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는 사천] 불편한 편의점

『불편한 편의점』김호연 저 / 나무옆의자 / 2021
『불편한 편의점』김호연 저 / 나무옆의자 / 2021

[뉴스사천=박윤애 사천도서관 뫼잣마루 독서회원] 이번에 소개할 책은 아이러니한 제목이 눈길을 끌었던 소설 불편한 편의점입니다.

요즘 거리 곳곳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편의점의 편리함이야말로 그 이름값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어찌 이렇게 이름을 찰떡같이 잘 지었나 싶을 정도로 우리 생활에 밀접하게 닿아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저마다의 니즈(needs)를 충족시키고 있습니다.

일상 용품에서부터 먹을거리 학용품은 물론 명품마저도 판매하고 있다고 하는 이런 편의점이 불편하다니? 하는 호기심을 자극했습니다.

먼저 이 책의 작가 김호연은 <망원동 브라더스>라는 작품으로 데뷔해 많은 독자들에게 사랑을 받았습니다. 김호연 작가는 이전에 시나리오 작가였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캐릭터의 묘사와 대화가 생생하게 살아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야기는 사장과의 불편한 인연으로 서울역 노숙자 독고가 이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기존의 파트 타임 직원들, 그들의 가족, 편의점 손님들과 독고와의 관계는 시작부터 불편하기 짝이 없습니다.

이 편의점에는 청년실업, 세대 간의 불화, 편견에 의한 세상과의 단절 등 지금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민낯이 있습니다.

하지만 작가는 특유의 유쾌하고 따뜻한 시선으로 편의점에서 독고가 만난 편하지 못한 우리 이웃을 끌어안고 변화시킵니다.

어찌 보면 너무 낙관적이다는 비판이 스멀스멀 올라오기도 합니다. 그러나 작가가 알코올성 치매로 자신의 과거를 망각한 독고를 통해 판타지를 그리고 있구나, 하는 삐딱한 시선을 거두기로 합니다.

한 번쯤은 이런 동화 같은 이야기에 푹 빠져 절망스러운 현실을 위로받아 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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