며 “세계 우주항공산업에 대한민국이 뒤쳐지지 않게 법안이 조속하게 통과돼야 한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박 지사는 “우주 관련 기관, 산업, 인력을 집적화하고 초기 창업 기업 기반과 인력 양성 등으로 사천 우주항공청의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며 국회를 향해 법안 통과를 촉구했다.
우주항공청 예정지인 사천에서도 우주항공청 6월 통과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사천시지도자회의(회장 정기현)는 지난 20일 사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주항공청 개청은 여야 정치적 논쟁의 대상이 아니라 시대적, 국민적 요구 사항”이라며 “우주항공청이 올해 개청될 수 있기를 갈망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특별법이 6월 임시 국회에서 의결되어야만 올해 안에 우주항공청 개청이 가능하다”며 “정치권의 이해관계나 작은 것에 연연해 국가 백년대계가 늦춰지거나 뒤처지는 우를 범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현재로선 7월과 8월 국회 일정이 없는 상태다. 9월 정기국회에서는 총선 분위기 등으로 여야는 더욱 첨예하게 대립할 전망이다.
하영제 의원실 관계자는 “현재로선 다른 현안에 발목 잡힌 상태여서 연내 개청 여부를 바로 확언하기는 어렵다. 여야가 극적인 합의만 하면 올해 안 개청은 가능하다. 의원실에서도 최대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