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는 사천] 기록하기로 했습니다

『기록하기로 했습니다』김신지 저 / 휴머니스트 / 2021
『기록하기로 했습니다』김신지 저 / 휴머니스트 / 2021

[뉴스사천=조혜원 삼천포도서관 사서] 영화 ‘스모크(Smoke)’의 주인공 ‘오기 렌’은 브룩클린에서 담배 가게를 운영한다. 오기의 취미는 매일같이 아침마다 같은 장면을 찍는 것이다. 그것도 무려 13년 동안 말이다.

오기가 가게 앞에서 보는 풍경은 매일 다른 사람들이 지나가는 모습이다. 이를 4,000여 장이나 찍었다. 오기는 매일 같은 시각, 같은 장소에서 사진을 찍은 13년간 4,000여 장의 사진은 하나의 기록이다.

기록이라는 것은 거창한 것이 아니다. 매일 기록하는 업무의 메모나 다이어리에 적는 개인적인 약속, 그날에 있었던 일 등을 적는 것도 하나의 기록이다.

그런 기록은 시대에 따라 변한다. 수첩이나 다이어리, 일기장에 적던 기록은 현대에선 SNS나 앱에 자신의 일상을 기록하는 시대로 바뀌었다.

하지만 이런 기록은 매일 써야 한다는 함정이 있다.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매일 꾸준히 하는 습관을 들이기란 어려운 일이다. 매일 기록하는 습관을 들이기 위해 목표는 가능한 한 작게 만든다.

측정 가능하고, 달성하기 쉽고, 구체적인 목표를 정한다. 그 행동을 더 쉽게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신호와 보상도 만든다. 어떤 행동을 하는 시작 신호를 만들고, 그 행동을 했을 때 나에게 좋은 보상을 주는 것이다.

글을 쓰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인스타그램 비공개 계정으로 남을 의식하지 않고 솔직한 마음을 올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또 매일 기록에 자신이 좋아하는 테마로 기록해 보는 것이다. 감정일기, 여행일기, 1일1사진, 계절기록, 공간기록, 좋은말수집, 농담수집, 내인생의문장수집, 동네식물수집, 영감노트 등 자신의 관심과 흥미를 끌 수 있고, 꾸준히 기록할 수 있는 테마를 찾는 것이다. 어떤 테마든, 어떤 형식의 기록이든 자신만 즐겁다면 상관 없지 않을까. 

때론 듬성듬성 이가 빠진 듯한 기록들을 할 수도 있고, 더 이상 기록하기 귀찮아 미룰 수도 있다. 그렇게 자신의 나약한 의지와 끈기 없음을 탓하며 포기할 수도 있지만 즐거운 기록을 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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