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사천=최인태 막걸리문화촌장] 잎이 꽃이 되는 계절도 이제 끝자락이다. 가을 내음이 더 진하게 남아 있던 날, 막걸리문화촌 마당에선 한바탕 춤사위가 펼쳐졌다. 춤사위의 주인공은 ‘제20회 무안 승달 국악 대제전’의 무용부문 명인부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한, 사천 곤명 완사에 사는 김태호 씨였다.

춤판을 벌이기 전에는 문화사랑 새터에서 길놀이로 놀이판을 열었고, 비나리로 시민과 참석자의 안녕을 기원했다. 

김태호 씨가 운영하는 연지골예술원의 제자들이 입춤과 벅구춤으로 흥을 돋운 데 이어, 주인공이 한량무를 추자 열기가 후끈 달아올랐다. 그 열기를 식히고, 한 순배 목을 축이고자 여름 기운을 시원하게 품은 연꽃술(蓮花酒)이 등장했다.

다음은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아지매들이 민요로 분위기를 띄웠다. 이때는 가을 기운을 듬뿍 품은 국화주(菊花酒)가 나왔다.

이어 광양에서 열린 ‘매천 황현 선생 탄신 112주기 전국시조경창대회’에서 대상부 장원(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을 수상한 김종욱 님이 시조창을 했다. 그러자 사군자 중 겨울을 상징하는 소나무를 재료로 빚은 송화주(松花酒)가 나왔다. 가을 하늘 높이 태평소 연주가 울려 퍼질 무렵엔 봄 산의 진달래로 빚은 두견주(杜鵑酒)를 함께했다.

가을이라 모든 꽃이 떨어지고, 다시 잎이 꽃으로 단풍 들다가, 그마저도 낙엽으로 지고 있는데, 이날은 사계절 꽃으로 빚은 술들이 그 빈 자리를 채웠다.

봄엔 진달래로 빚은 두견주(杜鵑酒), 여름엔 연꽃으로 빚은 연화주(蓮花酒), 가을엔 국화로 빚은 국화주(菊花酒), 겨울엔 솔송으로 빚은 송화주(松花酒)가 어울린다. 모처럼 신명 나는 놀이판에 꽃으로 빚은 우리 술이 당당하게 한자리를 꿰찼음이 뜻깊다.

누군가에게 좋은 일이 생기면 함께 모여 축하해 주는 그런 문화가 사천에는 있다. 막걸리와 문화를 잇는 마당에 함께해 준 많은 이들에게 고마운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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