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길 자연환경 해설사, 〈생명의 숲 함양상림 〉발간
‘야생을 닮은 상림 숲…뼈대는 졸참·개서어·나도밤나무’
“상림을 보전하는 데 작은 보탬이라도 된다면 큰 영광”

최재길 작가의 책 표지.

[뉴스사천=하병주 기자] <뉴스사천>에 ‘야생야화(野生野話)’라는 주제로 글을 쓰는 최재길 작가가 함양 상림(上林)을 다룬 책 <생명의 숲 함양상림>이란 책을 펴냈다. 상림을 7년 동안이나 관찰한 끝에 생태와 문화, 역사를 아울러 썼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이에 걸맞게 책의 부제는 ‘천년 숲의 자연생태와 역사문화’이다.

최재길 작가는 자연환경 해설사이자 식물 문화 연구가이면서 산림 치유 지도사이다. 스스로는 ‘야생의 여행자’라 표현한다. ‘야생의 여행자’라는 이름에서 묻어나듯 야생화에 빠져 30년 가까운 세월을 지리산 자락에서 보냈고, 소나무와 소나무에 얽힌 이야기를 좇아 전국을 누볐다.

그가 지난 7년간 가장 애정 있게 바라본 곳은 함양의 상림이다. 그의 표현에 따르면 상림은 ‘우리나라에서 제일 크고 오래된 마을숲’이다. 신라 시대 진성여왕 때 최치원이 천령(함양의 옛 지명)의 태수로 부임해 있으면서 대관림(대관림)을 조성했고, 그중 위쪽 일부가 남은 게 상림이라는 얘기다. 숲의 조성을 두고는 널리 알려진 ‘홍수 예방’이라는 이유와 함께 ‘군사 방어’라는 목적도 있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최 작가는 책에서 “천년숲이라 하는데, 왜 함양상림을 제대로 알리는 책자 하나 없을까?”라는 궁금증으로 이 작업을 시작했노라고 소개했다. 그 궁금증은 다양하게 꽃피었다. 앞서 소개한 숲의 내력에 관한 것은 물론이요, 상림이 어떤 나무로 구성되어 있는지, 또 그 숲에 깃들어 살아가는 다른 생명체는 어떤 게 있는지 답을 찾으려 했다. 끈질긴 관찰이 바탕이었다.

그는 졸참나무, 개서어나무, 나도밤나무를 ‘상림 숲의 뼈대를 이루는 기둥’으로 꼽았다. 개체가 많을 뿐 아니라, 상림의 정체성을 대표한다고 본 셈이다. 이밖에 당단풍나무, 윤노리나무, 사람주나무, 감태나무 따위도 쉽게 볼 수 있음을 소개하며, 사람들이 일부러 심었다기보다 야생에서 자연스레 자랐을 것으로 평가했다.

그는 숲에서 관찰한 나무가 95종이라고 썼다. 이 가운데 32종은 근래에 누군가가 심은 것으로 봤다. 풀꽃 91종, 버섯 85종, 새 47종도 관찰 목록에 함께 올렸다. 이 밖에 수달과 다람쥐 등 포유류, 나비·잠자리·매미 등 다양한 곤충의 이야기도 담았다.

최재길 작가는 이번 책 발간을 두고 “좋아서 시작했지만 모자란 결과물”이라 했다. 이어 “모자라지만, 상림을 제대로 보전해 나가는 데 작은 보탬이라도 된다면 큰 영광”이라는 바람을 남겼다.
<생명의 숲 함양상림>을 펴낸 곳은 수문출판사이다. 3월 15일에 발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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