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는 사천] 안녕, 소중한 사람

『안녕, 소중한 사람』 정한경 저 / 북로망스 / 2020
『안녕, 소중한 사람』 정한경 저 / 북로망스 / 2020

[뉴스사천=강미화 사천도서관 봄날 독서회 회원] 정한경 작가가 쓴 에세이집인 이 책은 크게 다섯 가지의 목차로 나뉜다. 필자가 인상 깊게 읽은 부분은 「어떤 사랑은 이별하기 전에 끝난다」이다. 

보통의 에세이는 주로 이별을 당하는 처지에서 서술한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는 다르게 표현한다. 이별을 통보하는 사람은 이별의 책임을 온전히 홀로 책임지는 사람. 고통을 주기 위해 그런 말을 하는 것이 아닌, 후에 고통을 덜 받기 위해 아픔이 적은 지금 미리 고통을 받는, 현명한 판단을 내린 사람으로 묘사한다.

나는 처음 이것을 읽었을 때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이런 관점도 있구나. 우리는 보통 이별을 통보하는 처지를, 고통을 주는 사람이자 이기적인 사람인 것처럼 생각하곤 한다. 왜냐하면, 대부분 사람은 이별을 통보받는 처지가 더 익숙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자의 말을 읽는 순간 그 말에 공감할 수밖에 없었다. 우리는 반드시 이별을 한 번은 겪게 되어 있다. 그것이 자의든, 타의든 간에. 연인 관계에서 일어난 일일 수도 있고, 우정 관계에서 일어난 일일 수도 있다. 맞지 않는 단추를 억지로 계속 맞춰나가면, 결국 삐뚜름한 셔츠가 되듯이, 그 일을 미리 방지하여 지금 그 단추를 풀어버리는 게 옳다고 말하는 것이다. 어떤가. 이렇게 쓰인 것을 보니 이별이라는 것이 그리 나쁘지 않게 보이지 않는가?

언제까지나 처음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채 사랑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사랑을 지키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중략) 사랑은 지켜지는 것이 아니라 지켜내는 것임을 알기에, 사랑의 행복을 누구보다 깊게 누릴 수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필자는 이 구절을 읽고 사랑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었다. 사랑이란 쟁취도, 소유도 아닌, 누군가와 비교하지 않고 고유의 모습 그대로 인정해주는 것. 그리고 그것을 언제 보아도 처음 봤던 그날처럼 설렘을 간직하는 것.

선뜻 책을 고르지 못하고 도서관에서 헤매고 있는 사람이나, 지금 인생에서 방황하고 있는 사람에게 권하고 싶다. 이 책을 읽고 나면 많은 위로를 받을 수 있지 않을까.

 

※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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