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천 9경에 이름 올린 청룡사, 상춘객으로 붐비다
“이렇게나 예쁠 줄은”…주먹만 한 꽃송이에 탄성 잇달아
4월 30일까지 산사 음악회 등 겹벚꽃 축제도 이어져

4월 12일 와룡산 청룡사는 평일임에도 만개한 겹벚꽃을 보러 온 관광객들로 크게 붐볐다.
4월 12일 와룡산 청룡사는 평일임에도 만개한 겹벚꽃을 보러 온 관광객들로 크게 붐볐다.

[뉴스사천=정인순 기자] “겹벚꽃이 이렇게 화려하고 예쁜 줄 몰랐어요!”

최근 와룡산 청룡사가 블로그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겹벚꽃 명소로 주목받고 있다. 이 같은 추세에 맞춰 사천시도 지난해 11월 지역 볼거리를 상징하는 관광명소 8경에 ‘용두공원과 청룡사 겹벚꽃’을 함께 묶어 사천 9경으로 개편했다.

와룡골 한편에 자리한 청룡사는 1978년 초대 설립자인 장룡 선사가 절을 창건하며 당시로서는 흔치 않았던 겹벚꽃 나무를 어렵게 구해 사찰 진입로부터 입구까지 약 백여 그루를 심었다고 한다. 이후 여러 가지 자연재해와 임도 건설 등으로 현재는 약 50여 그루가 남아 봄이면 꽃을 피운다.

주먹만 한 꽃송이가 특징인 청룡사 겹벚꽃.
주먹만 한 꽃송이가 특징인 청룡사 겹벚꽃.

청룡사의 겹벚꽃은 수십 그루의 벚꽃 나무에 주먹만 한 꽃송이가 가득 매달려 어지러이 뒤덮여 있는 것이 특징이다. 포도송이처럼 주렁주렁 겹벚꽃을 매단 가지는 금방이라도 부러질 듯 풍성하다. 특히 이곳은 사찰의 푸른 단청 무늬와 화려한 겹벚꽃이 조화를 이루며 이색적인 풍경을 자아낸다.

활짝핀 겹벚꽃과 와룡산이 조화를 이룬 모습.
활짝핀 겹벚꽃과 와룡산이 조화를 이룬 모습.

지난 4월 12일에 찾은 청룡사는 평일임에도 만개한 겹벚꽃을 보러 온 관광객들로 크게 붐볐다. 높고 멋스러운 돌담과 소란스러울 정도로 화려한 꽃 무더기를 배경으로, 가족이나 친구와의 행복한 순간을 사진에 담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그중 사찰 본당으로 오르는 계단은 사진이 잘 나오기로 유명해, 관광객이 긴 시간 줄을 서는 수고도 마다하지 않는 자리다. 커다란 겹벚꽃 두 그루가 계단을 감싼 것이, 마치 다른 세상으로 향하는 길목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전주에서 온 우미선 씨 가족이 행복한 표정으로 사진을 찍는 모습.
전주에서 온 우미선 씨 가족이 행복한 표정으로 사진을 찍는 모습.

이곳에서 사진 촬영에 한창인 우미선(전주) 씨를 만났다. 그는 “작년에 우연히 왔었는데 너무 좋아서 다시 꼭 와보고 싶었다”며 “친구들한테도 보여주고 싶고 해서 시간을 내어 아이들이랑 친구들이랑 같이 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청룡사 겹벚꽃이 사천 9경이란 사실은 모르고 있었다. 우 씨는 “잘은 모르지만, 이곳 겹벚꽃만큼은 꽃이 너무 풍성하고 색깔도 이뻐서 사천을 대표할 만한 하다”며 “사천의 다른 관광명소도 둘러봐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렇듯 겹벚꽃 풍경이 입소문을 타자 청룡사에서는 올해 겹벚꽃 축제도 마련했다. 축제 일정은 4월 30일까지다. 4월 16일에는 청룡사의 사천 9경 선정을 축하하는 산사 음악회가 ‘사천 9경 가자’라는 주제로 열린다. 음악회에는 연울림 앙상블, 클래식 기타 듀엣, 국악 소녀 구민정 등이 출연할 예정이다.

22일에는 임진왜란 때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승병들을 위로하는 ‘와룡승병위령제’가 열린다. 위령제 후에는 다양한 차의 세계를 만날 수 있는 ‘차문화축전’과 남성중창단 ‘bnt’의 공연이 예정돼 있다.

청룡사 지선 주지스님.
청룡사 지선 주지스님.

청룡사 주지인 지선스님은 “부처님을 모시고 수행하는 공간이라 처음에는 관광객의 방문을 제한하려고도 했다. 하지만 이조차도 부처님의 뜻이 아닌가 생각해 4월 한 달간은 관광객들을 위해 불편을 감수하기로 했다”며 “청룡사 겹벚꽃이 사천시 관광 활성화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화장실이 사찰 진입로 입구에 있어서 관광객들의 불편이 따른다”며 이용객들의 이해를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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