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쇼, 'L410' 탑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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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쇼, 'L410' 탑승기
  • 허귀용 기자
  • 승인 2008.10.25 16: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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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승객, 아름다운 한려해상 풍경의 감탄

에어쇼가 열리는 사천 공군부대 활주로를 들어서자 제법 쌀쌀한 바람이 내 몸을 움츠려 들게 한다.

어제만 하더라도 강렬한 햇볕 때문에 에어쇼를 제대로 구경할 수 없었는데 오늘은 겨울을 재촉하는 싸늘한 바람이 방해를 한다.

며칠 전에 걸린 감기 때문에 고생하고 있는 나에게 활주로를 질주하고 있는 바다 바람은 제대로 몸을 가눌 수 없을 정도로 매섭다.

L410 탑승객들.

오늘은 민간 항공기인 L410을 일반인들이 직접 타보는 체험 행사가 잡혀 있다.
국내에서 사업이나 관광을 원하는 사람들을 위해 유료로 운항하고 있는 에이스항공(주)에서 에어쇼 축제 때에만 무료로 일반인들에게 시승할 기회를 제공한 것이다.

축제를 준비할 당시에는 L410을 전시하기로만 돼 있었지만 김형래 축제 운영본부장의 간곡한 부탁에 에이스항공 측에서 흔쾌히 받아들여 갑자기 성사됐다고 한다.

김형래 운영본부장은 “보는 것 뿐 만 아니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행사들을 기획하다 보니 L410 시승 체험을 준비하게 됐는데. 항공사 측의 적극적인 지원이 없었다면 이뤄지기 힘들었다”고 말했다.

L410 내부 모습.

정확하게 12시에 출발하기로 한 가운데 탑승하기로 한 일반인들이 하나둘 모여들기 시작했다. L410 탑승객은 미리 예약된 사천지역에 거주하는 시민들과 공군 관계자, 방송사, 자원봉사자, 항공사진 전문 작가, 비행기 조종사(2명) 등 모두 19명으로 이 인원이 정원이다.

공군부대 관계자가 탑승객들의 서약서를 작성하고 있다.

출발하기 이전에 탑승객 전원이 해야 할 일이 있었다.
서약서를 써야 했는데, 내용은 이렇다.
‘만일 중대한 사고 및 기타 불미스러운 사고 시 주최 및 주관에 어떠한 손해배상을 하지 않겠으며, 이의를 제기 하지 않겠습니다’라는 내용이다.
무료 체험 행사이기에 서약서를 작성해야 한다는 것이 주최 측의 설명이다.

사천만의 사천대교 풍경.
예정된 12시를 조금 넘겨서 사천 공군부대 활주로를 통해 L410이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국내를 오가는 대형 항공기보다 규모가 작다는 것 외에는 큰 차이점이 없었다.
다만 맨 앞자리에 앉다보니 소음이 약간 심할 뿐이었다.

비행기가 고도를 높이자 사천만의 풍경이 시원스럽게 한 눈에 들어온다.
비행 코스는 한려해상 국립공원 일대로 사천-남해군-광양만-통영 일대를 1시간 정도 비행하기로 돼 있다.
고도는 600미터에서 200미터를 왔다 갔다 했다.
한려해상을 한 눈에 바라보기에 딱 좋은 높이였다. 소형 항공기여서 가능했다.

넓게 펼쳐진 하동 갈사만과 광양만, 광양 제철소가 손바닥 안에 들어올 정도로 눈에 들어 왔고, 늦가을이지만 아직 산들은 초록색 옷을 그대로 두르고 있다. 붉은 단풍은 자세히 보이 않고서는 확인하기 힘들 정도다.
이어서 욕지도와 사랑도 등 여러 섬이 저 멀리서 우리의 눈길을 끌어 들인다.

탑승객 이 돈씨.
비행기 밖으로 보이는 풍경에 흐뭇한 웃음으로 보답하고 있던 이 돈(진주시 정촌면) 씨는 “대형 항공기는 고도도 높고 빨라서 경치를 제대로 볼 수 없었는데 오늘은 남해의 풍경을 잘 볼 수 있어 너무 좋다”고 말했다.

“전투기 조종사로 일할 때 임무만 수행하다보니 여유가 없었는데 오늘은 경치 하나하나를 감상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한때 F-5 전투기 조종사였던 공군부대 김현곤 감찰실장도 그 시절에 느끼지 못했던 감동과 여유로움에 젖어 있었다.

공군부대 김현곤 감찰실장.
통영으로 들어서자 넓은 바다에 하얀 점들이 그림처럼 펼쳐져 있다.
통영 앞바다를 가득 메운 양식장들이다.
조금 지나자 삼천포에 우뚝 솟은 와룡산이 우리를 반긴다.

탑승객들은 한려해상의 아름다운 풍경을 하나라도 놓칠까봐 비행기 양쪽으로 나 있는 창문을 통해 카메라 셔터를 연신 눌러 댄다.
항공 촬영을 할 기회가 거의 없을 것 같아 나 역시 풍경 하나하나를 담기 위해 애를 썼지만 부연 날씨가 훼방꾼이 됐다.

사천만으로 되돌아온 L410은 서서히 사천 공군부대 활주로로 내려앉는다.
비록 1시간 정도의 짧은 비행이었지만 탑승자들에게는 오랫동안 남을 소중한 추억이 된 듯 했다.

탑승객 중에 유일한 외국인이었던 항공사진 전문 작가 마틴 펜더(영국)씨는 “일반 항공기보다 많이 볼 수 있었다. 특히 남해의 세부적인 풍경이 좋았다”며 짧은 소감을 말했다.

일반인들이 한평생을 살면서 이런 소형 항공기 등을 탈 수 있는 기회는 거의 없을 것이다.
한정된 예산에서 여러 가지를 준비해야 하는 축제 주체 측의 사정이 있겠지만 이 같은 탑승 체험 행사를 잘 활용하고 확대한다면 사천항공우주엑스포가 한 단계 더 나아갈 수 있는 축제로 발전할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통영 앞바다에 펼쳐져 있는 양식장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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