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국립공원 준비 중인 광포만, 상생과 발전 방안은 ③

창녕, 우포늪으로 세계 최초 람사르습지도시로 인증받아
정부와 지자체, 생태 보존과 관광에 주민 참여 유도 ‘노력’
김해 화포천, 버려진 습지가 생명의 습지로 되살아나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노력…봉하마을과 함께 생태관광지 주목

국내 최대 규모의 자연내륙습지인 창녕 우포늪은 희귀 동식물이 살아숨쉬는 생태계의 보고이다. 사진은 지난 12일 오전 목포제방에서 바라본 우포늪 전경.

[뉴스사천=강무성 기자] 국내 최대 갯잔디 군락지이자 멸종위기종 생물들의 보금자리인 사천시 광포만의 한려해상국립공원 편입이 몇 해 전부터 추진되고 있다. 광포만 국립공원은 지역민의 큰 관심사 중 하나다. <뉴스사천>에서는 국립공원 혹은 습지보호구역이 지역주민과 조화를 이루며 상생 발전하는 사례를 살피고, 광포만의 생태관광자원화 가능성을 모색하고자 한다.  -편집자-

국내 최대 규모의 자연내륙습지인 우포늪은 창녕군 유어면, 이방면, 대합면, 대지면 등 4개면에 걸쳐 있다. 우포늪 면적은 250만 5000㎡로, 이 가운데 854만7000㎡가 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있다. 우포늪은 크게 자연습지인 우포(127만8285㎡), 목포(53만284㎡), 사지포(36만4731㎡), 쪽지벌(13만9626㎡)과 복원습지인 산밖벌(19만2250㎡)로 나누어진다.

 

창녕, 우포늪으로 람사르습지도시 인증

우포늪이 오늘에 이르기까지 정부와 지자체, 시민단체 등의 노력이 있었다. 우포늪은 1978년~1979년 농어촌진흥공사의 늪지 개간 사업이 진행됐으나, 비용과 기술력 부족 등으로 중지된 바 있다. 1993년에도 목포늪 주변에 쓰레기 매립장 조성이 추진되다가 중단됐다.

1990년대 시민단체와 정부는 우포늪을 람사르습지로 등록시키려 했으나, 지역주민의 반대에 부닥치기도 했다. 정부와 시민단체들이 끈질기게 지역주민을 설득한 끝에 1997년 7월 우포늪 자연생태·경관보전지역으로 지정했다. 이어 우포늪은 1998년 3월 람사르 협약 습지, 1999년 8월 습지보호지역, 2011년 1월에는 천연보호구역 지정으로 이어졌다. 2018년 10월에는 제13차 람사르협약 당사국총회에서 세계 최초 람사르습지도시로 인증받았다.

창녕 우포늪에서 만난 다양한 새들.

 

우포늪 생태트레킹 등 생태관광 

우포늪에서는 다양한 동식물을 계절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관찰할 수 있어 생태교육장소로 명성을 얻고 있다. 특히 우포늪 주변에는 우포늪생태관, 우포늪생태체험장, 따오기복원센터 등이 있어 우포늪을 활용한 생태 체험과 교육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창녕군은 우포늪 인근에 친환경 숙박시설인 우포생태촌 유스호스텔도 운영하고 있다. 창녕군에서는 생태관광과와 따오기 복원과를 두어 우포늪을 중심으로 한 생태관광과 보존에 공을 들이고 있다. 

2014년 창립한 우포늪생태관광협회는 우포늪 생태 트레킹을 바탕으로, 우포늪 생태트레킹과 습지생태체험, ‘사람과 자연을 만나는 우포늪’ 생태관광여행 등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우포늪생태관광협회에서는 신당, 주매, 장재, 세진마을 등 우포늪 인근 마을들과 연계해 주민 참여 생태 체험 교육과 공예체험 등도 계속하고 있다. 현재 우포늪 인근 마을과 생태체험장의 생태조사, 우포늪 환경정화 행사, 논습지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주민 참여 프로젝트도 ‘눈길’

우포늪생태관광협회는 우포늪 일대의 마을주민들과 연대한 ‘우포생태미술마을 프로젝트’도 매년 추진하고 있다. 국내외 작가들이 우포늪에 구할 수 있는 재료를 바탕으로 상징적인 조형물을 만들고, 마을주민들이 보조작가로 참가하면서 주민 참여형 공공미술 프로젝트의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한 우포자연미술제도 매년 열고 있다. 

창녕군은 그동안 쌓아온 생태관광과 보전 관련 활동을 바탕으로, 제6회 생태관광 페스티벌을 유치했다. 올해 축제는 창녕 우포늪생태체험장(창녕군 대합면 우포2로 370) 일원에서 11월 18일과 19일 이틀 동안 진행된다. 축제 기간에는 우리나라 생태관광 정책과 전국의 생태관광지역 홍보가 이뤄진다.

 

공무원들의 진지한 설득 중요

우포늪생태관광협회 오상훈 사무국장은 “사천이 생태관광을 고민한다면 공무원들이 진지하게 주민들을 설득시키는 작업이 중요하다”며 “주민들과의 소통과 협업으로 진행되는 만큼 급하게 성과를 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생태관광협 역시 오랜 세월 주민과 소통하고, 4개 마을과 교감하며 일을 해왔다. 각 마을에서 체험마을이라던지 실무적으로 행사를 할 때도 협회 차원에서 지원해 주고 있다. 주민들이 주인공으로 참여시킬 수 있는 아이템 발굴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김해 화포천에 물안개가 피어오른 모습.
김해 화포천에 물안개가 피어오른 모습.

김해 화포천이 되살아나기까지

김해 화포천도 망가진 습지에서 생명의 습지로 탈바꿈을 한 사례다. 김해 화포천은 국내 최대의 ‘하천형 습지’로 길이 8.4km, 전체 습지 면적은 3.1㎢에 이른다. 김해 진영 봉화마을 옆에 자리한 김해 화포천은 과거 오염되고 방치된 습지라는 오명이 있었다.

화포천 상류의 공단 때문에 수질오염이 심각했고 큰비가 내리면 습지의 곳곳은 떠내려온 쓰레기가 넘쳐 났다. 습지의 일부는 폐기물 매립장으로 사용되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2008년 노무현 전 대통령이 퇴임하고 김해 봉하마을로 내려오면서 화포천은 큰 변화를 맞았다.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앞장서 화포천 생태환경복원에 나서면서 시민단체와 지역주민들의 동참이 잇따랐다. 이후 많은 사람들의 노력으로 생태계가 상당 부분 복원했다. 

2012년께 김해 화포천 생태공원 사업은 마무리됐다. 현재는 큰고니, 큰기러기, 독수리, 삵, 노랑부리저어새, 붉은배새매, 조롱이, 새매, 백조어, 수리부엉이, 참매, 뜸부기, 새호리기, 솔개 등 멸종위기 생물 수십 종이 서식하는 천혜의 습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화포천 습지는 2017년 11월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됐으며, 2018년 1월 환경부 생태관광지역에 이름 올렸다. 최근에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차단을 위해 출입이 제한된 상태지만, 매년 가을과 겨울 많은 탐조객들이 화포천을 찾고 있다. 

 

봉하마을과 화포천 생태관광 발걸음

화포천과 봉하마을은 화포천습지 생태공원화 사업과 국가생태탐방로 조성사업, 봉하마을 생태문화공원 조성사업 등으로 생태관광 기반을 갖췄다. 특히, 인근 봉하마을은 친환경 생태농업으로 화포천을 찾는 철새들의 중요한 먹이터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재는 봉하마을과 화포천 일대에 연간 28만 명의 관광객이 방문하고 있다. 

현재 화포천에서는 독수리 먹이주기, 겨울 철새 생태 탐조 활동을 비롯해 화포천습지 생태공원에서 습지 생물을 주제로 습지 탐방 및 만들기 체험 등이 진행되고 있다. 

화포천습지 생태박물관은 기획전시실과 상설 전시실, 야외 탐조대 등을 갖추고 사시사철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경남탐조클럽 회원들이 화포천 근처에서 새들을 관찰하고 있다. 
경남탐조클럽 회원들이 화포천 근처에서 새들을 관찰하고 있다. 

김해화포천생태관광협회도 어은마을, 퇴은마을, 한림1~3구 마을 등과 함께 지난 10월 화포천습지 생태축제를 열었다. 마을 주민이 해설하는 화포천 습지 탐방을 비롯해 지역 자원을 활용한 체험부스, 먹거리 부스 등을 운영했다. 

김해화포천 생태관광협회 조수진 사무국장은 “습지보호구역이자 생태관광지역으로 지정된 화포천 습지를 주민이 주체가 되어 지속 가능한 생태 관광을 모색하고자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며 “생태 교육과 해설로 화포천습지의 가치를 홍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 이 기사는 경상남도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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