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는 사천] 감추고 싶은 폴더

『감추고 싶은 폴더』황지영 글 / 노란상상 / 2022
『감추고 싶은 폴더』황지영 글 / 노란상상 / 2022

[뉴스사천=서민희 삼천포도서관 사서] 주위에서 일어나고 있는 많은 사회 문제들이 과연 어른들만의 일일까? “너는 몰라도 돼”, “어른들이 알아서 할 일이야”라는 말들로 감추고 싶은 이야기는 결국, 아이들의 세계에도 영향을 끼치기 마련이다. 숨기고 싶지만 마주하게 되는 주제의 이야기 속 친구들을 만나보자.

지율이는 학교에 커다랗게 붙은 ‘행복한 가족사진 대회’ 포스터를 보고 마음이 복잡해진다. 자신감 있게 참가했다가 낙선한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수상작들은 전부 엄마, 아빠, 아이 둘로 이루어진 4인 가족 일색이었다. 엄마나 아빠가 없으면 행복한 가족이 아닌가? 엄마랑 강아지 꼬순이까지 셋이서 행복하게 사는 지율이는 ‘진짜 행복한 가족사진’으로 대회를 바꿔보려고 한다.

나래는 친구가 보낸 설문 조사에 참여하려다 무심코 설치한 프로그램으로 해킹을 당해 협박을 받고 있다. 혼자 두려움에 떨던 나래는 일단 증거가 될만한 문자와 채팅을 모아 노트북 속에 비밀 폴더를 만들었다. 어느 날, 노트북이 고장 나 폴더가 사라질지도 모를 최악의 상황이 벌어진다. 절망적인 현실 속에서 나래는 모든 걸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했지만, 노트북 수리기사를 비롯한 주변의 따뜻한 사람들을 만나며 용기를 얻어 도움을 청하기로 결심한다.

이 책은 가족 형태에 대한 편견, 디지털 성범죄, 과열된 부동산 문제, 자영업 위기, 환경오염 등 우리 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다양한 문제들을 다섯 아이들의 시선을 빌려 솔직하고 담담하게 전한다. 어른들에게 외치는 아이들의 질문이 담긴 이야기를 읽으며, 조금 더 나은 세상을 위해 우리가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곰곰이 생각하게 된다.

아이들이 몰랐으면 하는 어른들의 바람과 달리, 우리 주위의 친구들은 이런 문제들을 직접 마주하고 고민하고 있다. 자신의 힘으로 한발 한발 앞으로 나아가는 주인공들의 모습을 보며, 비슷한 상황을 겪고 있을 또 다른 주인공들을 응원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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