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새 300mm 가까이 내린 곳도…평균 200mm 안팎
남강댐 수문 연 수자공 “5월에 방류하기는 처음일 것”
지역별 강수량 편차 컸다…곤양‧남양‧축동에 비 더 쏟아
사천시 “피해는 크지 않아, 오히려 농사에 도움 커”

5월 5일을 전후해 내린 비가 봄비로는 역대급이라는 이야기를 듣는다. 이 비로 정동면 예수리의 바느실못(침곡저수지)이 흙탕물로 가득 찼다.
5월 5일을 전후해 내린 비가 봄비로는 역대급이라는 이야기를 듣는다. 이 비로 정동면 예수리의 바느실못(침곡저수지)이 흙탕물로 가득 찼다.

[뉴스사천=하병주 기자] 어린이날인 5월 5일을 전후해 전국에 많은 비가 내렸다. 사천에서도 봄에 내린 비로는 역대급 강수량을 기록했다. 지역별 편차가 컸다는 게 특징인 가운데 비 피해는 크지 않았다.

이번 비는 5월 4일 오후부터 시작해 일요일인 7일까지 내렸다. 그중 가장 많은 비가 내린 날은 5일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사천공항에는 하루 동안 245.3mm의 비가 내렸다. 웬만한 장맛비 또는 여름철 집중호우에나 볼 법한 강수량이다. 4일부터 7일까지의 누적 강수량은 285.3mm였다.

같은 기간에 사천 지역 곳곳에는 200~300mm 안팎의 많은 비가 내렸다. 바람도 강하게 불어 5일 밤 사천의 순간 최대 풍속이 18.2m/s(초속)에 달했다. 이 정도면 작은 나뭇가지가 꺾이고 바람을 향해 걸을 수 없는 바람 세기다.

이번 비로 한국수자원공사에서는 남강댐의 수문을 열기도 했다. 남강댐지사 관계자조차 “5월에 수위를 낮추기 위해 방류하기는 이번이 처음일 것”이라며 이례적인 일이었음을 알렸다. 남강댐지사에서는 7일 오전 0시부터 8일까지 이틀에 걸쳐 사천만 방향(가화천)으로 500㎥/s, 남강 본류로 200㎥/s 등 1초에 700㎥의 물을 흘려보냈다.

2023년 5월 4~7일의 사천시 지역별 날짜별 강수량을 나타낸 표
2023년 5월 4~7일의 사천시 지역별 날짜별 강수량을 나타낸 표

이번 비의 또 다른 특징은 지역별로 내린 비의 양이 크게 달랐다는 점이다. 현재 기상청이 운영하는 사천시 관내 기상 관측소는 3곳으로 사천공항(사천읍 구암리 소재), 사천시농업기술센터(용현면 신복리 소재), 금양수산(대방동 소재)에 있다.

그런데 이들 관측소에서 기록된 지난 5일의 강수량에는 비교적 큰 차이가 있었다. 사천공항이 있는 사천읍에는 앞서 언급한 대로 이날 245.3mm의 비가 내렸다. 반면에 용현면에는 153.0mm, 삼천포항 주변에는 149.0mm의 강수량을 기록했다. 바다에서 내륙으로 들어갈수록 더 많은 비가 내렸음을 알 수 있다.

이 같은 지역별 강수량 편차는 사천시가 운용하는 기상 관측 장비로도 확인된다. 사천시는 현재 읍면동별로 14곳에 관측소를 두고 있다. 이들 중 5일 기준으로 비가 제일 많이 내린 곳은 곤양면으로 278.5mm의 강수량을 기록했다. 이어 남양동 223.0mm, 축동면 214.5mm, 곤명면 211.0mm 순으로 많은 비가 내렸다. 기상청 관측소가 있는 사천읍은 170.0mm, 용현면은 158.5mm의 강수량을 보였다. 대방동과 가까운 동서동에는 143.5mm, 선구동에는 148.5mm의 비가 내렸다. 섬 지역인 신수도의 강수량은 158.5mm였다. 나흘 치 합산으로 가장 많은 강수량을 보인 곳은 곤양면으로 315.0mm였다. 이어 남양동 270.5mm, 축동면 249.0mm, 곤명면 246.0mm 순이었다.

다른 방향에서 바라본 바느실못(침곡저수지)
다른 방향에서 바라본 바느실못(침곡저수지)

여기서 특별히 눈이 가는 곳은 사천읍과 남양동이다. 사천시의 사천읍(행정복지센터) 관측소와 기상청의 사천공항 관측소는 1km가 채 떨어져 있지 않지만, 강수량이 꽤 차이(75.3mm)가 났다. 또 남양동은 다른 동지역에 비해 강수량이 훨씬 많았다.

이를 두고 관측 장비에 고개를 갸웃거릴 법도 하다. 그러나 그럴 가능성은 작다는 게 기상청의 설명이다. 부산지방기상청 관측과의 류현미 주무관은 “부산시만 해도 구별로 강수량 편차가 컸다”라고 했다. 또 “이는 전국적 현상”이라면서 “이번 비의 큰 특징이기도 했다”라고 소개했다. 기후 변화로 기상 이변이 심할 거라는 전망 속에 ‘국지성 호우’ 경향도 점점 강해짐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한편, 강한 바람을 동반한 이번 비에도 사천 지역에는 이렇다 할 큰 피해는 생기지 않았다. 5일 오후, 곤양면 묵곡교회 주변의 도로 침수로 2시간쯤 통행이 제한된 정도다. 이번 비로 오히려 여러 가지 걱정을 덜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모내기 철을 앞두고 저수지에 물이 가득 찼을 뿐 아니라, 봄철 산불 예방에도 큰 도움이 되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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