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사천=최인태 막걸리문화촌장] 코로나와 그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탓에 한동안 멈췄던 정월대보름 달집태우기 놀이가 사천 곳곳에서 펼쳐졌다.

예로부터 우리네 조상들은 정월 초하루부터 집집이 지신밟기를 하면서 ‘잡귀·잡신은 물 알로(아래로) 보내고, 만복수복(萬福壽福)만 깃들기를’ 염원하는 메구(풍물)를 쳤다. 그렇게 몰아낸 잡귀·잡신을 정월 대보름날 달집을 짓고 그곳에 함께 태워 없애며 한해의 안녕을 기원했다.

더불어 텅 빈 겨울 하늘을 그림 그리듯 놀았던 연(鳶)도 함께 태웠는데, 그것은 정월 초하루부터 가지고 놀았던 휴식을 태워 없애고, 이날부터 본격적인 한 해 농사를 시작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그래서 농경사회에서는 설보다 정월대보름을 더 크게 쳤다.

그리고 건강을 기원하며 부럼을 깨물기도 하고, 각종 영양소가 가득한 오곡밥을 지어서 먹었는데, 그것은 겨우내 모자랐던 영양분을 섭취하는 것도 있지만 본격적인 농사일을 시작하기 전에 배를 든든히 한다는 의미가 있었다.

정월대보름에 빠질 수 없는 음식이 또 하나 있다. 바로 술이다. 이날 마시는 술을 특별히 귀밝이술(=이명주耳明酒)이라 불렀는데, 조상들은 대보름날 아침에 이 술을 마시면 귓병이 사라지고, 귀가 밝아진다고 믿었다. 이런 풍속이 언제, 어디서 왔는지 정확히는 알 수 없다. 다만 ‘농사도 정보에 밝아야 풍년을 기약할 수 있었으니, 그런 뜻이 담겼을 것’이라는 해석이 솔깃하게 들린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정월대보름에는 손수 빚은 술을 귀밝이술로 하여 지인들과 나눴다. 때가 조금 지났지만 <뉴스사천> 독자님들께도 이 술을 올린다. 세상을 어지럽히는 온갖 거짓과 헛소문에 현혹되지 말고 진실의 소리를 잘 구분해 내기를 바라는 뜻에서다. <뉴스사천>도 참과 거짓을 잘 밝혀내는 좋은 기사로 지면을 가득 채워주길 기대한다.

귀밝이술도 지나치면 탈이 나는 법이다. 계묘년(癸卯年) 새해를 맞아 복을 빌며 술잔을 기울일 일이 많겠지만, 건강을 해치지는 않아야겠다. 한 해 동안 밝고 건강한 소식이 귀에 가득하기를 바라며 거듭 두 손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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