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선한의 영화이야기] 소울메이트

영화 '소울메이트' 홍보물
영화 '소울메이트' 홍보물

[뉴스사천=배선한 시민기자] 구례에는 산수유가, 광양에 매화가 만개했다. 하동에는 벚꽃이 새순을 물고 기다리는 때, 바야흐로 봄이다. 때마침 인생의 봄을 다룬 영화 <소울메이트>가 찾아왔으니, 식상한 표현일지라도 적절한 시기에 찾아온 만큼 안성맞춤이란 말이 제격이다. 따뜻하고 뜨거운 시절 봄 같고 또 여름 같기도 한 영화다. 그래도 봄에 보면 좋을, 봄에 관한, 다시 오지 않을 찬란하고 슬프고 불분명하고 들떴던 인생의 봄에 관한 이야기다.

<소울메이트>는 두 소녀(에서 여성으로)의 16년에 걸친 서사다. 역할이 분명한 남자주인공이 있지만 사실 크게 부각되진 않는다. 이런 캐릭터 구성에서 주제가 더욱 선명해진다. 오롯이 두 여성의 관계와 감정에 집중하고 있다. 안니바오베이의 소설 <칠월과 안생>을 영화로 옮긴 중국영화 <안녕, 나의 소울메이트: Soulmate>를 원작으로 하는데 공간적 배경을 비롯해 한국 정서에 맞게 리메이크했다. 수작이다 아니다를 떠나 원작은 원작대로 리메이크는 리메이크대로 각자의 개성이 뚜렷해서 굳이 원작을 신경 쓰거나 비교해보지 않아도 된다. 그냥 원작의 눅진한 감정이 청량함으로 바뀌었을 뿐이다. 

영화의 중심은 아무래도 감정선인데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화면을 따라가다 보면 저도 모르게 주인공들의 감정에 몰입하게 된다. 드라마로서의 강점이 크다. 어른이 되어가고 희미해지고 불현듯 선명해진다. 예쁘고 따뜻하고 슬프고 아련하고 사랑스럽다. 이렇게 청춘을 다룬 힐링 영화의 장점만 모아 놓았으나 웰메이드의 반열에 옮기기 힘든 까닭은 원작에서도 조금 삐걱거렸던 반전을 위한 설정 때문이다.

<소울메이트> 역시 이 부분에 대한 깔끔한 정리나 해석 없이 원작의 동선을 따라가고 있으니, 조금 다른 방법으로 이야기를 풀어갔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래도 봄꽃이 피었다 지는 게 슬프고 아쉬운 마음이 든다면, 연령대를 불문하고 추천할 만한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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