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는 사천] 식량위기 대한민국

『식량위기 대한민국』남재작 저  / 웨일북 / 2022
『식량위기 대한민국』남재작 저  / 웨일북 / 2022

[뉴스사천=박금미 삼천포도서관 사서] 지난해 개봉한 ‘돈 룩 업’. 영화에서 지구를 멸망시킬 혜성의 존재를 발견한 천문학자는 전 지구적 재앙을 경고한다. 시시각각 혜성이 다가오지만 세상의 반응은 시큰둥할 뿐. 하늘을 올려다보았을 때는 이미 늦었다. ‘Don’t Look up!’의 결말은 파멸이다. 

기후변화로 인한 파국은 반드시 도래한다. 노력 여하에 따라 시간과 정도가 달라질 뿐이다.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가 마침내 다다른 결론은 온도 2도 상승은 파국의 마지노선이라는 것.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저지선을 지키기 위해 세계는 탄소 중립을 약속했다. 이는 온실가스를 줄이는 것을 넘어 실질 배출량을 0으로 만들어야 함을 뜻한다.

그러나 화석연료를 비롯한 모든 분야에서 녹색 전환이 이루어진다 해도 쉽지 않다. 인류를 먹이기 위한 작물을 키우는 농지와 비료에서, 가축의 장내 발효와 분뇨처리 과정에서 많은 탄소가 배출되기 때문이다. 산업혁명 이후 급증한 인구를 먹여 살리기 위한 식량 증산은 고스란히 기후 손실로 다가와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셈이다.

2도 상승을 막아낸다면 지구는 이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저자는 애석하게도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고 단언한다. 이미 붕괴된 생물 다양성은 여러 생물의 멸종을 가져오고 있다. 그 결과 유리한 자연조건을 가진 나라에서만 감자, 밀, 옥수수 등을 주식으로 누리게 될 것이라고 한다.

특히 곡물자급률이 20%에 불과하고 농지 협소, 농촌 고령화 등의 특징에 대안도 미비한 우리나라는 산업화한 국가 중 가장 먼저 위기에 직면할 것이라고 예고한다. 식량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숲을 농경지로 만든다면 생물 다양성의 붕괴는 더 빨라진다. 톱니바퀴처럼 맞물린 기후변화와 식량 위기는 인류가 지구의 여섯 번째 대멸종의 주인공이 될 것이라는 극단적인 결말까지 서슴지 않는다.

저자는 식량 위기에서 기후변화의 파괴력을 실감하게 된다며 다음 세대의 식탁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한다. ‘기후 위기’라는 경고등이 켜진 지 오래건만 익숙함에 빠져 진실을 보려 하지 않는 인류에게 일갈한다. “Look up!” 지금이라도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본다면, 모두가 “룩 업”이라고 외친다면, 임계점에 도달한 지구의 비극을 조금은 늦출 수 있다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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